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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병>>에서 표현된 김철시인의 언어마술
김철시인은 중국조선족시단의 저명한 시인일뿐만 아니라 중국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있는 시인이다. 몇해전에 필자는 김철시인의 대표작을 론할 때 <<대장간 모루우에서>>를 평한적이 있다. 오늘은 그 시와 쌍벽을 이룬다고 생각되는 <<포로병>>을 언급해 보고저 한다. 이 시에서 김철시인은 포로병과 사랑을 비교하면서 시적흥을 뿜고있는데 과시 절창이라고 할만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김철시인이 대장간모루우에서 인생의 수양을 노래했다면 이 시에서는 사랑을 노래하면서 언어의 마술을 부리고 있는데 어떻게 마술을 부리가 있는가를 한번 살펴보는것은 우리의 시 창작을 발전시키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시의 원문은 아래와 같다.
포로병
김철
나는-
사랑의 포로병
달콤한 창 끝에 찔린
나의 상처에선 피가 흐른다
천사에게 끌려가는 나의 마음은
리정표가 없는 거치른 광야
그래도 행운의 포로병은
황금마차를 타고 별밭을 달려본다
꽃밭을 헤집는 아이처럼
사랑이란 생가의 판가리싸움
고삐를 늦춰다오
발목을 풀어다오
사랑의 멍에만은 씌우지 말아다오
우리의 생명이 합쳐지는 날
너도 내 마음에 둥지를 틀고
너의 불타는 신음
내 한 마리 락타가 되어
머나먼 사막길을 업고 가리라
그림은 선과 색깔의 예술이고 무용은 몸의 예술이고 시는 언어의 예술이라고 한다. 시인이란 언어로 시의 집을 짓는 작업을 하는 신근한 로동자라고 할수 있다. 언어는 건축가가 집을 지을 때 쓰는 벽돌이나 세면트나 철근이나 자갈이나 모래와 같은 재료로서 시인의 집을 짓는 재료이다. 언어는 시인의 령혼의 활동을 보여주는 재료로서 언어를 떠나서 시는 존재할수 없고 언어를 떠나서 시인도 존재할수 없다.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이며 시는 언어의 마술에 의하여 태여나는 생명체이다.
<<포로병>>은 김철시인의 언어마술이 비교적 집대성된 시라고 필자는 인정하면서 어떤 마술을 부리고 있는가를 말씀들이려고 한다.
시적작업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둔갑시키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문심조룡에도 비와 흥이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시란 사물과 사물을 비기면서 일어나는 감흥을 쓰는 작업이라고 하였다. 엘리어트도 시적상관물을 설정하는것은 예술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고, 김춘수도 시는 짝을 찾아쓰는 작업이라고 통속적으로 결론을 내린바 있다. 필자의 리해에 의하면 이러한 시적작업을 한마디로 규납하면 변형이라고 생각된다. 변형이란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둔갑시키는 일이다. 시에서 사물과 사물사이 둔갑이 없다면 다시 말하면 변형이 없다면 시와 다른 장르의 문학을 변별하는 핵심이 없어진다고 필자는 알고 있다. 변형은 시적사유의 근본방법이며 시의 핵심적인 예술기교이다.
김철시인은 이 근본방법과 핵심으로 포로병이란 시를 구축하고있다. 우리가 포로병이라 하면 포연이 울부짖는 전쟁을 생각하게 되고, 날창이 붉어지는 번뜩임을 떠올리게 되며, 처절한 살육마당을 생각하게 된다. 김철시인은 포로병에서 이런 전쟁을 떠올린것이 아니라 사랑을 떠올리고 있다. <나는- /사랑의 포로병> 하고 간결한 필치로 시작하면서 시는 사랑과 전쟁을, 사랑과 포로병을 아무런 주저도 없이 병치시키고있다. 신성하고 위대한 사랑과 사악한 전쟁과 너절한 포로병, 사랑은 전쟁이고 포로병이고 전쟁과 포로병은 사랑이라는 엄청 괴상한 사유로 시를 시작하고있다. 이 돌발적인 비유는 독자를 경악스럽게 하고 쑈크를 당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경악과 쑈크속에서 시인의 참신한 사유를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 전쟁은 인간악의 최고의 표현이고 사랑은 인간성의 최고의 표현이다. 량자는 두 개극단으로서 어울릴래야 어울릴수 없는 물과 불같은 관계인것이다. 하지만 전쟁에 전혀 악만 있는것이 아니다. 거기에 인간의 최고의 사랑도 있는것이다. 애국전쟁이 바로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 아니랴.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을 작탄으로 삼아 적진으로 돌진하는것은 이세상 사랑의 첨단이라고 필자는 단언하고싶다. 사랑과 전쟁- 이 두 사물은 대립물의 통일체이다. 바로 시인은 이런것을 파악하고 사랑과 전쟁, 사랑과 포로병을 조화시켰고 융합시켜 시라는 한책상에 앉히였다고 생각된다. 시는 바로 이렇다. 성질이 완전히 다른 사물을 서로 련계시키고 변형시키는것은 시를 시로되게 하는 불가결의 도경이며 요소라고 하겠다. 여기서 필자는 김철시인이 시창작에서의 기발한 상상력에 탄복하게 된다. 이런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를 쓰기에 김철시인은 우리 시단의 코기러기로 되는것이며 대표시인으로 되는것이 아니랴.
김철시인은 <<포로병>>에서 이질적인 사물의 동일성을로부터 출발하여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변형시키는 변형술을 슬기롭게 다루었다면, 다음으로 일상적인 문법구조화 론리를 무시하고 새로운 언어를 창출해내는 슬기로운 언어기교를 보아낼수 있다. <<달콤한 창 끝>>,<<별밭>> 등 언어들의 조합은 성질이 다른 언어의 조합이다. 창끝에 피나게 찔렸는데 달콤한 창끝이라 한 언어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의 맞추기이다. 달콤하다와 창끝은 일상적인 문법규례와 론리를 뛰여넘어 어울린것으로서 언어의 치밀성과 시어의 탄력을 생동하게 현시하는 례문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별밭은 별과 밭의 합성어로서 별은 하늘에 있고 밭은 땅에 있다. 시인은 두 사물의 공간과 시간을 제로로 메꿈으로써 새로운 언어 별밭을 창출해내고 있다. 우리는 시를 론할라 치면 한수의 시에 새로운 언어가 없으면 어찌 좋은시라 하랴 고 한다. 이런 새로운 언어들의 조합을 읽게 되면 우리는 시인의 달필의 싱싱한 향기를 맡게 된다.
김철시인은 <<포로병>>에서 새로운 개념 , 이제까지 누구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새로운 론리적언어를 떠올림으로써 시에다 생신한 언어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랑이란 명제를 그는 <<생사의 판가리싸움>>이라고 명명하는가 하면 <<생명의 합치>>되는것이라고 명명하고있다. 우리는 보통 감정이 융합이나 하나의 마음이라는 명제를 일상적으로 떠올리며 시에 써먹기도 한다. 이런 명제들은 가변성을 피면할수 없는 언어의 구성이다. 감정이나 마음은 환경, 장소, 시간의 변경에 따라 변할수도 있는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변할수도 있고 이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인은 <<포로병>>에서 변할수 없는 사랑, 영원한 사랑의 개념을 떠올리고 있다. 그것은 <<생사의 판가리싸움>>이며 <<생명의 합치>>라는것이다. 생사판가리 싸움에서 승부는 영원한것으로 되며, 생명의 합치도 영원한것으로 된다. 마음이나 감정은 변할수 있지만 생명은 변할수 없는것이다. 시는 일반적으로 개념의 등장을 제한하는 쪽으로 가지만 이런 새로운 개념의 삽입은 시에 새로운 생기와 약동을 불어넣는 작용을 일으키게 되는것이다.
김철시인은 <<포로병>>에서 많은 언어를 해방시키고 방류하고 있다 . 시는 언어를 해방하고 언어의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어 언어로 하여금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쉬게 하는것이 아주 중요하다. 시의 언어는 어떤 고정된 의미를 전달하기위한 수단으로 쓰이는것이 아니라 시인의 창의하에 새로운 생명을 가지고 시에 등장한다. 그러기에 시는 시밖에 뜻이 있고 시밖에 말이 있다고들 하게 된다. 시인이 채용한 언어는 원의미를 떠나 새로운 의미로 쓰이기에 원래의 뜻을 버리고 새롭게 태여나지 않으면 안되는것이다. 김철시인은 <<포로병>>에서 일상적언어의 내함을 축출해버리고 새로운 내함을 부여하여 언어의 탈태환골을 완성시키고 있다. 고삐, 발목, 멍에, 등 언어들이 실은 고삐는 고삐가 아니고 발목은 발목이 아니며 멍에는 멍에가 아니다. 이러한 언어들은 껍데기만 가지고 있을뿐이지 시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영원한 사랑을 얽어놓은 어떤 사슬같은 의미를 가진것들이다. 마지막련에 나오는 둥지, 락타, 사막, 등 언어들도 마찬가지이다. 둥지는 사랑의 보금자리의 대용이고, 락타는 영원한 사랑의 표상이며, 사막은 사랑의 길에서의 애로를 일컫는 말이다. 시에서 원래의 의미로 쓰인 언어들은 시어의 자격이 미달된 언어들로서 이런 언어들은 산문화를 도출해내게 되며 시를 시에서 떨어져 나가게 하는 작용밖에 일으키지 못한다. 김철시인의 <<포로병>>에 등장하는 언어들은 시인의 창의가 다분히 슴배여 있어 우리들에게 시적언어사용의 본보기를 보여주고있다. 이런 시어야 말로 갈고 닦아 빛이 반짝이는 언어라겠다.
이로써 김철시인의 <<포로병>>에서의 시어의 마술을 다섯가지로, 나름대로 살펴보았다. 이 글을 보아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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