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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2009년 05월 16일 12시 17분  조회:2001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엽공이 룡을 즐기다>>라는 고사가 있다.
말 그대로 엽공은 룡을 무척 즐겼는바 방안 벽마다 룡을 그렸고 기둥에도 룡을 새겨넣고... 아무튼 그의 방은 룡으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늘의 진짜룡이 이 말을 듣고 그의 집에 내려와 머리를 남쪽창문으로 기웃이 들이밀고 꼬리를 북쪽창문에 걸쳤다. 엽공은 이것을 보고 그만 혼비백산하여 온 몸을 사시나무떨듯하면서 황급히 숨어버렸다. 실은 그가 즐기는 것은 가짜룡이지 진짜룡이 아니였다.
그런데 현실생활에서 우리 주변에는 엽공과 같은 사람도 없지 않다. 가슴을 치면서 사내대장부라고 호언장담을 뽑다가도 일단 남이 위험에 처한것을 보고는 슬그머니 주자를 놓는 인간, 호랑이 없는 골안에서 원숭이가 왕질한다는 격으로 안중에 약자로 보이는 사람앞에서는 호통질을 곧잘 하다도 저보다 강해보이는 사람앞에서는 굽실거리며 머리를 낮추는 인간도 현주소를 가진 <<엽공>>이라 하겠지만 그보다도 시대의 개혁자라로 자처하는 일부 지도일군의 옳지 못한 소위는 옛날의 엽공마저 무색할 정도이다. 사회발전에 유리한 것이면 언제나 푸른등을 켜주련다고 말은 아름답게 뱉으나 그것이 자기의 리해타산과 마찰이 생기면 그냥 사정이 달라진다.
S국의 한 국장님은 말끝마다 합리하고 현명한 인재등용설을 부르짖으나 S국산하의 어느 한 공장의 공장장이 그의 공장에 조동시키려는 국장의 조카를 언감생심 시험을 쳐 받으려 하자 그만 혈압이 높아질양으로 대노하더니 정신적프레스로 그 공장장을 꽉 눌러놓아 공장장은 범의 수염을 다친 자기의 미련함을 한탄하면서 별 수 없이 이사짐을 싸지않으면 안되였다 한다.
옛날의 엽공이 진짜룡을 보고 혼비백산한것은 그래도 담 작은자의 명철보신이라 하겠으나 S국 국장의 한심한 처사는 바로 리해관계라는 이 령혼심처에서 오물처럼 괴고 있는 비도덕적이고 비량심적인 도척같은 사리사욕임이 틀림없다.
개혁을 시대발전의 필연적인 추세라고, 인재의 합리한 등용을 개혁의 필연적인 요청이라고 쏘프라노로 웨치면서도 그것이 일단 자기앞의 현실로 나타나 자기의 리익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되면 그만 온 몸이 추워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시비를 전도하고 인재를 죽이는것마저 서슴치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리상이 있고 포부가 있으며 하다못해 자그마한 욕망이래도 있다.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인간은 래일에 미련을 두고 오늘을 분투한다. 아무것도 바라는것이 없다면 인간은 어제, 오늘, 래일을 반복하는, 성장이 없는 동물적인 삶에 무의미한 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를 서로 어울리며 살아간다. 욕망이 서로 다른 인간이 한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장치가 바로 도덕과 법에 의한 질서이다. 그만큼 질서는 어떤 가치이기전에 벌써 인간이 서로를 제약하여 서로가 피해를 입지않기 위한 방책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자기의 욕망을 실현하더라도 어디까지든 능동적으로, 상승적으로 쟁취해야지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어느땐가는 자기도 피해를 입게 된다. 남을 물에 끌어들이려면 자기도 한발 빠진다는 말처럼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서도 남을 피해주는것을 용서하지 않는다.
덕을 쌓는다는것은 남에게 베풀어 자기를 충실히 하고 세상 인심을 얻는 순리적인 인생자세다. 인심이 희박해지고 믿음이 퇴색하는 현실에 살면서 낯을 익힌 주변인간들의 긍정과 관심을 받는것보다 더 큰 얻음이란 또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은 천냥주고 못산다고 했다. 돈이나 권력은 몸외의 물건이다. 이는 옷을 입을수도 있고 벗을수도 있는것처림 돈이나 권력도 한 때의 향수나 기능에 불과한것이고 그것을 인생의 전부로 잘못 알면 어느날 아침 갑자기 돈도, 권력도, 인심도 모두 잃은 알거지가 될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돈이나 권력이 사회에 선택된 인간의, 사회를 주도해나가고 인생을 윤택하는 하나의 수단이나 에너지가 될 때 사회는 건강하게 성장하게 될것이고 평화의 질서가 지켜질것이다.
가짜룡을 좋아하는 엽공이 되느니 차라리 강을 건늬워주는 사공이 됨이 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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