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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감상: 어떤 것에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그 의미을 인식하는 행위이며, 그런 행위를 통하여 자신에게 의미있는 존재로서 받아들이게 된다. 이시에서 시인은 서로간의 의미있는 관계를 추구하고, 동시에 인간이란 누군가에 사랑을 주고, 또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존재라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는 인간의 존재론적인 탐구이며, 연애시로서 감상할 수도 있다.
김 춘수(1922-2004) 는 현대한국의 저명한 시인이며 꽃을 주제로 한 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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