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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쟁에서 전사한 중국인민지원군유해송환에 부치는 시
/김동진
1
두 나라의 가슴에
옹이로 박힌 한을 달래며
두 나라의 가수가
손잡고 함께 부른
눈물젖은 《귀향》의 노래속에
왔구나, 유골이
엄마의 품으로!
2
나이를 속인 열일곱살 꼬마
헐렁한 누비군복 앞가슴에
대접사발만한 붉은 종이꽃을 달고
이웃나라 싸움판으로 달려가더니
싸우고 살아서 돌아온다 하더니
예순다섯개의 주름을 새기고
나이 여든을 넘어서야 돌아왔구나
3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동족상잔의 불타는 고지에서
돌아올수 없는 원혼이 되여
남녘땅 어느 산골짝에
외로이 누워있었다는 아들이
뜨거운 살과 피는 다 버리고
싸늘한 한줌 뼈만 돌아왔구나
4
너를 기다려 눈이 멀고
기다림에 지치여 쓰러지신
엄마의 한많은 가슴속에
쌓이고 쌓인 재의 두께와
고이고 고인 눈물의 깊이를
네가 어찌 알수 있으랴만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였다
지랄 같은 전쟁의 잘못이였다
5
적아의 계선을 초월한
인간사랑의 노래에 받들려
천길 벼랑처럼 아득히 높은
리념의 장벽을 넘어왔구나
21세기의 천방야담처럼
답곡리*의 군인묘지에서 일어나
엄마품에로 달려온 아들아
이승 아닌 하늘나라 상봉이지만
길을 열어준 사람들이 고맙구나!
6
세월은 많이도 흘러갔건만
엄마기억속의 너는 영원한 젖먹이
상기 이마의 피가 마르지 아니하고
입에서 젖내가 나는 열일곱살
이젠 평화의 집으로 돌아왔으니
엄마품에 안기여 고이 잠이 들거라
엄마가 불러주는 자장가속에
고요한 천국의 꿈길을 걸어가거라
백골로 돌아온 나의 슬픈 아들아!
*한국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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