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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호랑이의 계주
2009년 05월 16일 12시 22분  조회:1790  추천:0  작성자: 방룡남

<<금닭이 홰를 치니 천하가 밝아온다>>
제6차5개년계획의 시작을 알려 금닭이 홰를 치던 1981년 닭해, 어느덧 그로부터 5년이란 세월을 달려 이제 막 그 마무림을 지은 소해가 계주봉을 제7차5개년계획의 첫시작을 떼게 되는 호랑이해에 넘겨주었다. 날쌔고 용맹하기로 이름을 떨친 호랑이가 대견스럽고 자신만만하게 계주봉을 받아쥐였다.
호랑이가 날래게 첫 스다트를 뗀다. 그결에 세기는 나래를 펼친다. 이 순간 다시 머리를 돌려 금방 계주봉을 넘겨주고 숨을 돌리고 있는 소를 바라보노라니 소에게 미더운 눈길과 아낌없는 찬사가 쏠리게 되는 심정이니 이는 또 무엇때문일가. 결코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이 아니다. 래일을 향해 새로움을 바라는것, 이것만이 리상의 대문에 들어설수 있는 길이요, 과거를 붙들고 통곡하거나 자만하는자에게는 나귀가 연자를 돌리는 격으로 처참한 맴돌림이 있을뿐이라는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소에 대한 미련이 아마도 새로움을 추구하는것 역시 오늘이 우리의 미래였을 때 오늘이였던 어제가 매 순간순간이 그렇게 알매지고 빛발치였기때문이라는데서 오는 소에 대한 편애인것 같다.
편애이면 또 어떤가. 오늘을 딛고서서 래일을 당겨오는 사람에겐 어제가 신심의 믿음이 되고 신념의 바탕이 되여있는것이 분명하다. 그 믿음이 진정 미더운것이고 그 바탕이 진정 튼튼할 때 미래에 대한 새로움의 추구는 비로소 희망의 문턱에 닿게 될것이다. 하기에 호랑이한테까지 달려온 소는 그토록 미더웠다. 미욱할만치 유순하면서도 끈질기고 느린듯하면서도 부지런한 소의 걸음은 사실 우리에게 그 무엇인가를 가르쳐준것이 아닌가.
소는 수레를 끌고 높은 언덕도 거침없이 오르고 깊은 골짜기도 서슴없이 내려서 얼마만한 짐이래도 가야할 곳까지 기어코 가고야마는 고집스런 견지성과 멍에에 목덜미가 벗겨지도록 수걱수걱 일만하는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제 호랑이가 빨리 달릴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는 맹수가 목표물을 쫓는 경우가 아니라 진흥과 발전을 예기하는 현대화장정이라고보면 소의 그런 성격이 퍽 보배롭고 미더웁다는 느낌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갈마들면서 호랑이의 날램에 소의 끈질김과 부지런함을 합치면 그거야말로 과연 <<호랑이한테 날개를 달아주는격>>이 아닐가싶다. 될듯한 일이다. 그래서 소가 끈질기고 부지런하지만 좀만 빨라야겠다는 생각에서 계주봉을 빨리 뛰는 호랑이한테 넘겨준것인지도 모른다.
계주봉을 받은 호랑아, 날래게 뛰라. 허나 소처럼 끈질기고 부지런하게. 일사천리로 내달려라, 허나 소처럼 착실하게, 실속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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