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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정부가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했다는 보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 금번 ‘화폐개혁’ 특징은 신 · 구권 교환비율을 1:100로 정했으며, 1인당 · 가구당 신권 교환규모를 제한한 것이다. 북한정부는 이미 1차 화폐개혁과 3차 화폐교환을 진행했는데, 이번 조치는 ‘화폐교환’이지만 그 효과는 개혁 수준에 버금간다. 우려스러운 점은 본격적 화폐교환이 시작되면서 시장물가가 10~20배 폭등하는 등 ‘개혁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환율 현실화로 종합시장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돈이 장마당(시장)으로 유입되었다. 북한주민들은 장마당과 종합시장에 의해 생활을 영위했고, 국가경제자원이 개인경제부문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각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금번 ‘화폐개혁’이 “정부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불법’ 부유층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북한정부는 신구 화폐교환을 통해 시장유통 화폐를 줄이고, ‘불법’ 자산가의 부를 줄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북한 ‘화폐개혁’ 분석은 다양하다. ‘시장통제 강화’와 시장경제 도입으로 이완된 사회기강 잡기, 극심한 인플레이션 해결 등이다. 심지어 대중(對中) 무역에서 사실상 ‘화폐가치를 상실’한 본국화폐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 ‘화폐개혁’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북한정부의 ‘화폐개혁’ 공식입장 설명은 없지만, 시장 활성화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 해소를 위한 ‘화폐개혁’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중요한 것은 (美)달러나 (中)위안화를 보유하고 있는 권력층은 ‘개혁’ 영향권 밖이지만, 일반주민이나 중소상인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북한주민들은 부족한 물품을 암시장 · 장마당에서 구입하고 있으며, ‘7.1 조치’는 북한주민을 너나없이 장터(시장)로 내모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시장경제’ 대두는 빈익빈부익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위기를 해소하는데 기여한 시장 활성화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북한경제의 가장 큰 변화는 계획경제와 사(私)경제의 이중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가격 현실화이다. 만성적 경제난으로 국영유통망의 물자가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농민시장과 암시장의 가격이 증폭되었다.
금번 ‘화폐개혁’은 시장 활동으로 모은 돈을 끌어내 경제 활성화를 의도하지만, 장기적 경기침체와 외부 상품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혁 효과’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개혁’ 과정에서 돈을 제대로 바꾸지 못한 주민들의 구매력이 위축돼 시장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식량배급제 폐지’와 물가 · 봉급 현실화 등 개혁조치는 ‘상당한 후유증’을 동반할 것이며, 물자의 절대적 공급부족으로 암시장 재활성화와 공장 · 기업소 등 국영부문의 생산품이 시장에 유출되어 국영유통망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북한경제는 식량·에너지·외화난과 함께 공장가동률은 30%에 불과하며, 소비재 공급이 부족하고 암거래와 ‘지하경제’가 번창하다. 따라서 사회 · 경제 · 정치 안정을 위한 경제시스템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에 등장한 ‘신사고’ 경제전략 목표는 산업전반을 현대적 설비로 바꾸고,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북한경제를 빠른 시간 내에 선진경제 대열에 합류시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당의 경제전략은 실리를 보장하는 원칙에서 경제관리를 혁명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는 노동신문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다.
북한화폐는 이미 저장수단 가치를 ‘상실한 상태’로, 주요 거래는 외환으로 실행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시장과 직접 연계되고 중국산을 수입하는 대중(對中) 무역은 당분간 위축될 것이지만, 주로 공식경제부문과 연계되고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는 남북한 거래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경제 발전은 ‘내부 문제’의 해결만으로 부족하므로, 외자 유치 등 대외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화폐개혁’의 실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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