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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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의 교육 방법
2009년 08월 17일 08시 39분  조회:2770  추천:129  작성자: 한오수

옛 사람들의 교육 방법


한오수


부산에서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하는 친구가 있다.
산골에서 태어난 친구는 서당 훈장이신 할아버지와 한방에서 지냈다.초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지나자 할아버지가 불러서 오늘 학교에서 배운걸 한번 외워 보라고 했다.
친구가 더듬거리며 미쳐 절반도 외우지 못하자 할아버지는 문을 열고 호령했다.『아범아! 회초리 열개 만들어서 얼른 들어 오너라!』아버지가 회초리를 만들어서 들고 들어오자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애를 왜 이렇게 키우느냐? 어서 종아리 걷어라!』아버지가 종아리를 걷고 서자 할아버지는 회초리 한개를 쥐었다. 『애 잘 키워라! 이렇게 키워선 안돼!』 『딱』하고 때린 회초리는 한쪽에 놓고 또 다음 매를 들었다. 『애 잘 키워라! 이렇게 키워선 안돼!』『딱』때린 회초리는 한쪽에 밀어 놓고 계속해서 다음 매를 들었다.

친구는 자기가 공부를 게을리 한 탓에 아버지가 매 맞는것을 보고 결심했다. 학교에서 배운걸 모두 외워서 다시는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매 맞지 않게 하겠다고--.
다음날부터 친구는 학교에서 배운것을 수업중에도,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부지런히 외웠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할아버지 오늘 배운것 다 외웠어요!』하고 좔좔 읊었다.

『잘했다!내일도 잘 하거라!』친구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초등학교 내내 1등을 도맡아했고 대학교를 졸업한 뒤에 학교 선생님이 되어 30년째 한길을 걷고 있다.
친구는 지금도 50여년전 그날 할아버지께서 아버지가 아닌 자신을 때렸다면 오늘의 자기는 아마 없었을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또 한 친구의 어머니는 아들만 넷이나 두고 모두 며느리를 맞아들였는데 며느리가 아무리 눈에 안차도 잔소리나 야단 치는 법이 없다. 그 친구의 어머니 만큼 심술이 없고 남을 배려하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엄격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럽게 베푸는 그런 사람을 본적이 없다. 남 욕하는걸 본적이 없고 늘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애쓰며 또 남의 얘기도 잘 들어주고 지혜롭게 상담을 해주시기 때문에 누구든지 저절로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며느리 네 사람중에서 한 며느리가 살림은 잘 못하면서 옷을 좋아해서 열심히 사 모으는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시어머니에게 며느리 야단 좀 치라고 독촉을 하자, 그 친구의 어머니는 『우표도 모으고, 돌도 모으고, 그림도 모으는데 직장다니는 사람이 옷 좀 모으면 어떠냐? 놔 둬라! 사람마다 다 자기 스타일이 있는거다. 그리고 정들기전에 야단치면 남이 된다.』네 며느리들이 남편과 다툴때도 시어머니가 아까워서 이혼만은 안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속이 깊은 분이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고, 첫날 밤에 아이를 기다리는 급하고 바쁜 현대인들이 깊이 새겨봐야 할 이야기이다. 은근과 끈기로 오래 참아 주고, 직설적이 아니고 은유적으로 잘못한 당사자가 스스로 뉘우치고 깨달을수 있도록 훈계하고 교육하는 우리의 옛 어른들의 지혜에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기둥을 치면 석가래가 흔들리고, 책상 모서리 세개를 보면 나머지 한 모서리는 보지 않아도 스스로 알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옛 어른들이 알려주는 세상 이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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