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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좌충우돌과 미국의 속셈-일본의 영토분쟁 배경
2005년 07월 07일 00시 00분  조회:3385  추천:46  작성자: cdx

주변국과 끊임없는 영토분쟁을 일으켜온 일본이 최근 한 지방의회의 결의안을 통해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제기하며 한국과 마찰을 가져온 데 이어 조어도(센카쿠섬)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중국과의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 이번만은 조용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본과의 외교 전쟁에 나섰고, 중국 인민 또한 인터넷 상에서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서명에 들어가는 등 한국과 중국의 반일 감정이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와의 쿠릴열도(북방 4개 섬) 반환문제 등 최근 잇따라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촉발하고 있는 일본의 좌충우돌은 그들의 침략적 근성이 예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이 한국 러시아 중국 주변 3국과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의 역사적, 사실적 관계를 살펴보면 그들의 좌충우돌이 얼마나 자가당착적인지를 알 수 있다.
먼저 애초 한국 땅이었던 독도의 경우 일본이 한국을 집어삼키기 위해 일으킨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1905년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편입시키고 그것도 한국과 을사조약을 맺어 외교권 등을 박탈한 뒤 편입사실을 발표해 한국의 항의가 없었다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독도는 2차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난 뒤인 1954년부터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쿠릴열도의 경우 좀 복잡하다. 애초 러시아 땅이었으나 1854년 러-일 강화조약, 1875년 사할린-쿠릴 교환조약협정 등을 통해 사할린과 나눠 일본이 점령하게 된다. 이후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쿠릴열도와 함께 남부 사할린까지 점령했다가 2차대전이 끝나며 옛 소련이 1945년 얄타협정에서 사할린과 쿠릴열도 반환을 약속받은 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때 쿠릴열도 전체를 점령하면서 북방 4개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시작됐다. 현재는 러시아 영토로 돼 있으며 1990년대 들어 2개 섬에 대한 반환협상이 있었으나 2000년이 지나며 이마저 흐지부지된 상태다.
또 일본이 1855년 주인 없는 땅을 선점해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조어도에 대해서 중국은 역사적으로 명백한 중국 영토를 청나라가 쇠약한 틈을 타서 강탈한 것이라고 비난하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조어도는 타이완에서 190㎞, 오키나와에서 420㎞ 떨어져 있고 중국 본토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 100m이지만 오키나와 방향으로 3㎞ 위치에 2000m나 되는 해구가 있어 지리적으로 중국 대륙붕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등대 등을 세워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다며 중국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따져보면 일본의 주장이 역사적 사실이나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보다 그때그때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면만을 들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양육강식의 논리에 기대 무조건 우기고 보자는 식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태도로 분쟁을 일으켜 자신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술책이다. 그러면 왜 일본은 주변국과의 마찰을 무릅쓰고 독도를 포함해 쿠릴열도, 조어도 등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가. 이는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야욕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양자위대의 석유진출로이자 본토 방어선을 확보하려는 군사적 계획과 함께 풍부한 어업, 광물자원 등 해양자원을 확보하려는 경제적인 실리 때문이다.
그리고 냉전 뒤 재편되고 있는 세계질서에 대비한 미-일 동맹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냉전 뒤 세계는 유럽·미국·동아시아로 재편되고 이에 따라 미국의 세계 패권주의 정책은 위협을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일본이 미국의 동아시아 견제에 적극 동참해 유럽에서의 영국 역할을 아시아에서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대신 미국은 일본의 유엔 안보리 가입을 지지하고 영토문제에서 일본의 편을 들어준다. 이런 미-일의 동맹 강화는 동아시아의 협력강화에 대한 반작용인 셈이다. 그러다가 영토분쟁이 격화하면 미국은 능청스럽게도 조정자로 나서 동아시아에서 잃었던 영향력을 다시 확보하며 세계 패권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볼 때 한 나라의 영토는 당시의 국력에 따라 크게 달라져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을 통해 영토뿐 아니라 나라의 존폐가 결정되기도 했다. 오늘의 세계지도도 그리 멀지 않은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시대와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국제적인 비난을 받거나 공멸적인 전쟁보다는 국력을 바탕으로 한 외교적인 힘으로 영토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동아시아의 협력 강화를 해치면서까지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려 하고 있다. 2차대전 뒤 진정한 과거 반성을 거쳐 유럽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오늘의 유럽 통합을 위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며 앞장섰던 독일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영토문제와 관련한 최근의 좌충우돌이 주변국들의 신뢰를 얻어 그들과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결국 고립을 자초할 뿐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독일의 경우를 본받아 과거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화해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iwbba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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