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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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동아시아의 3국어 사용자 (김문학)
2010년 06월 01일 10시 55분  조회:4766  추천:31  작성자: 김문학

신조선족 월경론(越境论)

9. 동아시아의 3국어 사용자 – 식민제국의 언어적 기억

김문학


   ‘디아스포라’에서 다시 생성된 디아스포라 – ‘신조선족’의 국제적, 국내적 경계를 넘은 등장은 조선족 100년사의 새로운 한페이지를 열어놓은 대희사이다.

   조선족정신사에서는 전례없는 특기할만한 현상이다. 이제 잠간 담론의 무대를 일본에서 유학, 정착하고있는 ‘신조선족’으로 옮겨보면서 그 다중 언어적 실력을 통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현재 일본에 살고있는 조선족, 중국에서 건너와 유학, 취직 또는 무역, 대학교수, 회사원, 지식인, 학자, 술인 등으로 활동하는 일본속의 ‘신조선족’이 일본사회에 可視化되고 갈수록 주목을 받고있다.

   절대다수가 중국국적을 소지하고있으며 성명(姓名) 자체에서는 보통 ‘중국인’의 성명과 똑같게 일본식으로 읽혀지기에 그 존재가 표면에 나타나기 어려울 듯 보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선족’이란 명칭이 일본인사회에서 이제 낯설지 않다.

   일본인들이 조선족에 대해서 제일 경탄을 금치못하는 사항이 바로 조선족이 ‘3국언어 사용자’라는 언어실력이다. 보통 일개국밖에 구사하지못하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동아시아 일,중,한 3국언어를 유창히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은 경이로운 실력이기도 하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도 한족들에게서 ‘2중언어사용자’로서 선망의 상대가 되고있지 않은가. 물론 연변조선족은 여전히 그 소분지형 문화의 소산으로 한어를 유창히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비례적으로 74%나 된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물론 구사할수있으나 정통하거나 유창하지 못한 사람의 비례는 농촌인구를 포함하면 그정도는 될것이다. 실제로 내가 사귀던 동북사대시절의 연변친구들속 거의 한어를 못하거나 유창하지못한 사람이 대수였다. 대학입학 첫 건강진단때 화룡에서 온 K씨는 팔에 예방주사를 맞을 때 한어를 잘못 알아듣고 바지혁띠를 풀고 엉덩이를 내보여 주위에서 웃음통이 터진 실례도 있다.)

   그러나 유창정도야 차이가 있지만 재일중국조선족은 3개국어 사용자로서 주위의 일본인, 중국인이나 한국인의 선망의 상대가 되며 취직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그리고 중국에 있을때는 거대한 한족앞에서 작은 마이너리티(소수민족)인었으나 일본에서는 중국인과 한국인과 다 같은 일본사회의 마이너리티란 점에서 동등한 위상으로서의 심리적 우세도 주어져있다.

   조선족의 일본 유학생이 많은 이유는 100년전 일본제국의 식민주의피지배자였다는 역사적 기억과 밀접히 연계성을 갖고있다.

   대만, 만주와 조선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배권에서 일본제국의 언어정책은 그 민족의 독자적 언어문자에 대한 배제를 특히 1940년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미명으로 실행했다.

   일본학자들 자신의 표현을 빌면 ‘조선, 대만, 만주 등 근대 일본제국이 품어안은 식민지는 ‘국어(國語)’ 즉 일본어가 얼마만큼의 영역으로 확대시킬수있는가의 실험장이었다.

   만주, 간도에서 이 실험장안에 있었던 조선인들은 모국어인 조선어와의 유사성으로 인해 일본어를 가장 우수하게 마스터했으며 그런 연유로 한족들의 시기를 살 정도로여서 때로는 ‘二鬼子’로 불리기도 했던 역사적 체험을 가지고있다.

   반세기전의 식민제국언어의 일본어는 개혁개방후 조선족 학교교육의 조선어, 중국어와 함께 외국어로 우선 배우기 쉬운 언어로 일본어가 선행되였다.

   식민제국 언어의 ‘기억’이 재생되여 조선족 외국어 교육이 자연 선택되였다. 지금은 영어교육도 보급되고있으나 일본어는 여전히 그 같은 식민의 기억으로 제일 습득하기 용이한 언어로서 조선족이 늘 선택하는 외국어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제국식민정책에 의해 나(라)를 좇겨 중국에 온 조선족의 후세대가 다시금 식민지제국이였던 일본으로 찾는 그런 ‘회전’이 글러벌화속에서 아무 거부감없이 행해진것이다.

   그래서 그 덕으로 중국의 마이너리티로서 중국이란 이 거대문화의 모습에 가리워졌던 조선족이 선참으로 선을 보이게 된곳이 한국이 아닌 일본이였다.

   20년전 필자가 처음 일본에 유학생으로 도일했을 때 아주 수적으로는 적었지만 대학선배 한,둘이 일본에서 유학경험을 거쳐 ‘조선족은 일본어를 너무나 완벽하게 잘하는 인재’라는 표상이 따랐던것이다.

   그런제 지금 일본에는 일본어를 무기로 일본이란 사회무대에서 일본인이나 한국인, 중국인 뒤지지않게 활약하는 우리 조선족동포들이 각 분야에 존재하고있으며 우리 조선족의 위상을 알리는데 성공한 지식인도 적지않다.

   조선족의 디아스포라적 파워실력을 발휘하여 그 위상을 국제적으로 과시한 것은 바로 30~40(년)대의 ‘신조선족’이다. 국내에서 조선족들이 역설(力說)하던 조선족의 디아스포라는 이렇게 일본에서 국경을 넘은 ‘경계인’들이 실현한것이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신조선족’과 함께 그뒤에 이어진 미국, 유럽, 그리고 수자적으로 가장 방대한 만의(?) 재한조선족, 이 같은 ‘신조선족’을 이제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그 정체를 규명하여 ‘조선족정신사’의 볼륨있는 새장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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