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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정신
2009년 05월 16일 13시 59분  조회:1879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엘리트가 어쩌구저쩌구 의론이 많이 되고있다. 외래어에 낯설다보니 집에 와서 남몰래 외래어사전을 펼쳐보았다. 설명이 구구하나 아무튼 한마디로 사회에 선택된 인간이라는 뜻으로 전달되였다. 그러니깐 군체적인 의미보다는 한 개체로서의 자리매김이 더 뚜렷한 사람이라는것이다.
경쟁의식이 사회적으로 고조되고 인간의 지혜와 총명이 절대적으로 동원되고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과연 <<엘리트론>>의 대두가 시대적인 요청인것 같다. 그만큼 엘리트를 대접하는것이 시대발전 내지 사회성장에 결정적인 수요로 나선다고 할수 있겠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는 바로잡아야 할 문제들이 여러가지로 제기되고있음을 그냥 외면할수 없다.
문제의 하나는 엘리트란 개념을 그 어떤 메달이나 향수특권으로 착각하고 있다는것이다.
물론 민중앞에 초연한 엘리트는 시대와 사회의 요청을 받고 선택된만큼 그 시대와 사회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고 향수를 누릴수 있는것은 의심할바가 아니다.
하지만 자식이 부모한테 효성함은 무모님이 자기를 낳아키우고 한 가정을 책임졌기때문인것처림 시대와 사회에 의해 선택된 엘리트는 그만큼 그 시대와 사회에 대해 벌써 책임과 의무가 앞서고있음을 가슴 무겁게 받아안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지혜롭고 총명한자가 악인이면 만사람이 해를 입을것이요, 선인이면 만사람이 덕을 받을것이다. 그만큼 시대와 사회는 엘리트에 의하여 력사적인 퇴보 내지 비극을 연출할수도 있고 획기적인 급성장 내지 기적을 창조할수도 있는것이다. 이것은 력사를 조금이라도 알고있는 사람에게는 구구히 사례를 들것도 없이 납득이 가는 해석일것이다.
민중한테는 선택된 인간의 호소력이 거의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예수.그리스도가 유다의 배반으로 십자가에 못박혀죽을 때 그를 못박아죽이라고 고함친 사람들속에 그들로부터 소외될수가 없다거나 또는 양몰이군의 채찍질에 한덩어리로 몰려드는 양처럼 항거할수 없다는 맹목적인 순종의식에 지배된자가 얼마였던가!
전체 국민이 우상숭배에 리성을 자리내주었던 시기에 선택된 인간의 호소력이란, 그 호소 자체가 바로 국민의 선택이고 행동이고 운명이였지 않았던가!
인간은 누구나가 <<소아>>와 <<대아>>의 두가지를 가지고있지만 바로 선택된 인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벌써 <<대아>>가 인격과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수밖에 없다. 그도그럴것이 시대와 사회의 요청으로 선택된 인간이고보면 그만큼 시대와 사회를 대표할수 있는 인격과 가치만이 그 자신을 시대적의미로 자리매김해주고있기때문이다.
다음, 엘리트정신이란 과연 어떤것이냐 하는것이 다른 하나의 문제이다.
<<엘리트정신>>이라고 하면 대뜸 <<선비정신>>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선비정신>>을 청빈 즉 가난하고 말끔한 정신이라고 해석해왔다. 력사적으로는 해석이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 역시 력사적인 해석에만 그치고 그 변질을 보지 못한것, 그리고 시대적인 조명과 반성이 따르지 못한데서 생긴것이다.
선비정신이란 리조 5백년간에 걸쳐 량반들의 리상적인 지식인 형상으로 자리굳혀온것임을 새삼스레 꼬집을 때 우리는 그것이 바로 리조신분사회에서 지배층을 이루었던 량반들의 도덕적인 규범이였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수 없다. 이에 따라서 선비란 비민중적이고 비속세적이라는 특징이 이루어지게 되여 <<손에 돈을 쥐는 법이 없고 쌀값을 물어보는 법이 없다>> 는것이 선비정신의 주근이 되여버렸다. 그리하여 세속적으로 선비는 빈 껍데기만 남았고 선비정신은 사회를 외면한 허식으로 변질하고말았다. 박지원의 소설 <<량반전>>은 력사적반성에서도 우리에게 시사해주는바가 자못 크다.
리조시기에 껍데기만 남은 량반들이 나라의 환곡을 파먹는 식객 내지 좀도적으로 탈락해버린데 비해 오늘 국록이나 타먹으면서 일하는자, 돈버는자를 비천하게 보고 다만 학문을 유식함의 상징으로, 권력을 신분적인 특권으로 행사하는 신분층이 륜곽을 드러내고 있다.
<<엘리트특권>>을 향수하는 사람들이 식당에서, 술집에서, 노래방에서, 무도장에서, 나이트클럽에서, 다방에서 <<엘리트론>>을 <<강의>>하는 단골이 되였다. 현재를 살면서 현실적인 향수를 누릴수 없다는것은 무리겠으나 력사적인 사명감이나 시대적인 책임감따위는 헌신짝처럼 한쪽에 팽개쳐버리고 공금이나 협잡으로 <<노세, 노세>>를 웨쳐대는데는 새삼스럽게 <<엘리트>>들에 대한 신변정리를 요청하지 않을수 없는것이다.
물론 허식으로 변질된 선비정신이 오늘의 우리에게는 바람직한것인 못된다. 사회에 선택된 인간으로서 되돌아가 사회에 작용해야 함은 당연한 리치이다. 그만큼 경제성장의 시대에 <<얼어죽어도 화로불은 쪼이지 않는다>>는 고루한 량반사상으로는 도저히 사회성장의 선두는 커녕 장애로 될수도 있는것이다.
자기의 생활은 자신이 열심히 가꾸어나가야 한다. 삶에는 특권이 없다. 인생을 열심히, 참답게 살아가는자만이 시대와 사회의 요청과 선택에 나설수 있는것이다.
선택된 인간의 선택된 삶이란 시대와 사회에 그리고 민중에 책임을 다하는것뿐이다.
량반신분이 부패와 몰락의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때에조차 김만중과 같은 대바른이들은 류배살이도 외면없이 신하된 충정을 다하지 않았던가! 바로 선택된 인간의 책임으로 사회를 고발하였기에 <<사씨남정기>>는 그 시대를 아득히 흘러보낸 오늘에도 그 가치를 확인받고있는것이 아닌가!
자기가 발딛고선 사회의 무탈한 성장을 위하여 딱따구리가 나무를 파고드는 벌레를 쪼아내듯 사회의 병근을 집어내고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생산적인 삶을 꾸며가는것,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엘리트정신>>이 아닐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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