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치는 아침
며칠전부터 일기예보에는 눈이 온다고 하였다. 온다 온다하더니 지난밤 큰 눈이 내리였다. 이른 아침 일어나 큰길을 내려다 보니 눈이 내려 거리는 더없이 환하게 보인다. 가로등 불빛이 차겁게 거리를 비춘다. 이른 때라 차량도 적다. 저 멀리 고속철역이 평소보다 더 가깝게 보인다. 대지는 어디라 할것없이 일매지게 힌눈으로 덮히였다. 주민구역내 작은 광장을 내려다 보니 은은한 불빛을 뿜는 상점집 등불과 밤새 내린 눈과 조화되여 마치 무대의 한 배경같이 보인다.
우리 동네는 강가에 있다 보니 바람 또한 세차다. 집안은 따뜻하건만 기승치는 바람소리 그리고 눈보라를 보노라면 완연한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아침 출근이 문제다. 이처럼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교통사고가 빈번하다. 초보들이 운전하고 나왔다가 손해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밖에서 눈치는 삽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띄염띄염 들려오기도 한다. 나도 일찍나가 동네 눈치기 로동에 참가하여야 겠다.
눈을 치려고 밖에 나와 보니 지난밤에 내린 큰 눈으로 대지는 온통 백설세계로 변하였다. 마치 하느님이 요술을 피워 하루밤사이에 대지를 동화세계로 이끌어 간듯 하다. 산도 들도 도시도 농촌도 모두 올해 첫눈의 세레를 받았다. 주민구역내 운동기구에도 한뼘 정도의 눈이 덮히여 있었다. 모든것이 눈속에 파뭇혀 있었다. 자가용차들이 늦은 속도로 꿈지럭 거린다.
동네 경비원과 청결원 몇명이 부지런히 눈을 치고 있었다. 첫눈은 마치 햇솜마냥 부드럽고 깨끗했다. 차가 지나지 않은곳의 눈은 치기도 쉽다. 허나 차가 지난면서 굳어진 눈치기는 힘들다. 비록 물업비용을 내고 있지만 시간날때 내려 와서 눈을 치우는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부지런히 일하다 보니 머리에서는 땀이 돋는다.
이런날에는 걸어서 출근하는것도 좋다. 공기는 엄청 차거우나고 깨끗해서 좋다. 가로수에 내린 눈은 너무 무거워 당금 나무가지가를 끊어버릴듯 하다. 거리에는 평소보다 보행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전에도 도움 되고 또한 첫눈을 만끽한다는 점에서 일거 량득이 아닐수 없다.
올해는 눈이 늦게내린 셈이다. 11월 중순인데 첫눈이 내렸으니 이만하면 밭농군들에게도 채밭주인들에게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준 셈이다. 농군들에게 있어서 절기는 철저히 지키야야라는 불문률이다. 씨앗을 넣을 때 넣어야 하고 거두어 드릴때 거두어야 한다. 몇년전에 폭설이 내린적이 있었는데 그때까지 촌에서는 옥수수를 거두어 들이지 못한 상황이였었다. 정부에서는 기관공무원들을 동원하여 농민들을 도와 폭설의 피해를 줄일것을 동원하였다. 사람들은 눈이 무릎을 넘는 밭에 들어가 옥수수를 뜯어 내였다. 절기를 맞추어 거두어 들이였더면 훨씬 쉽게 할수 있는 일이였다.
이제 한달 남짓하면 올해도 막간다. 올해 제반 사업들은 어떻게 하였는지 총화해야 할 때도 되였다. 완수한 사업들은 총화를 잘 하여야하고 못 완수한 사업들은 하나하나 렬거하여 시간배치를 잘해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 그렇다고 미루기를 한다 던가 대충대충 얼렁뚱땅해서는 안된다.
년말이되면 각 부서마다 일손이 바빠진다. 그렇지만 행사는 행사대로 이루어져야 할것이다. 우리화고 365반급에서는 년말이면 송구영신 모임을 가진다. 단임선생님을 모시고 지나온 한해를 총화하고 다가 오는 한해를 기획한다. 동창들은 그날을 기약한다.
눈보라치는 아침 이제야 겨울이 온것 같다. 겨울은 겨울같은 날씨가 있어야 사람들건강에도 좋고 자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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