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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서, 보고파서 (외1편) |
□ 김동진 |
가을의 동구길에 나서면 선들바람에 한들거리며 오덕(五德)의 향기를 풍기는 코스모스를 만난다.
코스모스는 거친 땅을 탓하지 않는 검소함, 그리움에 목이 길어진 절절함, 화사하지만 요염을 모르는 청초함, 찬서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함, 밝은 미소와 맑은 향기를 풍기는 순결함을 고스란히 한몸에 지닌 사랑스러운 오덕의 꽃이다. 허리가 가늘고 키가 큰 코스모스!
이 꽃을 마주하면 저도 모르게 “향방 없는 그리움으로 발돋움하고 / 다시 학처럼 슬픈 모가지를 빼고있다” 라고 한 조지훈의 시구가 떠오른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이 얼마나 그립고 보고프면 저렇게 발돋움하고 슬픈 모가지를 빼들고서 먼 하늘을 바라보며 기다리는걸가? 메히꼬가 원산지인 코스모스는 100여년전 타국땅에 운명을 맡긴 이민들처럼 바다를 건너 이 땅에 정착한 꽃이라고 하니 그리하여 두고온 산천과 두고온 족속에 대한 그리움의 꽃이 되고 기다림의 꽃이 되였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리워서, 보고파서 기다림으로 목이 길어진 꽃이라 해도 언제나 변함없이 밝은 모습이다. 결코 비애와 절망의 눈물에 젖어 살지는 않는다.
가을의 가슴에는 가을의 길목을 화안하게 밝히며 오덕의 향기를 풍기는 코스모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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