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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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목민 (김희관)
2011년 03월 11일 08시 54분  조회:3817  추천:31  작성자: 김희관

풍향계  

신유목민

                                                    

-김희관 주문화국장 역임

 

지난 7월 나는 서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신유목민>이라는 신조어 하나를 배웠다. 그 뜻인즉 고대에는 우리의 선조들이 말을 타고 초원을 찾아 달렸다면 후에는 말에서 내려 정착생활을 하기위해 토지를 찾아 부단히 이주를 했으며 근대사회에 와서는 도시와 공장을 찾아서 걸음을 채촉했었다. 지금의 젊은세대들은 <신유목민>이 되여 한손에는 핸드폰 한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정보를 쫒아 국내외로 질주한다는 것이다. 그날 대회에서 특강을 청취한 50여개나라에서 온 참석자들은 <신유목민>이라는 신조어를 모두 찬성하는 반응이였다.

 

필자의 할아버지께서는 3.1만세운동에 적극 참가하시다가 일본군경들에게 쫒기여 가족을 이끌고 평안북도 정주에서 환인현으로 이주하면서 우리는 중국조선족이 되였다. 우리들은 가정마다 모두 눈물젖은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온 비슷한 이민사가 있다.

 

지금 200만 중국조선족은 개혁개방과 정보화시대를 맞아 새로운 삶의 터전을 닦느라고 한창이다. 국내를 보면 동북3성의 조선족집거지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많은 동포들이 관내로 이주하여 북경,천진지구, 청도,위해,연대지구, 상해,항주,소주지구 , 심천,주해지구 등  여러곳에 조선족들의 꽃동네 새동네를 마련해 가고 있다.

 

어찌 그뿐이랴. 이번 국제대회의 자료에 의하면 금년 5월까지 한국에서 유학, 로무, 취직, 결혼(중국국적)한 조선족은 154천여명이라고 한다. 그외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브라질, 남아공 등 몇십개 나라에 나가서 유학, 로무, 취직, 결혼생활을 하는 조선족동포들까지 다 포함한다면 아마 약 30만명좌우의 조선족동포들이 세계각국에서 생활하고 있는것으로 추산된다. 얼마전 국내 어느 신문에 <연변 세자매 아프리카에서 창업>이라는 기사는 필자를 눈물이 핑 돌게 했다. 참으로 우리의 동포들은 세계의 조류를 따르는 자랑스러운 <신유목민>들이다.

 

필자는 <신유목민>들이 점점 늘어나는 형세에서 웃어도 보지만 우울해질 때도 없지않다. 어떤 친구들은 연변의 조선족사회가 붕괴되 간다고 근심한다. 그래도 나는 <붕괴>라는 관점에는 합류하지 않기로 작심했다. 자고로 고향을 그리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락엽은 뿌리를 찾는다고 했거늘 우리의 동포들이 국내와 세계각국에서 <신유목민>으로 살아가도 고향생각은 늘쌍하면서 언젠가는 돌아올 생각을 한다고 믿는다. 호주 시드니의 해변가에서 만난 연변동포가 눈물이 글썽해서 <고향에 빨리 가고 싶다>고 말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향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무었을 해야하는가? 지성인들은 여러차례 세미나와 글에서 각양각색의 대책을 내놓았다. 필자는 연변의 경제를 부흥시키고 전자공학, 생명공학, 환경공학 등 첨단과학기술을 골간으로 하는 여러가지 일자리를 마련하고 전통문화의 대집성인 민속촌을 비롯한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 아늑한 생활환경을 점차 조성해나간다면 세계를 질주하던 고향출신의 <신유목민>들이 점차 말고삐를 돌리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동북아의 금삼각으로 불리우는 연변이 러시아, 조선,한국, 일본 등 나라들과 함께 평화를 정착시키고 공동으로 경제를 부흥하는 <노비자>시대가 도래하면 더욱 좋을것이다.

 

고향사람들은 <신유목민>들에게 부탁이 있다. 타향에서 살아도 같은 보름달을 보고 살아가는것이니 고향의 산천과 전통문화를 잊지말고 문화전통을 발양하여 민족문화를 이어가는데 힘써달라고. <금의환향>할 때에는 자식들을 많이 거느리고 올것이며 아가들이 우리말과 글 그리고 풍속습관을 잘 알게 해주기를 바란다. 괜히 할머님 앞에 와서 절을 할줄모르고 그저 <할로!> 한마디 외치다간 할머니가 <이눔!>하면서 경을 칠라.

 

물론 그러한 일이 없으려면 국내외의 그 어디에서 살아가던지간에 <신유목민>가정들에서는 아무리 바쁘게 살아간다고 해도 자녀들에게 백의민족의 씨앗을 심어주어 후대들이 우리민족의 혼을 이어받아 민족의 전통, 언어, 문화, 풍속습관과 공동한 심리소질을 소유하게 이끌어 주어야 할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백의동포의 후예로서 손색이 없을것은 물론이요, 백의민족의 문화와 외국의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남들보다 부자가 되는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신유목민>들이여, 세계를 힘차게 달려라  

200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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