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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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계획”의 비애
2016년 01월 12일 19시 39분  조회:4101  추천:1  작성자: 최균선
                                           “계획”의 비애

                                               최 균 선
 
   일년지계는 재어춘(一年之计在於春)이요 일일지계는 아침에 달렸으니 전망성과 계획성이 없이 어떠한 사업이든 성과를 운운할수 없다. 만사는 2분법으로 나누어 보아야 하고 환득환실의 각도에서 문제를 투시해야 한다면“계획”이란것이 워낙은 인류의 진화와 물질재부창조에 더없이 유익한것이다.
   그래서 계획경제시대도 그 나름의 우점이 있다고 긍정해야 할것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온다면 계획경제는 전시체제에 최적이였다는것이다. 소유의 거민이 표제로 공급받지 않았다면 간상배, 투기모리분자들이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는것이였다. 지금같이 투기모리가 창궐한 상황에 비하면 확실히 우점이였다고 수긍하게 된다.
   두번째로 계획경제는 가난하고 말끔하던 나라를 현대국가로 이끈 작용을 하였다고 한다. 과정이 없는 결과가 있을수 없다는 시점에서는 맞는 론단이다. 다음 지금같은 시장경제는 귀환(反馈)문제를 해결하였으며 시장기제는 자원배치문제를 해결 하였고 공유경제의 효률을 제고시켰다는 등등, 아무튼 계획경제시대는 자기의 력사적 사명을 영광스럽게 완성하였고 휘황한 성취를 거두었다고 할수 있다.
   개괄해 말하면 계획경제시대에 대하여 실사구시적으로 평가해야 할것은 당연하다. 무조건 먹칠할수도 없고 한마디로 부정할수도 없다. 계획경제와 시장경제를 둘이 하나로 합해지는 철학원리나 혹은 성공적인 수술이였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그런데 졸문은 경제문제의 시대적추이같은 거창한 문제를 다루려는 취지가 아니라 외곡되고 오도된 계획에 대한 관념에서 진행된 일부 시행착오에 대해 말하려는것이다.
   사실상 계획이 한때 많은 방면에서 오도되였다. 계획경제시대 농민들은 일년내내 등이 휘도록 농사지어도 그냥 식량난에 허덕이다보니 계획소비방법들이 많이도 고안되였더랬다. 황당한 시대에는 괴상한 창조자들이 많이 나오는법이다. 어떤 사람이 시래기로 쌈을 싸먹으면 배가 인차 부르고 오래 꺼지지 않는다고 했고 밥이든 죽이든 젓가락으로 먹으면 후르륵!소리와 함께 공기까지 들어가서 인차 배부르게 된단다.
   그리고 앉아서 먹으면 배가 처지면서 많이 먹게 되므로 서서 먹는게 좋다고 하는 등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거국적인 절약방법들을 많이도 창조발명했다.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은 천방야담을 듣는것처럼 허구프게 웃을것이다. 해가 짧은 겨울에는 두때먹기를 비롯해서 천방백계로 굼때우려 하였고 집집에 량식절약공약 따위를 붙여놓고 아무리 귀한 손님이래도 축객령을 내렸다.
   그때 계획성이란 곧 먹고 입고 쓰는 모든것의 절약 그 자체였다. 가난이 영광이고 잘먹고 잘사는것이“자산계급의 생활방식”으로서 수치라는 황당시대 시행착오는 국민을 오도하면서 가난한《사회주의》에 모든것을 기탁하게 하였던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계획성을 절제와만 련계시키는 사유모식에 굳어져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야말로 계획의 비애가 아닐수 없다. 례컨대 지난세기 70년대말부터 실시된 계획생육을 보자. 기하급수적으로 증장하는 인구대국으로 놓고 볼때 총체적으로 생육을 제한하는것이 기본국책이긴 하지만 우리 조선족으로 말하면 그저 줄이고 못낳게 하는것이 곧 계획생육이 아니였음을 지금와서 가슴치며 통탄하게 된다.
   그 어느 소수민족보다 이른바 계획생육에 급선봉이 되여 90년도에 가장 낮은 출생률을 공제하여 현대인구재생산률에 진입했다고 홍보하였는데 행정상에서는 임무완성하고 정치상에서 실적을 쌓은것이 되였는지는 몰라도 력사적시행착오를 범했다 는것을 자인해야 할것이다. 조선민족은 인구증장에서 계속 하강선을 긋고있어 이제 50년 후에는 19만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예측이 나오고있다. 이는 민족의 존재여부와 관계되는 이른바의 계획의 비운이 아닐수 없다.
   인구의 자질제고도 인구의 결구, 량질화도, 인구의 지역경제도, 사회자원환경의 조화적발전도 일정한 량의 보장이 없으면 다 공리공담이 된다는것은 상식이다. 계획성이란 의식적으로 유지되는 부단한 균형을 의미한다. 첫시작부터 무조건 줄이고 제한하는데만 열심하다보니 인구의 자연생장률과 자연사망률의 비례를 고려하지 않았고 미시적각도에서 발생할수 있는 돌발적인 인구류실을 예상하지 못한 근시안적인《계획》이야말로 얼마나 유치한 작법이였던가? 
   지금와서 아이를 둘을 낳으면 우대를 한다고 하는데 력사적시점에서 잘못된것을 변상적으로 반성하는 때늦은 미봉책이다. 배는 이미 떠나서 산굽이를 돌아갔다. 다시 불러올수 있는가? 물론 조선족인구가 거의 마이나스성장을 기록하게 된 원인이 단지 계획생육에만 국한된것은 아니지만 첫시작부터 인구증장의 경영에서 곁길로 빠져버렸던것이다. 물이 새기시작한 배는 갈아앉게 생겨먹었다. 거기에 등을 디밀고 안깐힘 쓰는것은 대책이 아니라 무모한 욕망일뿐이다.
   우리 민족의 인구감소의 현황에서 비애를 느끼지 않을수 있는가? 지금 5십대 후반의 사람들로 말하면《재수없는 세대》라 할수 있다. 한창 잔뼈가 크고 굳어갈 때 이른바《3년재해시기》였고 한창 지식을 배워야 할 때《문화대혁명》을 맞이하여 열 화속의 소년시절을 보냈고 학교를 대충 나와서 일자리를 얻고 인생을 시작하려니까 일컬어《광활한 천지에는 할일이 많다》는 바람에 재교육을 받으러 농촌에 내려갔다.
   지각한 사랑이지만 인륜지락을 마음껏 누리려고 하니 그만 하나만 낳으면 영광이고 둘을 낳으면 수치라고 호소하는 바람에 하나만 낳고말았다. 자식을 거의 키우고 일하며 사는 영광을 만끽하려는 때 공장, 기업들에서 기구를 간소화한다는 시책에 따라 일터를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사람은 자리에서 내려 (下岗)와야 했다. 하여 력사교과서에서만 기억했던 실업자가 되였다, 다만 사회주의 시대에 첫실업자가 되는 영광을 안게 된것이 다를뿐 그 실속은 한가지다.
   한 사람의 퇴직은 늙었다는것을 의미하고 늙었다는것은 빈까치둥지를 지키는것을 의미한다. 오직 하나만 낳았기에 두 젊은이가 네늙은이를 부양하게 되였다. 다행이 자식이 신변에서 사업하면 그래도 효성을 받을수 있지만 모두 외지에 가있다면 네 늙은이는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게 되여 꿩구워먹은 자리를 퀭하니 바라봐야 할 신세로 된다. 이것은 한시대가 낳은 후유증이라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동시대 사람으로서 돈이 많은가 적은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늙은 다음의 문제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혹시 병상에 눕게 되면 호리할 사람도 없고 위문오는 사람도 없이 창밖만 처연히 바라보게 될뿐이다. 이런 처경은 거의 모든 늙은이들이 부딪친 공동한 문제일것이다. 역시 주도한《계획》이 맺어준 쓰디쓴 열매인것이다.
   노상 지각하는 경험선생이 펼쳐드는 교훈서는 예이제 후회, 사회청심환같은 대책으로 엮여져있다. 먹을것도 입을것도 땔것도 계획경제의 속박에서 계량되여야 했던 그시절에 신물이 나지만 계획일반을 부정하는것이 아니다. 치국책에서든 개인의 의식주행에서든 무계획은 무질서와 혼란을 의미한다. 비판적어경에서“망탕지휘”라든가 “학비를 냈던셈”,“눈감고 발더듬이로 강을 건너기”같은 개념이 류행되고있는데 파헤치고 보면 결국 무계획성이 낳은 대작들인것이다.
   공급과잉현상도 그렇다. 즉흥적인 산업발전에 의하여 지하자원개발도 무계획적이여서 자원의 고갈을 예기하고있다. 이 시점에서 계획은 영원히 필요하고 잘 세워야 하는 생존구도이기도 하다. 무계획생산은 망탕생산과 다름없다. 계획경제시대로 돌아 갈수 없지만 계획성은 만사에 우선하는것이여야 하리라.

                               2006 년 4 월 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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