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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독사가 지독한가?
2016년 09월 11일 13시 08분  조회:382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독사가 지독한가? 
 
                                                                           최 균 선
 
      “계사년”올해는 60년마다 돌아오는 검은색 뱀의 해이다. 동방의 전통적관념에서 토템으로 되여있고 뱀은 십이지의 여섯번째 동물로 육십갑자에서 을사(乙巳), 기사(己巳), 계사(癸巳), 신사(辛巳) 순으로 순행하는데 좋게도 풀이하고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뱀은 호 불호로 극단적으로 평가된다.
    다른 동물보다도 복합적인 상징의미를 지닌 뱀의 상징은 풍요이면서 동시에 영생할수 있는 존재다. 뱀의 일종인 이무기는 승천하면 룡이 되기도 한다고 전해왔다. 고대희랍신화에 나오는 많은 녀신들은 뱀의 형체로 그려져있다. 중국의 고대전설속에 녀와씨와 복희는 남매간인데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뚱이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고 세계적인 문화에서도 뱀은 상서로움과 신성함을 상징하고 정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뱀은 호불호로 극단적으로 평가되는데 특히 동서방간에 문화적차이가 크다. 서방의 전설중에는 뱀이 힘과 사악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인류의 원죄는 뱀으로부터 시작된것이라고 본다. 에덴동산에 이브를 유혹해 금과를 따먹게했던 뱀이 하느님의 벌을받아 그때로부터 땅을 핥으며 기여다니게 되였다고 한다. 저주받은 뱀은 아무리 꿈틀거려도 참새로도 진화할수 없었다. 만약 펄펄 뛰여다녔더라면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재난을 가져다주었을지 모른다.
    뱀은 간사하고 사악한 동물로 부정적이미지가 강하지만 또 다른 아시아 나라에서는 조상신으로 모시고 있고 유럽에서는 치료의 신으로 각인된다. 우리의 민속신앙에서는 공포의 대상이자 흉물인 뱀을 집과 마을을 지키는 대표적인 신으로 받들고있다. 둔갑할줄 아는 뱀으로 형상된다. 뱀의 상징은 남성이다. 뱀이 남성으로 둔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우리 민족의 설화에 “구렁덩덩시선비”가 그례가 될것이다.
    뱀은 력발산 항우도 섬뜩해하는 긴짐승으로서 이 지구촌에서 역겹고 가증스러운 동물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뱀은 공포의 대상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풍요와 혁신을 상징하는 진취적이고 친근한 동물이요 정적인 속성을 지닌 동물, 겨울잠에서 깰때마 다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습성때문에 재생과 치유를 상징한다고도 한다. 뱀은 또 만물의 풍요를 분배하는자로 인식되였을 뿐만아니라 녀자의 불임을 막고 행운과 다산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믿어왔다.
    그리하여 지극히 리기적인 인간은 그러듯 징그러운 뱀이라고 꺼리면서도 유용한 약재로 애용되여왔다.류종원의《뱀잡이군의이야기 (捕蛇者说)》이라는 글이 있는것처럼 자고로 뱀은 많이도 도살되였다. 지금도 뱀전문호들이 많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전문 뱀과 도마뱀을 도살하는데 50만마리 이상이라는 보도가 있다. 유럽에서는 뱀가죽패션때문에 동남아비단뱀들이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뱀가죽가방이 선호되면서 뱀들은 더구나 죽어나고있다. 말레시아에는 뱀도살장이 있는데 뱀을 잡는 장면이 눈을 뜨고 차마 볼수없을만큼 얼마나 끔찍한지 임산부는 피해야 할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행위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인성이다. 그러구보면 이 지구촌에서 지독한 독사보다 더 극악한 동물은 결국 인간인것이다. 인간의 악에는 극치가 따로 없다. 만물의 령장이니까 무엇인들 잡아먹지 못하며 잡아먹었단들 인간들을 단죄할 동물은 아직 진화되지 못했으니 어쩌랴,
    그러나 사람으로서 사람을 잡아먹는다는것은 다른 얘기다. 금년 5월 2일 한국의 “기독일보”에 미국초기 이주자들이 제임스타운에서 1609년부터 1610년 대기근시 기에 사람을 잡아먹기도 했다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2차 대전시기 동남아 군도에서 일본황군이 서로 잡아먹었다는 얘기는 묵은 얘기이고 조선의 최근의 폭로에 의하면 일본군이 남양군도에서 조선사람을 묶어놓고 산채로 고기를 베여먹었다는 야만적인 사실도 있었으니 뱀도살은 당연지사일수밖에 없다.
    동물도 흉악하고 잔인한 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생존경쟁속에 본능이며 때로 사람을 잡아먹지만 수천년동안 사람이 잡아먹은 짐승에 비하면 새발에 피만큼도 안된 다. 로신선생도 일찍 침통하게 쓰고있다.“사람과 짐승을 구분하는데 그렇게 엄격할 필요가 없다. 구더기가 더럽긴해도 스스로 청고하다고 하지 않으며 흉맹한 짐승들이 약소동물을 많이 잡아먹었지만 종래로 “공리”나 “정의”의 기치를 내든적이 없다.
    금전만능주의가 회행하는 현대사회에서 경제도 “랭혈동물”이고 그 피는 돈이며 리득이라 한다. 그 피에 따스한 온기란 없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개인과 집단, 국가 모두가 리득만을 추구하게 되여있다. 비영리단체들에서도 상응한 수입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 경제운행에는 오직 경쟁만이 있기에 동상이몽만이 있을뿐이고 아전인수만이 있을뿐이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부자가 되는데는 량심이 걸림돌이였다.
    마라손경기에 나선 사람에게는 달리면서 눈가에 스치는 경치에 흥심이 쏠릴수 없듯이 오로지 리익을 추구하다보면 따뜻한 인정세계에 눈길을 돌릴 마음의 여유가 없 다. 리익을 추구하는것, 그것은 경제에 수혈하기이다. 경제의 피를 따스하게 할 장사군은 있을수 없다. 공방형자체가 피도 살도 없고 눈물도 련민도 없는 차디찬 피조물이 아닌가? 돈을 다 벌었다는 사람이 없거니와 돈을 많이 벌고나서 인생현장에 따뜻한 봄날이 있음을 깨닫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도덕적인 장사군이 있을수 없다. 이것도 당연한 인성이라 할지 모르나 참으로 사이비한 우리 인성이 아닐수 없다.
    사람은 본능밖에 없는 랭혈동물과 경우가 다르다. 그래서 차디찬 인간을 랭혈동물이라고 비유하는것인지 모른다. 비록 “랭혈한(冷血汉)”이란 단어가 있어 비유적으로 쓰이지만 진짜 랭혈인간은 없고 그만큼 자신을 랭혈동물로 자처할 사람도 없을것이다. 정이없는 인간이 있을수 없거니와 혹여 있다면 인간이 아니라 그저 직립 동물일뿐이다. 그런데 인간들속에는 확실히《랭혈짐승》들이 많다.
    교과서를 무작정 달달 외워야 했던 철없던 시절에는“독사같은 놈”하면 “악독한 지주”들의 대명사로만 알았다. 시대가 변하면 많은 개념들도 해석이 달라진다. 지금 사회에도 “극악한 지주”들을 뺨칠만큼 악으로 빚어진 인간들이 얼마인지 모른다. 고문실에서 랭소를 지으며 타방에게 오락을 하듯 악행하며 야성의 희열과 악마적 쾌감을 느끼는 인간들, 고문실을 나오면 피와 살이 있고 따스한 가슴을 가진듯한 정상인으로 자처하는 인간들, 공중앞에서는 따스한 미소를 짓는 야비한 인간들, 그 피묻은 손으로 정부의 엉덩이를 쓸며 다정한이 되는 그런 인간들이 영화속에만이 아니라 현실속에도 많다는것을 누구들은 믿고싶지 않을게다.
    강권과 강포앞에서는 누구나 차디찬 파충류가 될수 있다. 그런 자들은 처지가 바뀌면 누구보다 아비규환에 비겁을 아끼지 않을게다. 어느 동물인들 환경의 지배를 받지않으랴만 독사같은 자들은 선량한 사람들의 군체속에서는 적라라하게 원형이 드 러나는 악물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자들은 인간의 원초적비애는 그냥 모르고 자기가 고통스러운것만 알고있을것이다.
    그러나 역지사지라는 말을 한번만이라도 새겨본다면 그리 몹쓸 넋이 되지는 못하리라. 나는 동물애호자가 아니여서 기껏 부려먹던 소의 고기를 씹으면서 소를 불 쌍히 여기는 악어의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모순된 인성에 대하여 곤혹을 함께 짓씹기도 한다. 인성악을 함께 삼키는것인지도 모른다.
 
                     2013년 2월 2일 (2016년 송화강 3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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