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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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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만큼 콩알만큼
2014년 04월 16일 11시 10분  조회:5628  추천:9  작성자: 넉두리

좁쌀만큼 콩알만큼

 
김희수




 
 
며칠전에 어느 음식점에서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는데 건너쪽 술상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이 새끼야! 네가 어떻게 뒤에서 그런 더러운 일을 다 하니?”
“임마, 털어서 먼지 안 날만한 사람이 없다구 넌 그리 깨끗하니?”
두 사람이 언성을 높이는것을 들으면서 나는 나도 털면 먼지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8장에는 간음하다가 잡혀온 녀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세의 룰법에 따르면 돌로 처 죽여야 하기때문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돌로 치려고 하자 예수는 “너희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둘러선 무리들이 량심에 가책을 받아 나이 많은 사람부터 시작하여 젊은 사람들까지 모두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간음한 녀자를 돌로 쳐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 자신들도 죄가 있었기때문에 모두 그 자리를 떠난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 량심에 얼룩 한점 없이 백지장처럼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을것이다. 사람이 어느 한순간이거나 어느 한 과정에 한점 부끄럼이 없이 떳떳하게 살수는 있지만 옹근 일생에 거쳐 한점 부끄럼이 없이 살수는 없다.
 
량심에 얼룩 한점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수가 없다. 있다면 인간이 아니라 신일것이다. 적어도 모택동처럼 신격화된 경우일것이다. 우상화, 신격화 되였을 때의 모택동은 정말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었다. 그러나 인간으로 다시 돌아온 본 모습의 모택동은 량심의 백지장에 얼룩이 한점이 아니라 얼룩덜룩했다.
 
모택동의 공로와 과실을 놓고 볼 때 공이 7, 과가 3이라고 한다. 림표는 공이 5, 과가 5라고 한다. 물론 달리 보는 견해도 있지만 상술한 견해가 우세를 점한다. 그럼 최대악인이라 불리우는 히틀러는 죄만 있고 공이 없었을가? 아니면 공이 1, 죄가 9일가? 세인의 칭송을 받는 넬슨 만델라는 공이 9, 과가 1이였을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살아온 윤동주시인도 부끄럼이 한점쯤은 있었으리라. 윤동주가 말한 뜻은 “지금까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이 살아왔다”는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부끄러운 삶을 살았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죽는 날까지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면 좋겠다”는 소망이였을것이다.
 
우리가 “윤동주는 부끄럼이 한점 없이 살아온 시인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윤동주를 인간이 아니라 신으로 보는것이며 모택동신격화의 우를 범하는것으로 될것이다. 때문에 응당 “윤동주는 부끄럼이 한점 없이 살려고 노력한 시인이다”라고 해야 할것이다. 윤동주는 비록 바른 량심을 가지고 살았지만 조그마한 실수 같은것은 있었을것이다. 그런 조그마한 실수가 있을수 있는 윤동주이기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가깝고 친절하게 인간답게 다가오는것이다.
 
사람이 일생동안 범한 과오의 크기를 곡식이나 과일에 비한다면 윤동주나 만델라는 좁쌀이나 입쌀만큼 혹은 팥알이나 콩알만큼 될것이고 모택동은 귤만큼, 림표는 사과만큼, 히틀러는 수박만큼 될가? 물론 이는 정확한 비유라고 할수 없다. 대개 그렇다는 뜻이다.
 
내 자신을 놓고 볼때 부끄러움의 크기가 앵두만큼 될가? 귤만큼 될가? 사과만큼은 안될거라고 스스로 위안해보지만 내 깊은 속의 부끄러운 생각을 합쳐보면 사과만큼 되지 않을것이라고 장담할수는 없다. 비록 품고있은 생각뿐이고 행동으로 옮긴것은 아니지만 불쑥불쑥 .부끄러운 욕망을 가질 때가 이따금 있었다는것을 부인할수 없다.
 
정말로 부끄럼이 좁쌀만큼이나 콩알만큼 밖에 안되도록 일생을 산다는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부끄러운 삶을 살았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죽는 날까지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바른 량심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죽는 날에 가서 부끄럼의 크기가 너무 부끄러울 정도로 늘어나지 않을것이다. 반면에 반성을 모르고 되는대로 살아간다면 부끄럼이 눈덩이 굴리듯 자꾸만 커져 어느새 수박만큼 될지 모른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많은 나는 아마도 죽는 날까지 윤동주의 서시를 항상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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