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22일 오후, 《백연(白燕)》잡지의 창간호 발행식이 세기호텔에서 거행되였다.
신라방이 즐비했고 신라의 유민들이 나그네로 떠돌아다녔던 절강 이오에서 잡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잡지의 주역은 바로 연변에서 문학청년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스스로 문학에 미쳐 사는 김춘택이라는 3급장애자이고, 그 후원자는 절강 이우에서 무역을 하고 있는 김춘택 씨의 동창생 공기철씨였다. 불구자 동창생을 믿고 거금을 내여 책자를 만들어 중국조선족문화의 고향인 연변에서 출간식을 하려고 몇 만리를 차를 몰고 달려온 공기철 씨의 사내다운 패기와 진지한 우정에 깊이 감동했다. 거짓과 허위가 란무하는 이 감동증발시대에 처음으로 진한 감동을 받은 뜻깊은 문학행사에 참가했다.
휄체어에 앉아서 내내 기념식을 지켜보고 앉아 있는 김춘택씨를 바라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두 발이 성한 이들도 언감생심 하지 못하는데, 김춘택 씨는 휄체어를 타고 황하, 장강을 넘어서 강남의 대지, 로신의 고향 절강 땅에서 한글문학의 씨앗을 파종하였다. 신라방이 즐비했던 강남땅에 또 다시 배달문화의 꽃씨를 심었다.
너무나 장한 일을 한 것이다. 우리민족의 후대들 중에 이러한 뜻있는 젊은이들이 있음으로 하여 가슴이 뿌듯했다.
문학은 아픔으로 크는 것이다. 아픔을 디디고 오늘까지 문학의 길을 끈질기게 걸어온 김춘택 씨가 앞으로 다가올 시련과 아픔도 용감하게 디디고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우리 민족의 장해적 같은 인물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도산 안창호선생은 《락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했다. 그러니 《청년이 살면 민족이 산다》고 할 수 있다. 김춘택, 공기철 같은 뜻있는 청년들이 죽지 않고 살아있으니 우리민족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으리라는 신심을 가졌다.
두 젊은이가 뿌린 배달문화의 꽃씨가 강남땅에서 움트고 자라고 꽃을 맺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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