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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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열매
2011년 10월 21일 15시 45분  조회:2827  추천:2  작성자: 한오수
서양 사람들이 즐겨 쓰는 속담에 “냇가에서 돌들을 치워 버리면 냇물은 노래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조용하던 우리의 삶에도 정신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고난과 고통이 찾아 올 때가 있다.

  또한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며 살아간다. 많은 것들을 얻는 것 같지만 동시에 많은 것들을 잃고 사는 것이다.

  때로는 중요한 사람들을 잃거나 떠나 보내는 경우도 있다. 부모, 자식, 동료나 친척, 친한 친구나 협력자들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일, 욕구, 꿈을 버리고 고수입의 직장을 떠나야 할 때도 있다.

  상실은 고독, 아픔, 실패, 이별 등 여러 가지 감정을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 상실이 왔을 때 인생을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상실을 뒤집어 보면 축복의 가능성이 보이고, 축복을 뒤집어 보면 축복을 받기까지 겪었던 고난이 보인다.

  상실과 고난은 우리 눈에 안보이는 또 다른 선물을 숨겨 놓을 때가 많다. 살아있기에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의 고통과 상실 속에는 인생의 진주들이 숨어 있다. 라는 사람들의 책이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없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겪은 사람만이 갖게 되는 자기만의 인생진주가 그 가슴속에 있다.

  중년기를 제 2의 사춘기 혹은 사추기 라고 부른다. 사춘기 못지 않은 감정의 변화를 겪는 이 시기의 심리적특징은 뚜렷한 이유없이 허전해하고 작은 일에 짜증을 내며 지금까지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들을 갑자기 상실해 버린 듯한 허무감을 느끼는 것 등이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우리가 상실했다고 하는 것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실이 아니다. 상실이라는 감정을 경험했다면 이제 상실에 대한 재해석과 자기정리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젊은 날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던 것이고 지금은 중년의 나이에 해야 할 일들과 아직 그것에 낯선 것 뿐이다.

  나이들어 여전히 젊은이들이나 해야 할 일들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중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한 상과 동시에 나이 들었기에 가능한 새로운 것들을 획들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젊은 날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이제는 생각할 수 있고 이제는 시도해 볼 수 있다면 지나온 과거만을 그리워 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경쟁에서 벗어나 관계에서 얻어지는 긍극적인 삶의 의미 생활속에서 얻어지는 삶의 의미, 즉 사람과의 만남, 예술과의 만남, 자연과의 만남, 노동에서 얻어지는 삶의 의미들 속에 감춰진 인생진주를 찾아봐야 한다.

  모든 것들은 날마다 새로워진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상실을 새로움으로 무난하게 받아들이는 성숙을 요구한다.

  톨스토이는 “가난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두가지다. 자기의 재산을 늘리는 것과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 전자는 우리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지만 후자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가짐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나온 젊은 시간들을 잘 감당했던 것처럼 다가올 이 인생의 과도기, 상실의 아픔을 잘 견디어 내고 아름답고 좋은 성숙의 열매를 맺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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