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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며 실천하는 삶
2013년 11월 18일 07시 58분  조회:1673  추천:0  작성자: 흑토의 사나이
언젠가 봄에 있은 일이지만 기억에 새롭다. 봄날이였지만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련며칠동안 비가 계속 내려 출퇴근하기조차 불편하였다. 그날도 저녁자습이 끝나 늦게야 집으로 돌아오게 되였는데 비가 부실부실 내려 우산을 받쳐들고 비속을 걸을수밖에 없었다. 우산을 받쳐들고 목을 가뜩이나 움츠리고 내가 사는 아빠트구역까지 다가서니 희마한 가로등만이 외롭게 비속을 비춰주고있었는데 아빠트단지로 들어가는 입구의 대문은 닫혀져있고 밖에는 승용차 한대가 떡 버티고 서있었다. 이 비내리는 밤에 왜 그곳에 서있을가 하는 의문도 잠간 승용차가 울리는 경적소리를 듣고 대뜸 짐작이 갔다. 아빠트구역정차장으로 들어가야 할 승용차인데 대문이 닫겨서 들어가지는 못하고 운전수가 내려 문을 열자니 비가 내리여 아빠트접수실의 경비를 부르느라고 울리는 경적임에 틀림없었지만 문을 열어줄 사람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대문에는 사람이 나드는 작은 문이 달려 열려있었지만 나는 선뜻 다가가서 대문을 활짝 열어 젖혀주었다. 문이 열리자 승용차는 서서히 움직이면서 안으로 들어왔는데 나의 옆을 스치는 순간 운전수가 차창을 내리우면서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는것이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은 이상하리만큼 설레여 왔다. 층계를 올라 집으로 들어가는 내내 아니, 잠자리에 들어서도 흥분된 마음을 눅잦힐수가 없었다. 그러노라니 자연  북경에 있는 동생네 집에 갔다가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낯모를 그 처녀애가 눈앞에 우렷이 떠오르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그해겨울 북경에 있는 동생네집으로 갔다가 하루는 너무도 심심하기에 동생이 만류하는것도 고집을 부리면서 8리교시장에 다녀오게 되였다. 8리교시장은 북경의 통주구에 있는데 역시 통주구에 자리잡고있는 동생네집에서도 공공뻐스로 거의 이십분넘어되는 거리였다. 문제는 8리교시장에 가면 물건값이 싸고 없는 물건이 없어 마치도 시골장거리를 방불케하였기에 나는 그곳을 다녀오기를 좋아했던것이다. 그렇게 시장에 가서 이곳저곳을 돌면서 눈에 띄우는 사고싶은 먹거리들을 가득사서 들고 공공뻐스역으로 나오는데 길거리에서 보험회사의 인원들이 설날이 가까워오니 주련과 복자를 새긴 광고용 붉은 종이를 무료로 건네주기에 받아보니 쓸만할것 같아 그대로 말아쥐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니 마침 애된 처녀애의 옆에 빈자리가 있기에 엉뎅이를 붙이고 앉게 되였다. 차가 떠나자 나는 손에 말아쥔 그 붉은 종이가 풀리지 않고 또 구겨지지 않게 하느라고 자연 신경을 쓰게 되였다. 이때 옆에 앉은 그 처녀애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우면서 나의 손에서 그 붉은 종이말이를 낚아채서 곱게 말고는 자기가 메고있는 가방에서 접착제를 꺼내여 여러곳에 정성스레 붙인다음 다시 나의 손에 쥐여주는것이였다.
 “이러면 괜찮을거예요” 챙챙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 처녀애를 바라보니 이제 고중졸업반이 아니면 대학에 갓 입학하였을 나이였는데 얼굴에 생글생글 웃음을 물고있는것이 참으로 애되고 예뻤다. 너무도 뜻밖에 벌어진 광경에 나는 일순간 할말을 잊고 넋을 잃은채 처녀애만 퀭하니 바라보았다. 일파만파 일어나는 마음의 격동을 억누를수 없어 연신 고맙다는 말만 곱씹었었다.
 내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릴 때도 처녀애는 나의 물건을 들어서 차문밖에까지 건네주면서 조심해서 다녀가라고 인사까지 깎듯이 하는것이였다. 공공뻐스가 흰연기를 뿜으며 나의 시야에서 멀어질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 못박힌듯이 서서 부풀어오르는 마음의 격정을 억누르면서 처녀애에게 부디 행운이 깃들기를 마음으로 기원하였다.
 동생네 집에 도착하여서도 나는 그 낯모를 처녀애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진정할수 없었다. 나에게 삶의 도리를 가르쳐준 처녀애가 고맙기만 하였다. 사실 내가 비내리는 저녁에 대문을 열어주고 운전수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된것은 전적으로 그 처녀애에게 돌려야 하며 또 그 처녀애의 덕분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또 살아감에 있어서 작디작은 일에서일지라도 타인을 위하여 타인에게 베품을 주는것에 대하여서 입이 반지르르하게 말은 잘해왔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겨 실천해보지는 못한 나 자신이여서 지금 이 시각까지도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길 없으며 또 자신이 작고 초라해보이기까지 해나는건 어찌할 방법이 없다. 헌데 그날 8리교에서 돌아오다 만난 처녀애의 행동은 무언의 깨우침으로 되여 나를 아프게 채찍질해주었으며 또한 나로 하여금 행동으로 실천해보게끔 하였는데 그 실천은 참으로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으며 타인에게도 편안함을 줄수가 있어서 좋았다.
 배움이라면 단지 지식의 배움뿐만이 아닌 여러분야의 각가지 배움이 망라됨을 새삼스럽게 느껴보았다. 그가운데서도 특히 삶의 도리를 배우고 실천하는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바 배우고 깨치며 실천하는  과정이 바로 신나는 삶, 즐거운 삶으로 만들어줄것이며 풍요로우면서도 후회가 적은 삶을 만들어줄것이다. 또한 그런 삶을 살아가게 되면 자신의 인격적위치도 높아질것이며 대방에게 푸근하고도 편안함을 줄것인바 서로가 삼복간 무더위에 차디찬 얼음물을 마시기라도 한듯이 온몸이 시원해날것임은 의심치 않아도 될것이다.
 오늘 이 시각에도 나에게 이런 도리를 깨우쳐준 그 낯모를 처녀애가 고맙기만 하다. 그 처녀애가 깨우쳐주었기에 나는 대방에게 베품이란 무엇인가를 알게 되였으며 또 나의 생활에 실천을 해보게 되였는데 실천의 결과는 참으로 즐거움만 한가득 선사받게 되였다. 이제부터 살아가면서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참된 인간이 되는 참된 도리를 깨쳐 그 배운 도리를 실천에 옯기는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그러면 비록 이렇다할 업적을 쌓는 위인의 인생이 아닌 한낱 평범한 인간의 평범한 인생이라할지라도 나로서의 기쁨과 즐거움, 풍요로움과 다채로움을 만끽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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