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는 생명을 주신 은혜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것이 고달프기도 하지만 참 재미가 납니다. 이 재미 나는 세상에서 웃고 떠들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생명을 주신 어머님의 은혜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두번째는 건겅한 몸을 주신 은혜입니다. 우리 어머님은 나를 낳으셔도 바위덩이 같이 낳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날 이때까지 감기 한번 별로 앓아보지 못했습니다. 이는 어머님께서 주신 가장 귀중한 자본입니다.
세번째는 바보가 아닌 머리를 주신 은혜입니다. 77세의 고령에 마작을 배워서 터득한 우리 어머님의 머리는 보통은 넘습니다. 이러한 어머님의 IQ를 조금이라도 닮아서인지 명색이나마 학자로 한평생 학문을 연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을 나는 크나큰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네번째는 여린 마음과 착한 심성을 주신 은혜입니다. 우리 어머님은 기질적으로 이악스럽지 못하고 리속에 밝지 못하고 주변도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에게 당하면 당했지 남을 등쳐먹거나 남들앞에서 시뚝할 줄 모르는 여린 마을을 가진 분이십니다. 이런 어머님을 닮아서 나는 남들에게 바보처럼 당할 때는 많아도 당한 것만큼 마음 편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길러주신 은혜입니다. 다른 어머님들은 자식을 길러 주시지 않았느냐고 반문을 하실 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 어머님은 아버님의 쥐꼬리만한 박봉으로 너무너무 고생하시면서 우리 칠남일녀 팔남매를 기르셨습니다. 이 은혜는 우리 자식들이 서너 평생을 더 산다고 해도 다 갚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당나라의 맹교(孟郊)는 그 유명한 <<유자음(遊子吟)>>이란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조리였는가 봅니다.
자애로운 어머님는 바느실 잡고 먼길 떠나는 아들의 옷을 짓네. 한뜸한뜸 정성들여 누비면서 언제나 돌아올까 시름에 잠겼네 따사로운 태양의 은혜를 풀들이 어찌 갚을수 있으랴. (慈母手中線, 遊子身上衣.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 誰言寸草心, 報得三春暉.)
그렇습니다. 어머님의 은혜는 저 하늘우의 태양 같은 존재입니다. 그 해볕아래 자라난 풀 같은 우리 자식들이 어찌 태양 같은 어머님의 은혜를 다 갚는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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