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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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춘시평1 한춘시의 사물에 대한 리해 ㅡ<<높은 가지끝에 달린 까치둥지>>의 소평 /최흔
2019년 05월 02일 20시 11분  조회:500  추천:0  작성자: 최룡관
한춘시평1
한춘시의 사물에 대한 리해
ㅡ<<높은 가지끝에 달린 까치둥지>>의 소평 /최흔
             
 
한춘시인은 개혁개방후에 <<시의 관념을 갱신하자>>는 기발을 들고 우리 시단의 앞장에서 현대시의 혈로를 줄기차게 달려온 선두주자다. 그는 열렬한 현대시의 창작자였고 열렬한 현장평론 가였다.<<높은 가지끝에 달린 까치둥지>>(아래는 까치둥지로 략함)는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내놓은 시집이다.  
.
1.   한춘시의 기둥수법
 
애기의 첫울음처럼
요란하게 터지던 꽃망울
한로의 음절너머
바줄을 놓쳐버린 코스모스
숨차게 달려온 그 길에
눈부시게 세워놓은 기발
그아래에서 외우던 영어단어
한나절 나비 되였는데
돛배우에 기발이 되였는데
서리우에 달빛이 비끼는 밤
기러기는 남으로 날아간다.
 
이 시는 세한도(2)에 실린 2010년 9월 16일 작이다.시속에서 사물들이 강렬하게 태여나고 변화하고 움직이고 있다. 애기, 꽃망울, 바줄, 코스모스, 길, 기발, 영어단어, 나비, 돛배, 서리, 달빛, 밤, 기러기 등 시각적인 사물이 있는가 하면, 첫울음,  음절 등 청각적인 사물도 있다. 시는 한행이 길어서344음보로 된 11행이다.(한춘시는 대부분 이런 시행이 많다) 이 짧은 시에 행마다에 새로운 사물들이 태여나고있으며 태여난 사물들은 변형으로 이루어지고있다. 한춘의 시는 거이다가 이런 시기교로 씌여진 시들이다.
세상은 물질로 구성되고 물질이 없는 세상은 없다. 시속에서의 물질은 바로 이미지인것이다. 시인의 상상속에서는 <<애기의 첫울음>>이 <<꽃망울>>이 되고, <<한로의 음절너머>> 놓친<<바줄>>이<<코스모스>>되고, <<길>>이 되고, 길에는  <<기발>>이 세워져있고,    <<외우던 영어단어>>는 << 나비 되고>>, <<돛배우에 기발이 된다>>.  이러한 되기는 한사물이 그와 다른 성질을 가진 사물로의 이동이며 한물질이 그와 성질이 다른 물질로 되기이며, 한사물이 다른 사물로 도주한 행선지이기도 하다. 이질적인 두 사물들은 짝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은 현대시의 핵심적인 수법인 변형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라고 하겠다. 엘리어트는 이렇게 짝을 짓는것을 시적상관물이라고 하면서 예술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되기는 가스통 바슐라르가 <<물과 꿈>>이라는 저서 112쪽에서 지적한것처럼 <<물질적 상상력은 이미지와 몽상의 이러한 긴밀성을 정당화하는것이다>>
한춘시인은 자기의 시를 <<산마루에 올라가>> <<쏘아올린 화살>>이라고 하면서 <<풀숲에 떨어진 화살촉은 아직 녹쓸지 않았다>>(세한도1)고 하였다. 시인의 <<세한도(2)>>는 <<아직 녹쓸지 않았다>>는 한수의 시에 속하리라 필자는 생각한다.  여기서 해야 할 말이 또 있다. 왜 이렇게 맘대로 변형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시인의 상상은 자유로운 상상이다. 자유로운 상상은 외계의 그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시인만의 상상인것이다. 기성론리도, 도덕도, 그어떤 진리의 한계와는 관계없이 시인은 생각하고 상상할 권한이 있는것이다. 그 상상은 한계가 없으며 한계를 가질 필요도 없는것이다. 아무리 변형시켜 보았자 지구우의 한사물이 다른 사물로 되기이며 우주속의 한사물이 다른 사물이 되기일뿐이다. 지구나 우주가 사물들이 변할수 있는 공분모라고 하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이렇게 변하는가 하는 물음은 임신한 녀자가 왜 아이를 낳는가고 묻는것처럼 소용없는 일이라겠다.
물질과 물질의 변형은 한춘의 시기법의 기둥수법이라고 할것 같다. 한춘은 이런 기법으로 자신이 개척한 현대시의 길을 총화하고있는 하고있는것 같다.
시인이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변형시키는것은 한사물의 리면에 있는 새로운 사물을 찾아서 보여주는것으로써 원초적인 사물을 들여다 보기라고 할수 있다. 인류는 원초적인것을 숭상한다. 시인도 원초적인것에 접근하려고 시를 쓰는것이다. 때묻지 않는
그 원초적인 순수를 시인이 꿈꾸고있는 것은 거기에 시인의 유토피아가 있기때문일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시들
 
<<까치둥지>>에는 좋은 시들이 많은데 필자가 특별히 즐기는 시는 <<세한도(3)>>과 <<상해수 필17>>이다. 이 두편의 시들은 언어가 새롭고 의미가 깊어 흔상할 가치가 많은 시들이다. 그중 <<세한도(3)>> (아래는 3으로 략칭)을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시인은
마른 우물에서 물을 긷는다
망가진 용드레
용드레소리는 들려도
시인은 천둥소리를 기다린다
 
주추돌에 깨여지는 비방울
두손으로 받아들고
지난겨울 찬 바람에 씻기던
잣나무의 노래소리를
또다시 꼼꼼히 검색한다.
 
하늘가로 비껴가는 새
그 부리에
화석 한점 물었다
2010.9.16.
 
우선 내용이 제목과 이질적이여서 좋다. 세한도란 추운겨울 지도라고 말할수 있는데 시인은 추운 겨울철을 말하는것이 아니라  물을 긷는것을 말하고 있다. 시는 항상 제목과 내용이 분리되거나 내용이 제목에서 일탈되는것이 좋다. 시는 어디까지나 상징이기에. 물이란 무엇인가? 물이란 시다. 물도 마르고 룡드레도 망가졌으니 물을 길을수 없는것이다. 시인은 시를 떠나면 물을 떠난 물고기 신세가 되는것이다. 달가닥거리는 용드레소리는 들려도 물은 한방울도 길어올릴수 없는 답답함과 근심걱정이 속을 다 말리고 있다. 그래서 시인은 소나기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소나기 오면 우물에 물을 길어올릴수 있는것이다. 여기서 시인이 말하는 천둥소리는 령혼에 갑자기 솟구치는 령감이며 시인것이다. <<마른 우물>><<망가진 용드레>>는 시를 짓는 시인의 욕망이 좌절되는것을 표현한 언어로서 가히 언어속에 새로운 언어가 있음을 암시하는것이라겠다. 이것이 3의 내용인것 같아서 음미할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3의 2련은 가련한 시인이 시를 찾는 과정을 묘사한 단락이다. 고대하던 비는 내리지만 시인한테는 비방울도 차례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주추돌에서 깨여지는 부서진 비방울을 손에 받아들었다. 시인은 그 부서진 비방울속에서 지난 겨울에 찬바람에 씻기던 잣나무의 노래소리를 꼼꼼히 검색한다. 절창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왜냐하면 돌발적이고 기습적인 이미지를 떠올린것이다. 한사물에서 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새로운 사물을 떠올리는것이 시가 아닌가. 부서진 비방울이 잣나무의 노래로 둔갑된다는것은 시인이 아니고서는 근본적으로 상상할수 없는것이다. 시는 직선적으로 씌여지는것이 아니라 직선을 떠나서 씌여지는것으로서 탈직선화라고 말할수 있다. 진짜 <<변형이란 일부분은 그대로 남아있고 일부분은 시인이 조작한 말이다>>. (아리스토 텔레스 [시학] 127페지)라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말이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창출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련도 이채롭다. 우의 내용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된다.
 
하늘가로 비껴가는 새
그 부리에
화석 한점 물려있다.
 
물과도, 주추돌에서 깨여지는 비와도, 잣나무노래와도 관계없는 하늘로 비껴가는 새, 부리에 화석 한점이 물려있는새, <<새>>와<< 화석 한점>>의 출현은 불연속이며 원인과 결과와는 관계없는것이다.  새는 시인이 추구하는 상징물로서 시라고 말해도 되고 희망이라고 말해도 된다. 그런데 <<화석 한점>>은 또 무엇인가? 화석이란 단단한 돌이다. 이 돌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음미의 가치가 있는 사물로서 각자나름의 판단을 허용하는 화석이라고 아니할수 없다. 화석은 의미를 직설적으로 말하는것이 아니라 의미를 감춤이며 에둘러 말하는것으로써 1500년전에 류협이 << 문심조룡>>에서 말하듯이 시인은 자신의 마음을 사물에 의탁하고있다고 하겠다. 한춘시인의 이 시는 그저 현대시라는 이름으로 말할수 있는것이 아니다. 다양한 이미지들이 기습적으로 돌발적으로 아무런 련계도 없이 집성되고 있다. 이 시의 구성은 재래의 현대시구성을 넘어서는 신선한 구성이다. 이 시는 조지p 란도가 말하는 하이퍼텍스트에 속하는 시라고 할수 있고,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하는 리좀이며 다양체이다.  련과 련사이의 이미지들은 물론 2련의 <<주추돌에 깨여지는 비방울>>과 <<잣나무의 노래소리>>도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상호련결인것이 아니라 분리이며 성질이 다른 이미지들의 집합으로 되여있다고 하겠다. 이미지들은 서로 인과관계인것이 아니라 대등한 독립성을 갖고있다고 하겠다. 물론 한춘시인은 하이퍼시에 대한 리해가 있었던 시인이였다고 할수는 없다. 하지만 <<까치둥지>>에는 이런 시들이 여러수 있다.
그것들은 현대시를 자주 쓰면서 일정한 득달이 오면 자연적으로 하이퍼시를 쓰게 된다는것을 보여주는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다.
 
 3.<<까치둥지 >>언어의 특성
 
까치는 나무가지를 물어다 집을 만들고 한춘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서 <<까치둥지>>를 만들었다. <<까치둥지>>에는 여러가지 언어표현수법이 있겠으나 필자는 아래와 같은 두가지 방면으로 살펴보고저한다.
 
첫째 낯선 언어 만들기
 
낯설기란 말은 지난 세기20-30년대에 쏘련의 포르마리즘에서 나온 말이다. 낯설기란 언어자체의 의미 그대로 보지 않았던 생소한, 처음으로 보는 언어를 말하는것이다. 한춘시인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여 낯설기를 하고있다.  <<세월의 물구름>>(3쪽), <<녹 쓴 청동색 그늘>>(17쪽), <<해살의 칼>>(20쪽),<<펄럭이는 어둠자락>>(24쪽) <<시간의 냄새>>(28쪽)….<<까치둥지>> 앞머리만 대충 훑어보아도 이렇게 여러가지가 있다. 일상적으로 말하면 모두 말이 되는 말인것이 아니라 말이 안되는 말이다. 이런 언어들의 조합을 폭력적조합 혹은 강압적조합이라고 할수 있다. 시가 이렇게 말을 조작할수 있는것은 시어는 언어의 기능에 기대여 조합되기 때문이다. 언어의 기능이란 우리 조선어로 말할 때 자음과 모음이 자유로이 어울려 글자를 만들고 단어를 만드는 일면도 있지만 또 중요한것은 시속의 사물은 상상속의 사물이지 현실속의 사물이 아니기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어는 영상을 떠올릴뿐이지 어느한 사물이 되는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언어는 사물과 떨어져있으며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사물과 언어는 별개의 존재라고 할수 있는것이다. 이것은 언어의 실질이며 본능이다. 언어가 일상적인 언어조합의 궤도를 벗어나서 생산될 때야라만이 시적언어라고 할수 있는것이다. <<대체물을 선택하는 기준은 지칭된 대상들 사이의 유사성이 아니라 언어표현의 동일성이다. 이처럼 사물속에는 동일성이 없지만 적어도 단어속에는 통일성과 동일성이 존재한다>>(들뢰즈. 가타리작 <천개의 고원>83쪽)
 
둘째 언어의 몽롱성;
 
<<까치둥지>>는 몽롱한 언어들이 이곳저곳에 많이도 산재하여 있다. 필자가 좋다고 말한  <<상해수필(17)ㅡ수면>>의 제1련을 아래에 적어본다.
 
지난 모든 일들을
작두날로 다 잘라버리고
모든 소란스런 말들을
만뢰구적으로 다 밀어버리고
모든  내던진 돌맹이를
디지털흡수기로 다 거둬들이고
 
3개의 짝이 있는데 현실과 초월이 결합된 시행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여기에다 이런 의문들을 제기할수 있다. 작두날이란 무엇을 지칭하며 작두날로 잘라버렸다는 일들은 어떤 일들인가? 만뢰구적으로 다 밀어버렸다는 소란스런 말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디지털흡수기로 다 거둬들인 돌맹이들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디지털이 돌맹이를 거둬들일수 있기나 하는가? 이러한것들을 종합해서 한마디로 말하면 시인은 과거의 어떤것에 대하여 깨끗이 청리하였다는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그 망각의 대하에서 잊혀졌던것이 갑자기 뛰여나온다. 그것이 제2련이다.
 
그래도 적들은 쳐들어온다
모든 벽을 다 허물고
모든 괴물을 다 격파하고
모든 기관을 다 폭파가하고
손녀가 가지고 놀던
사기인형은 다 깨지고
 
여기서 말하는 적들이란 누구인가? 적들은 1년에 밝혀져있다.그것은 작두날로 잘라버린 모든 일들이고, 만뢰구적으로 처박았던 소란스런 말들이고, 디지털흡수기로 다 거둬들였던 돌멩이들이다. 그것들이 단짝이 되여  벽을 허물고, 괴물들을 격파하고,  기관을 폭파해 버린다. 그리하여 손녀의 사랑하는 사기인형마저 다 박살이 난다. 모든것이 풍비박산이 나 재더미로 되는 이것은 무엇을 표현한것인가?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것만은 사실인것같다. 손녀의 인형은 어떤 순수한것임을 표현하는 언어일것같다. 시인의 사랑하는 시에 대한 이야기일가 아니면 첫사랑에 대한 어떤것일가 아니면…
필자도 이런 언어들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다는 모른다. 시는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거리는 심리를 쓰고있다. 잠은 밤과 함께 인간의 일상을 유지하는 주요한 수단이며 욕망이다. 시인은 잠이라는 욕망을 달성하지 못하는 애모쁨을 썼는데 그것이 최저의 욕망도 실현하기 어렵게 살아가는 인간을 표현한것이 아닐가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시는 리해되지 않아도 통한다는 특성이 있다. 시인의 상상을 밑바닥까지 알이는 아무도 없을것이다. 시인은 왜 맞지도 않는 이런 말, 들어보지도 못했던 이런 말을 하는가? 바로 여기에 시의 본색이 있는것이다. 시는 몽롱해야 하는것이다. 몽롱한것은 아름다움이며 예술이다. 흘러가는 내물처럼 밑바닥 모래알이 다보이는 시가 아니라 물이깊숙하여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시, 그래서 시는 음미하게 된다. 시는 의사를 전달하는 산문이 아니라 시인의 창조한 새로운 세계를 물질로 즉 이미지로 보여주려고 하는것이다. 그래서 시는 리성을 중시하는것이 아니라 감각을 중시하게 된다. 종래로 리해하기 어려운 시들이 많았다. 밀턴과 단테는 <<실락원>>과 <<신곡>>을 쓴다음에 자신들의 시는 100년후에야 알아볼것이라고 하였고, 1500년전의 류협은 지인은 천년에 한번 통한다고 하였으리라. 좋은 시는 독해를 요구하지만 독해되기를 거부하는것이다. 그 거부로 인해서 시는  매혹을 잃지 않게 되며 독자나름의 해석을 요청한다. 우리가 지금도 리상의 시를 각자가 나름대로 리해하는것도 이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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