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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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놀지마라”
2013년 06월 21일 11시 22분  조회:9274  추천:2  작성자: 최균선
                             “…같이 놀지마라”
 
                                      최 균 선
 
    고서에 “근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近墨者黑)ㅡ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나도 그렇게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절대적은 아니지만 진리적인 고훈이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친구를 사귀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리씌일수도 있다. 좋은친구는 나의 인생거울이 될수도 있고 나락으로 유혹하는“싸탄”이 될수도 있다. 이런 도리를 본능처럼 알고있어서 그랬는지 일자무식의 부모들이라도 “××랑 같이 놀지말라”고 신측(방언?)하군 하였다.
    특히 옛날에는 잘사는 부자집에서 제새끼가 가난한집 아이들과 휩쓸리면 체면이 깎인다고, “본보기없는”집안에 호로자식이라고 질색하였다. 그러나 그저 좋은대로 뛰놀던 아이때는 마음이 맞으면 그게 뉘기든 함께놀고 쉬틀리면 수탉처럼 싸우다가 곧 또 어울리군했다. 살차고 부출이(방언)센 아이들은 그러루하게 잘 얽히고“인자견인, 지자견지(仁者見仁, 智者見智) ”는 아니라도 마음이 여린 아이들끼리 동아리가 될듯싶은데 실제상 성격이 판이하거나 기질적으로 왕청이여도 단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른들말처럼 아이때는“올리놀아야 한다”고해서 덩치가 훌쩍 큰 아이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면 속절없이“강아지”가 되거나 가마치랑 “진상품”을 개여올려야 하고 치승개(방언?)노릇하기 십상팔구이다. 하긴 그덕에 우쭐해서 호가호위할수도 있지만 마음맞고 손이맞는 죽마고우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의 당부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아이들도 또래끼리도 곧잘 “××랑같이 놀지말래이, 내까만 놀자구 응! 나 가마치랑 자꾸줄게…”라고 제편만들기에 짝골을 쓰기도 하였다.
     그때는 지금처럼“왕따”라는 멋스러운 말은 꿈에도 생각해내지 못하고“외목낸다, 체메들지 못하게 한다”고 말하였는데 어린마음에도 리간질의 싹이 일찌기도 움텄는지 간지럽게 노는 친구들도 있었다. “××야, ××가 널 헤딱먹기로 이긴다카더라, 그리구 언제 한번 널 패주겠다카더라…”,“왜? 그애가 무섭니? 내가 니랑 안놀아줄까봐 내앞에서 양공질하니? ”,“그새끼 자꾸 날 업신본단말이야, 너 한번 그애를 엎어놓겐?” “안돼, 그애는 ○○와 오래 친했던 사이거든, 나도 ○○는 못재끼구… ”,
    “야, 그건 걱정마라, 전망하건대 ○○도 인제 그애를 싫어한대, 누가 그러던데 인젠 친하지 않겠다던가? 코집이 너무 세서 말을 잘듣지 않아서일게야, 그래 딱친구가 아니라 그저 일반관계라구 말했을게라카더라, 요즘 너도 눈치챘지? 어째 둘이 그닥재인것같데, 형도, ○○를 싫어하면서도 친한듯하재야? ○○를 시켜 그새끼를 외목내라고 청하면 안돼? ”,“임마 이재보이 너 아주 구미여시구나. ○○가 내말들을 사람이니? 그리구 둘이는 옛날부터 그저 사이가 아니야, 우리가 쑥닥질해도 떼놓기 어려울걸. 그건그렇구, 참 한마을서 살메 핵교랑 같이다니면서 매나네 그렇게 남잡으면 나쁜거야, 뭐야, 니 엠나들처럼 홀리떼기질하구…저리가! 메스껍다.”,“에씨, 그 새끼는 그냥 미워죽겠는걸…”,“야, 이 종간나, 앗싸리 한번 붙어볼일이지, 이기고지고 제절루 어찌는게 남자아이야? 그냥 야구랑수만 쓰며 징징거리지말구…”
     확실히 누구에게“승치”를 먹고있거나 앙심을 품고있은 아이가 있으면 동네는 물론 학급내에서도 이아이, 저아이와 이른바 “공작” 을 하는 얄팍한 애들도 있었다. 물론 그런 얍삭한 아이들은 또래들속에“쌔우지(얽히지)” 못하고 비웃음의 존재가 되였지만 어째 그런지 그 자신은 능사인체하하며 마냥 제가 잘나서 힘이쎈 애들의 꼬랑지가 되는줄로 알고 호들갑을 떨어대며 “호뜰내비질(방언}”하고 다녔다.
     누구나 나와만 친해야 하고 내까만 같이놀아야 하는데“놀지말라”는 누구네집에 다니며 친하는듯싶으면 멋대가리없이 심통이 꼬이여서 어째갔을가? 나를 외목내려 무슨 꿍꿍이를 치냐? 하는 등 추측을 넘겨짚느라 마음이 싱숭생숭 제사 마음을 주름잡던 못난이들도 있었다. 그 친구가 누구네집에 놀러가면 들여놓지 말기를 바랬는데 정작 무난히 들여놓고 환대를 받고  “내”가 알수 없는 쑥닥질을 한것같아 속부터 끓이며 역시 의도를 파내려 하고 의중을 저울질하고…
    “너 그새끼와 다시 친하니?”하고 묻기라도 할 때“아니, 그저 심부름을 갔다가 좀 놀아줬을뿐이야, ”라고 대답하면 “그래무 그렇지, 형이  워낙 그새끼와 쉬틀린걸  나 다알아 아무렴 내까 친한다고하구 그새끼와 친할라구?” 하고 제좋은 궁리부터 엮어대고 제귀로 들은것처럼 다른 애에게 구수하게 가능성을 엮어“××가 그새끼를 혼내주었대, 인제 우리도 겁날게 없어, 우리 다방해서 그새끼를 멕줄거리를 만들어줄가? ” 하며 비린내풍기는 친구들은 누구라없이 참으로 불쌍해보였다.
    어떡허나 쉬틀려서 판이 깨져야 하는데 그럴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이애,저애 찾아다니며 렴탐질하고 누구와 친하지 않으면 나와도 친할수 없다는 등 야살을 떨었다. 팔은 안으로굽지 밖으로 굽는법이 없다. 세상사가 순리대로 풀리게 되여있지 누구를 추기여 내세우려 해서는 잘되는법이 없다. 때때로 힘센 “형니미”가 배돌석이가 맞은 봉창을 한다고 나섰다가 기특한 곽오주를 만나는 림꺽정이가 될수도 있을것이고 억지춘향을 시켜놓아봤대야 원해서 “수청”을 들어준다고 할수는 없다.
    나에게도 형들이 “같이 놀지마”하고 계엄을 내린 김우철이라는 한살위인 친구가 있었는데 어디서 어찌하여 배우게 되였는지는 몰라도 “쓰리(소매치기)”를 귀신같이 하는 괴짜였다. 아니들어가는데가 없었고 못훔쳐내는것이 없었다. 소매부에 사이다병, 개눈깔사탕 몇알은 제것이고 병원에 메스랑 다 후무려오는 수준이였으니 그 솜씨를 가히 알만한 친구였는데 천주교신도인 제형에게서 매일같이 야단맞고 살았다.
    내가 담이 작았던 탓인지 워낙 심성이“될성부르지” 못한탓인지(近墨者黑)를 실천해보지 못하였으나 한번 얽혔다가도 변심잘하는 아이들의 의리라도 형들의 “같이 놀자마”가 꿈에 네뚜리가 되고 청년이 될때까지 쭈욱 미더운 친구로 있다가 새 삶을 찾는다고 강을 건너간후에도 그냥 생각나던 친구였다. 하긴 나도 “같이 놀지말라” 는 경계대상이 되여 자존심이 구겨지던 때가 있었으니 동병상린이였을가…
    “같이 놀지말아라”가 나의 숙명적이였던지 사회인이 되고 농촌사회주의교육이 시작되면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다가 위대한 “10년대동란” 때에는 더구나 “못생긴 새끼오리”로 철저히“같이 놀지말라”의 대상이였다. 일밭에서 허드레잡담은 주고받아도 속사정친구가 없었고 외려 내사 그럴 념두를 내지않았다.  
    류류상종이라 마음과 리해득실이 엮이는대로 끼리끼리 노는데 내가 미워한다고 남들마저 미워해야 하고 “편재끼”하여 “외목”내려는 사유는 아무래도 미숙아의 작태 이다. 나에게 생각이 있으면 타방에도 궁리와 타산이 있기마련인데 내가 어찌 사사건건 조종할수 있겠는가? 아무튼 아이때 친구들끼리 푸술히 있었던 유치한 작간들이 오늘날 국제게임에서도 엿보여서 허황하다. 동맹, 파트너라는 미명을 쓰더라도…
    제힘으로는 어쩌지못하니“덩치큰 형”들을 쫓아다니며 “친하지마쇼, 말려주쇼”를 개여올리고 동네방네서“왕따”시키느라고 잔꾀를 부리는 “어른아이”를 보는것같다. 사대주의란 그렇게 골수에 사무친것이던가? 하더라도 세상만사를 내구미에 걸맞게만 료리할수 있는가? 아무리 아전인수해도 내일은 자구해야지 도를 넘도록히 남새스럽게 놀면 곁에서도 웃을 일이다. 양코씨네도 뻔질나게 대국문을 두드려대며 “◎◎을 좀 어떻게 해봅시다”하고 청탁인지 구걸인지 야살피우는데 국제게임이라도 아이들심사 같아서 왼고개가 절로 비틀어지는것을 어쩔수 없다. 맙소사, 아멘이여!


                                                        2013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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