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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
김 광림의 버클리통신 (4)
나의 영어공부
왕초보인 영어
비영어권에서는 대체 정상적인 교육을 받으면 중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기 마련이고, 대학교까지 나오면 영어는 꽤 오래배우게 된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이런 상식에 맞지않는 외국어 공부를 했다. 나는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기에 중국 연변에서 중등학교,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당시의 조선족 학교들에서는 외국어교육으로 거의 일색으로 일본어로 배워주었다. 영어를 가르칠 교원이 없는데다, 일본어를 가르칠 교원은 어느 학교에서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일본어가 조선어(한국어)와 언어구조가 비슷하고, 중국의 조선족들은 한자를 잘 알기에 일본어를 배우면, 중국인이나 한국인보다 훨씬 잘 배우는 경향이 있다.
그런 관계로 나는 중등학교, 고등학교에서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고, 대학교에서는 일본어를 전공하였다. 그 덕분에 1988년에 일본에 유학갔을 때 나는 언어장애
를 거의 느껴본 적이 없이 일본에서 순조롭게 적응하였고, 일본인들로부터 항상 일본어를 잘 한다는 칭찬을 받아왔다.
그대신 영어공부에는 너무 소홀했고, 지금 와서는 젊었을 때 영어를 많이 배우지 않을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대학교 2학년에서 3학년사이 제2외국어로서 배웠
는데 그 후에는 대학원 입시공부외에는 영어공부를 지속적으로 안 하다니, 얼마 안 배운 것도 잊어버리기 쉬웠다. 자신의 영어실력이 엉망이라는 자각은 항상 하고 있었으나, 조금씩 하다가 그만두기가 일쑤여서 마치도 다이어트를 수시로 하다가 그만두는 격으로 시간이 지나도 영어가 전혀 늘지 않았다.
나는 2007년 봄에 일본 도쿄의 어느 국제 심포지엄에 갔다가,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 사이에서 내가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로는 다 대화가 통하지만, 그들이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는 내가 끼어들기도 어렵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일본어,한국어,중국어를 다 안다고 하여도 영어를 모르면 국제사회에서 대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때 절실히 느꼈다.
그 후부터 나는 일본에서 New Concept English라는 교재를 가지고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미국인 강사가 가르치는 영어회화 교실에도 다니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미국에 왔는데도, 나의 영어실력은 왕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Survival English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대학교 강의에 나가면 거의다 알아듣지를 못하고, 강연회에 나가도 조크가 나와서 주변에서 와하고 웃을 때도 왜서 웃는지도 몰라서 자기절로 쑥스러워지곤 한다.
아무리 체면이 구겨져도 영어실력이 엉망이라는 사실은 부정못하니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배울 수 밖에 없다.
늦깍이 영어공부
나는 미국에 온 다음 이런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수선 아침, 저녁으로 일어나거나, 자기전에 TV를 꼭 보고 있다, 아직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광고나 생활정보, 일기예보를 많이 보고 자막이 같이 나오다나니 영어공부에 도움이 된다. 잘 알아듣지 못하여도 일단 매일 TV를 보고 있다. 공부가 점점 바빠지니 아파트에서 TV를 볼 시간도 줄어드는데, 그리하여 다른 일을 하면서도 TV를 켜놓고 조금씩이라도 보고 있다.
밖에 나가면 거리, 대학교 캠퍼스, 버스, 전철의 간판이나, 안내문, 광고등을 보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일단 메모용지에 적어서 전자사전으로 찾아보고 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걸으면서 시간이 나면, 영어회화 CD를 반복하여 듣고 있다. 간단한 영어표현이라도 귀에 못 박힐 정도를 자주 듣느라면 머리속에 들어오게 된다.
낮에는 대학교에서 일주일에 8차례 강의를 청강하고 있는데, 이 것도 영어공부가 주목적이다. 대체로 아는 내용을 영어로 듣는데 매번 강의마다 새로 배우는 영어 단어가 수두록하다. 그리고 UC버클리의 내가 방문학자로 소속되어 있는 동아시아연구소의 학술세미나에도 자주 나가는데 영어로 하는 강의나 학술세미나에서 아직도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하고 전체내용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단어는 확실히 늘어나고 있고, 영어로 듣는 시간이 늘어나면 언제가는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외국어공부는 수선 많이 듣느라면 귀가 열리고 그 다음 입도 열리는 법이다.
저녁에는 Berkeley Adult School에서 개최하는 영어교실에 가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세시간씩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여기서는 주로 기초적인 영어, 생활적인 영어를 공부를 한다. 나처럼 영어기초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는Adult School의 영어교육이 너무나도 고맙다. 그러나 같은 영어인데도 대학교 강의에서 배우는 영어와 너무 다른 내용이기에 영어의 다양성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Adult School의 영어교실에서는 영어노래도 자주 배워주는데 노래를 통하여 즐기면서 영어를 배우는 재미도 짭짤하다.
내가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체험했는데 일본의 한류팬 여성들이 한국의 드라마나, 노래를 즐기는 과정에서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이었다. 모든것이 즐기면서 배우는 이상의 효과는 없다. 나도 온 종일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면서 즐기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나 그러면 학문적인 영어와는 거리가 멀어지니 일단 힘이 들더라도 기초적인 영어, 생활적인 영어, 학문적인 영어를 동시에 배우고 있다.
40대 중반이 되어 하는 영어공부가 그리 신통치도 않고, 하루 종일 영어와 씨름하다가 저녁에 잘 때가 되면 몸이 해나른해진 것을 느낀다. 그래도 이런 방식
으로 영어공부를 하느라면 일년후에는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겠지 하는 기대감이 부프른다.
(2009년10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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