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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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시 10대촉구 (2)하이퍼시는 개념이 아니라 사물을 촉구
2017년 10월 20일 07시 13분  조회:568  추천:2  작성자: 최룡관

2 .하이퍼시는 개념이 아니라 사물을 촉구

 

 

개념이란 무엇인가오관에 의하여 반영된것을 추리하여 어떤 결론을 추출해낸 관념이라고 할수 있다사물이란 무엇인가오관에 의하여 감각된 물체이자 형상이라고 할수 있다시에서 말하는 사물이란 무엇인가사물의 영상을 떠올린 언어라고 말할수 있다그것은 기호이며 기표이다언어에는 두가지가 있다추상적언어와 구상적언어추상적언어는 사물의 영상이 떠오르지 않는 언어이다생각희망사랑증오미래 등등 많은 언어들은 어떠한 영상도 떠오르지 않는 언어이며 인간의 감정을 말하는 언어이다이러한 언어들은 추상어에 속한다이런 언어와는 다른 일종의  언어가 또 있다나무사슴메뚜기 등 많은 언어들은 문자를 보는 순간에 우리의 머리에 영상이 떠오른다소위 물질(혹은 실체)이라는것은 이러한 언어를 가리킨다.

물질에 대한 론술을 많이 한 사람들중에 프랑스의 가스통 바슐라르가 있다고 할수 있다.그는 <<불의 정신분석>>,<<물과 꿈>>,<<공기와 꿈>>,<<몽상의 시학>> 등 저서들을 내놓았는데 다 물질을 분석한 리론이라고 할수 있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불공기흙은 물질의 사대 원소이다바슐라르는 물질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시적이미지는 하나의 물질을 갖는것이다.>> (<<물과 >>.

12)  <<실체가 없는 작품은 생명력이 없다>>(물과 >>35)

보는바와 같이 물질은 시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물질이 없으면 이미지가 없게 되고 물질이 없으면 작품의 생명이 없게 된다시속에서의 물질의 지위는 그어떠한것으로도 대체할수 없는 불가결의 요소인것이다물질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유일한 실체이고 , 물질이 있기에 시라는것이 존재하게 된다물질이 상상력과 결합되면 천변만화를 일으킨다때문에 물질적상상력은 새로운 승화를 만들어낼수 있고 예기치 못했던 이미지를 생성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원초적인것과 영원한것의 존재를  파볼로수 있게 한다시적물질은  무의식의 체현이라고 할수 있다무의식으로 산생되는 사물은 모두가 변형으로 나타난다고 할수 있다.

 들뢰즈와 필릭스 가타리가  <<천개의 고원>>에서는

상상력에 의한 물질변화의 례들을 이렇게 들고있다

.

1. 털구멍 하나하나속에 아기가 자라고있다(66)

2.장뇌로 빚은  말고는 아무것도 주사하지 말아줘그렇지 않으면  털구멍 하나하나마다젖가슴이 자라나와(동상)

3.()들은 바닷가 모래사장위로 뛰여든다.(67)

4.벌떼는 줄무늬셔츠를 입은 축구선수들의 난투(68)

5.질베르트를 발음할 때면 나는  입안에 그녀를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머금고있다는 인상을 가졌다.(80)

6.낙타가 하늘에서 키득거리는 천마리 낙타가 되는 사막의 시간지표면위에 천개의 구멍이생겨나는 저녁시간(80)

 

이런 례문들은 구조주의자들의 책속에 심심찮게 나타난다필자의 소견에는 이런 말인것 같다. 1 2  털구멍에 대한 무의식의 산물인데 1 아기는 새로운 털이 나오는것을말하고, 2  젖꼭지를 생각하면서 쓴것이고주사하지 말라는것은 주장을 말라는것 혹은 술을 먹이지 말라는것이라고 생각된다.  3 바닷가 모래사장은 인간의 몸체이고이는 모래알이다. 4 줄무늬셔츠는 날개라고 풀이해 보고 축구는 벌들이 윙윙거리며 나는것을 말한다.  5 죽도록 사랑하는 녀인에 대한 그리움이고, 6에서 하늘에서 키득거리는 낙타란것은 낙타가 목을 쳐들고 우는것을 생각하면 리해될것이고천개의 구멍이란 해빛이 그늘사이로 내려와 지면에서 어룽거리는것을 생각하면 리해되리라 생각된다이렇게 생각해보는것이 시에대한 흔상이다.

시는 은유와 환유를 기본수법으로 쓰기에 흔상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현대시로부터시마다 수수께끼가 있어야 한다는것은  정도(正道)이다수수께끼가 없는 시는 흔상할 가치가 없는것이다그래서 시는 말속에 말이 있다고 하리라아래에 신금화시인의 시를 례로서물질적상상력에 대한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신금화

       

낮달이 썩뚝썩뚝 베여먹는 해쪼각 

하얀 저녁이 까만 밤을 토한다 

  

귀뚤귀뚤 별을 뜨개질하는 귀뚜라미 휘파람소리 

하늘에 은하수 목걸이 걸어놓는다 

  

번뜩이는 잉어비늘 하나 따다가 

진수성 차리다 

  

놓여진 도마위에 

춤추는 야채들 환골탈태 

  

숲을 이룬 가마안에는 

잡새들 교향곡연주 한창이다 

       <<>>의 전문

 

보는바와 같이 두행이 하나의 단위로 된 열행시이다각 단위를 한개의 리좀이라고 한다마다 숙성된 이미지로 되여있다각련들이 분리되면서도 련결되여여있다. 5련은 종합성을 띠는 맛이 나지만 여느 이미지와도 다른 이미지다.

 

낮달이 썩뚝썩뚝 베여먹는 해쪼각 

하얀 저녁이 까만 밤을 토한다

 

첫련이다낮달이 해를 썩뚝썩뚝 쪼각내여 베여먹는다고 한다 낮달은 해가  지기전의 달이다보름날이면 지구에 땅거 미가 쌓이기전에 급해난 달은 벌써 하늘에 떠오른다. 그것이 낮달이다시인은  낮달이 해를 썩뚝썩뚝 베여먹는다고 상상 한다그래서 하얀저녁이 까만 밤을 토한다고 한다.<<하얀>> <<까만>>이 대조를 이루기도 하고 량극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잘 씌여져 보름날 저녁의 상황을 잘 그리였다고 하겠다.

 

귀뚤귀뚤 별을 뜨개질하는 귀뚜라미 휘파람소리 

하늘에 은하수 목걸이 걸어놓는다 

 

귀뚜라미가 <<별을 뜨개질>>하고 <<휘파람>>을 분다는 이미지나 그것들이 <<하늘에 은하수 목걸이를 걸어놓는다>>는 참신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상상을 시인은 펼치고있다시인은 물질적이미지들 (귀뚜라미하늘은하수목걸이)로 꿈을 꾸고있으며 그것은 몽환과 같은것이며 무아경을 연출하고 있다하겠다이런 꿈과 몽환에 도착하는 방법은 한사물을 성질이 다른 사물로 변형시키거나 한사물의 행위를 그와 다른 사물의 행위로 전환시키는 일이다.  1500여년전 류협도 사물과 사물을 비기는것이 심상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였다즉 사물과 사물을 비기는것이 시를 만드는 방범이라는것이.

신금화 시 <<>>의 각련의 이미지들은  세련된 언어로 만들어진것으로서 깔끔하고 깨끗하다.  이미지와 이미지사이는 불연속이고독자적이다이미지마다 일상적인 언어 흐름을 배제하고 새로운 언어흐름으로 되여있어서  생동하다씹을수록 맛갈스럽고 볼수록 아름답다.

하이퍼시가 창출하는 이미지는 초월적인것이여서 마음속의 그림 일뿐이며돌연성과  기의성으로 창조성을 획득하게 된다신금화의 시 <<>>이 바로 이러하다고 하겠다이만큼 해석하면 다른 련들에 대한 이미지 분석은 략하여도 될수 있겠다고 생각 된다.

 기표와 기의라는 언어에서 기표는 문자이고 기의는 우선 사물이다.   능기와 소기에서 능기는 기표이고 소기는 우선 사물이다사물의 의미는 사물이 변화를 말하는 의미이지 무슨 사상이 아니다하이퍼시는 언어의 새로운 련계와 대비 및 흐름 속에서 의미를 새롭게 나타내는데 그 의미자체가 사상이라고 해도 좋다.     시를 직조한다고 말하는데 직조하려면 씨실과 날실이 있어야 한다날실이 사물이고 씨실은 기교이다이렇게 모든 개념은 사물을 떠나서는 해석이 안된다.  하이퍼시의 감정은 물질을 통하여 체현된다물질 그자체가 시인의 감정의 표현이다.

<<시각적인 환각언어를 통하여 대상들의 유령화가 항상 표현된다그러나 낱말의 몽상가에게는 언어를 통한 유령화가 있다이러한 몽상적깊이로 다가서기 위해선 낱말들에게 꿈구는 시간을 남겨주어야 한다 >> (바슐라르 <<몽상의 시학>>69우리 쓰는 시가 이런 시가되여야 하지 않겠는가시적물질속에 시인의 감정이 녹아있을뿐만 아니라 꿈꾸어진 물질에는 시인의 의지나 정신의 앙양이 용해되여 있는것이다.그래서 시인은  실적인 사실보다상상적인 사실을 더 중시하고 선택하게 된상상적인 사실은 특수한 현실로서 실제적인 사실보다  집중 되고  보편성을 띠게 되며  중요하다. 그것은 사물과 사물의 결합으로서반대 물의 결혼을 말하는것이며,  살놀이를 하는 이미지는 일회용으로서 이미지의 아우라(독창성)  

성하게 된다 시가 이런 시적현실을 가진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쉽지 않기때문에 시인은 시인이 되는것이다.

한국의 <<자유문학>> 계간지 신세훈 주필은 이렇게 말한 다. <<시예술은 혼을 남긴다.혼을 남기기때문에 예로부터 시 쓰는 사람을 이 라 했다학자나 교수는 기껏해야‘者’뿐이다‘者’ ‘家’ 음의 서렬이다화가악가소설가 보다도 아래 급이 者’이다과학자교수는‘手’보다 윗급이다.>> (<<자유문학>>96(208)신세훈주필이 국민대 교수이며 철학박사이고 문학박사인 류일경의 민조시를 추천할  한말씀이다. 주필 말씀대로 한다면시인이란  위대한  름이다위대한 이름에 값하는 시를 쓴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세계 명성을 가진 현대시인들도 일생에 여섯수내지 여덟수의 명시를 썼다고 하니 말이다시쓰기가 <<촉도난>>인 줄 번연히 알면서도닿을 수 없는 대안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한발자욱씩 다가가는 사람이 시인이다.  멍청이인지 바보인지 알수도 없는 가엾는 사람이

한국시 시 한수를 더 보자

 

   어두컴컴한 매립지埋立地에서는 새벽안개가 흰 광목처럼 펼쳐져서 나뭇가지를 흐늘쩍흐늘쩍 먹고 있다나무들은 뿌연 안개의 입 속에서도 하늘을 향해 아우성치듯 수십 개의 팔과 손가락을 뻗고 있다.

 

그는 봄비 내리는 대학로 큰길에서 시위대들이 장대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나는 그의 우렁우렁한 목소리에 끌려가다가 그가 찍어온 ‘안개 속의 나무들’을 벽에 붙여놓고 식탁에 앉아 푸른 채野菜를 먹는다마른 벽이 축축한 물기에 젖어들고 깊은 잠 속에 잠겨 있던 실내의 가구들이     조금씩 몸을 움직거린다.

  

  그때 TV에서는 파도 위 작은 동력선動力線의 퉁퉁대는 소리가 지워지

  지느러미를 번쩍이던 은빛 갈치의 膾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서 싱싱해서 좋다고 떠드는 여자 리포터의 붉은 입이 화면 가득 확대되었다.

 

                   ―심상운「안개 속의 나무 또는 봄비」전문

 

 

 이 시를 한국의 이선시인이 극명하게 해설하였다그의 해설을 보기로 하자.

<<위의 시는 ‘먹는다’는 동사를 중심어로 하고 있다하이퍼시 의 링크의 기능을 살려 1연은3연을 링크하고, 4연을 계속 링 크한다‘먹는다’는 중심어는 1연의 ‘나뭇가지를 먹고 있는 새벽 안개’에서 3연의 ‘야채를 먹는다’를 링크하고, 4연의 ‘은빛 갈치 의 회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여자 리포터’를 링크한다각각 다 른  사물과 사건을 링크하면서 ‘다시점’ 구조를 형성한다. 2연은 전혀 낯선 ‘행진하는 시위대’를 등장시켰다복합적 구조를 가지 고 다른 연과 독립적이다그러나 ‘먹는다’는 행위를 직접 행동 으로 취하지는 않지만‘행진하는 시위대의 구호’는 ‘먹고 살게 해 달라’는 1차적인 생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먹는 다’와 포괄적으로 통합된다작가가 연출자의 입장에서 시를 시 를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무의식의 자동기술 기법으로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의도성’을 가지고 디자인했음을 알 수 있다.지금까지의 아날로그 시와 차별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1-4연은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구조를 가지고 있다가상현실의 사건과 소설적인 서사 구조를 갖고 있다그러나 각 연들이 결합하여 삶의 생생한 ‘현장성’을 부각시킨다특히 무생물과 사물에 ‘인식’과 ‘의식화’를 시켜 ‘행동성’과 ‘운동성’을 갖게 하였다. 1연의 ‘새벽안개’가 ‘나뭇가지를 흐늘쩍흐늘쩍 먹고 있’고 3연의 ‘실내의 가구들’이 ‘조금씩 몸을 움직거리고, 4연의 ‘여자 리포트의 붉은 입’은 ‘확대’ 된다사물에 ‘움직임’이라는 동작을 줌으로써 무생물에 생기와 운동감을 주어 시를 감각적이게 한다.

  또한 위의 시는 작가의 주제를 부각시키려는 목적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사실과 상황만을 그대로 ‘보여주기’하고 있다무엇을이라는 질문을 할 수가 없다작가의 주관과 주제 의식이 배제되었다아니 혹은 숨겼을지도 모르지만 현장을 객관적 ‘리포터’의 입장으로 전달할 뿐이다.

  이 시는 4연의 시를 독립적으로 분리하여도 한 편의 시 가 될 정도로 복합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또한 뉴스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현장성’이 있다이 시는 ‘먹는다’와 ‘뻗 는다’의 중심어가 여러 상황을 ‘파생적’으로 ‘보여주기’하고 있다상상 력과 연상작용을 하여 공상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 한다이미지의 집합적 결합의 새로운 감각의 ‘보여주기‘ 하이퍼시다>> (심상운 시론 서평에서)

이선의 시평뿐 아니라 심상운 시자체도 시는 물질생성,운동이라고 간단히 말할수있을것 같다.  물질화하는것은 일종 몽상이며 물질은  생성되여 나타나는것으로서 시인의감정의 응결이며  재산이라고   있다심상운 시인은 <<안개속의 나무 또는 봄비>> 에서 꿈처럼 물질세계를 나들면서 시인의 저력과 기량을 보이고 있다하겠다심상운 시인은 매우 많은 사물과 사물의 생성 및 사물들의 움직임의 조화로써 시를 완성하면서 개인의 의도는 사물들의 운동속에 용해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그래서 시는 사물을 쓰는것이지 개인의 관념을 직접 발로것이 아니라고 하겠다.

 공자는 성인은 뜻을 상()을 만들어 표현한다고 하였다여기서 말하는 상은 사물이다. 시인은 성인이다뜻을 상으로 말한다 는것은 시인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기하라는 말이 되겠다성인은 뜻을 상으로 말한다는것을  뼈속깊이 새기고 시창작을 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지만 시인이라면 꼭 해내야 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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