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孔子於郷黨、恂恂如也。似不能言者。其在宗廟朝廷、便便言。唯謹爾。
-郷黨篇-
공자께서 향리에 계실 적에는 공손하셔서 말할 줄 모르는 사람 같으셨다. 종묘와 조정에 계실 적에는 분명히 말씀하셨으나 다만 조심하셨다.
When Confucius was in his village, he was quietly sincere, as if he could not speak. When he was in the ancestral temple or the court, he was eloquent, but extremely cautious.
해설: 위의 말은 공자가 제 고향에서 선배나 부모형제와 같이 있을 때에는 너무 공손하여 마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 같았으나, 종묘제사를 지낼 때나 조정에서 국사에 참여할 때는 분명하게 사리를 잘 밝혀 말을 잘 했으며 그런 가운데서도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는 뜻으로, 공자가 선배나 부모형제에게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그러나 종묘제사나 조정의 국사에서는 신중하면서도 아는 바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5)
食不厭精。膾不厭細。食饐而餲、魚餒而肉敗不食。色悪不食。臭悪不食。失飪不食。不時不食。割不正不食。不得其醤不食。肉雖多、不使勝食氣。唯酒無量、不及亂。沽酒市脯不食。不撤薑食。不多食。祭於公不宿肉。祭肉不出三日。出三日、不食之矣。食不語。寝不言。雖疏食菜羹瓜祭。必齊如也。
밥은 흰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밥이 쉬거나 생선이 상하거나 고기가 썩은 것은 먹지 않으셨고, 빛깔이 나쁜 것은 먹지 않으셨고, 냄새가 나쁜 것은 먹지 않으셨고, 알맞게 익혀지지 않은 것은 먹지 않으셨고, 제 철의 것이 아니면 먹지 않으셨고, 고기등속은 반듯하게 썰지 않았으면 먹지 않으셨고, 간이 맞지 않으면 먹지 않으셨다. 고기가 많아도 밥보다 많이 먹지 않으셨다. 술은 양을 정하지 않고 마셨으나 난잡해지기까지는 이르지 않으셨고, 장거리에서 파는 술이나 말린고기는 먹지 않으셨다. 생강은 버리지 않고 잡수셨으나 많이는 안잡수셨다. 나라의 제사에 참례한 뒤에 받아온 고기는 밤을 넘기지 않으셨고, 집 제사에 썼던 고기는 사흘을 넘기지 않으셨으니, 사흘이 넘으면 먹지 않으셨다. 식사를 하실 때에는 이야기하지 않으셨고, 잠자리에 드시어서는 말씀을 안 하셨다. 거친 밥, 채소국, 오이 같은 것이라도 먹기 전에 한 술 떠서 천지의 신과 조상들에게 감사를 드리셨다.
When he ate he was not averse to refined rice, nor to finely minced meat. He would not eat rice that was rancid or had gone rotten, nor fish and meat that had spoiled. He would not eat food that that had a bad color or smell; he would not eat food that that was not cooked to the proper level, or which was out of season; nor would he eat food that was not properly sliced, or did not come with the appropriate condiments. Even if there was a lot of meat, he would not eat it greater quantity than rice. It was only wine with which he did not limit himself, but at the same time, he never lost control of himself. He would not drink wine or eat dried meat that came from the marketplace. He would not refrain from eating food with ginger, but he would not overdo it. When there was a sacrifice for the ruler, he would not keep the meat overnight. As for sacrificial meats in general, he would not keep them more than three days, and if they were more than three days old, he would not eat them. He did not chat while eating, and did not talk after retiring. No matter what kind of simple fare it might be, such as coarse rice or broth, he would always make an offering, doing so with due solemnity.
해설: 논어의 위의 말에서 후세에 공자가 미식가로 알려지게 된 것 같다. 공자의 음식습관이 현대적인 관점에서 봐도 상당히 건강한 생활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밥이나 고기는 잘 가공된 것을 먹고, 시간이 지나 변질한 음식을 먹지 않고, 음식은 제철에 맞게 먹고, 맞도 잘 조리된 것을 먹고, 고기는 밥보다 적게 먹는 등 상당히 건강한 음식습관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공자가 특히 고급적인 생활을 했다기보다, 예의를 따지고, 규칙적이고 온건한 생활을 신조로 해오는 과정에서 이상과 같은 음식습관이 몸에 배인 것으로 이해된다.
(36)
廐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
마굿간에 불이 났었는데, 공자께서 퇴근하셔셔 “사람이 다쳤느냐?”하고 말씀하시고, 말은 물어보지 않으셨다.
There was a fire in the stables. When the Master returned from court, he asked: “Was anybody hurt?” He didn't ask about the horses.
해설: 공자의 집 마굿간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는데, 공자가 관청에서 퇴근하여 먼저 물어본 것이 사람이 상했는가 하는 것이였다. 당시로 말하면 말이 집안에서 중요한 재산이였을텐데 그런 재산보다 하인이라도 사람이 무사한지 먼저 걱정했다는 뜻이다. 역시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공자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