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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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 속 찬가 (외 2편) (김동진)
2017년 08월 22일 14시 43분  조회:360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숲 속 찬가 (외 2편)

김동진

한여름의 불더위를 식히려고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들고 산장과 가까운 숲을 찾아간 적이 있다. 강변이 아니고 숲을 선택한 것은 숲 속에 강물보다 시원한 그늘이 있기 때문이였다.

숲 속에는 나무잎으로 려과시킨 맑은 해살과 나무잎으로 정화시킨 맑은 공기가 있었다. 그리고 숲 속에는 인간동네에서는 맡을 수 없는 싱그러운 향기가 있었다.

나의 답답하던 가슴을 활 열어주는 숲의 특이한 향기, 그 것은 다름아닌 이슬에 젖은 생명의 향기, 록색의 향기, 젊음의 향기였다.


그날 나는 숲 속에서 서로 이마를 맞대고 어깨를 겯고 손을 잡고 사이좋게 살아가는 풀과 꽃과 나무를 보았다. 시기와 질투를 모르는 자연의 숲. 그 것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의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자연의 아름다운 생존모식이였다. 이렇 듯 자연의 령혼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순수하고 고상한 것이였다.

그날 나는 숲 속의 깊은 그늘에 한몸을 맡기고 이름모를 풀과 꽃과 나무가 만들어준 신비로운 향기를 마시면서 속세에 찌든 삶이 받드시 숲이 우거진 곳을 찾아가야 하는 리유를 깨달았다.

숲 속에는 고루한 일상을 해탈하는 길이 있거늘.

숲 속에는 때묻은 심혼을 정화하는 향이 있거늘.

버린 쏘파 살리기

우리 아파트정원의 한복판에 세멘트로 갓을 씌운 4각형 정자가 있는데 걸상이 마련되지 않아 한동안 무용지물의 공간으로 방치되여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뚝딱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나가보니 앞동에 사는 송씨라는 중년사나이가 남들이 쓰다가 버린 파손된 쏘파를 가져다 수리하고 있는 것이였다. 목공재간이 있는 그가 자를 건 잘라내고 못질을 하고 쇠줄로 동이고 하면서 반나절 땀을 흘리더니 정자안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쏘파가 빙 둘려 놓여있었다.

그때로부터 이 정자는 우리 아파트단지에서 로인들의 즐거운 휴식터로 되였다. 땡볕이 내리쬐는 삼복지간에 백발의 로인들이 그늘 깊은 정자에 편안히 앉아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는 것을 볼 때면 송동무가 참으로 좋을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송동무의 버린 쏘파 살리기! 한 사람이 흘린 땀이 여러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송동무의 손에서 버린 쏘파가 살아나고 살아난 쏘파가 정자에 놓이자 정자가 살아난 것이다.

송동무의 손에서 살아난 쏘파는 나에게 물건이나 사람이나 쓸모가 있을 때 빛이 난다는 아주 심오한 도리를 알려주었다.

애심의 기발을 추켜든 사람들

누구나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 말은 하지만 의무적으로 일심전력으로 불행한 이웃을 도와주며 산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쉽지 않은 일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애심의 기발을 추켜들고 인간사랑의 서사시를 엮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진달래애심협회, 두만강 애심협회, 봄비 애심협회, 해빛 애심협회와 같은 민간자선단체의 주인으로서 애심의 기발 아래에 자각적이고 자발적으로 뭉친 사람들이다.

애심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며 밑바닥인생에 대한 사랑이며 약소군체에 대한 사랑이다. 그 것은 이웃사랑, 동네사랑으로써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과 빈곤한 사람과 외로운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보듬어주고 부축해주는 뜨거운 사랑이다.

그들은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는 사업을 자신의 삶의 형식과 내용으로 고정시켰는바 여름이면 ‘가물의 단비’가 되고 겨울이면 ‘설중송탄’을 하면서 나눔의 문화로 행복의 플라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애심의 기발을 추켜든 사람들이 있음으로 하여 오늘도 봄날처럼 따스한 한 갈래의 난류가 이 땅을 감돌고 있는 것이다.

애심의 길은 사랑으로 가는 길이다. 그 길에 사랑의 노래와 사랑의 향기가 있다.

사랑으로 가는 길에는 애심의 기발이 나붓기고 타인을 위한 나눔의 문화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연변일보 201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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