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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근대의 신체는 어떻게 단련되였는가(김문학)
2010년 10월 11일 08시 34분  조회:7414  추천:35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24)

근대의 신체는 어떻게 단련되였는가

김문학


근대를 이룩한것은 무엇인가 하면 그것의 확답은 바로 인간이다. 좀 더 정확히 정곡을 찌르자면 인간의 “사상”,  “의식”,  “정신”이다.

그런데 흥미로운것은 인간은 “근대”를 성립하는 과정에서 그 자신의 사상의 실체인 육체, 신체의 근대화로 단련시킨것이다. 전근대까지만 해도 인간의 신체에는 터브가 너무 많았으며 신체는 자유를 상실한 매인 몸이였다.  이를테면 전족, 거세, 왼손잡이의 교정 등등 신체에 대한 加工은 양의 동서를 불문하고 인간을 괴롭혔다.

 사실 동아시아의 신체가 “근대”로 교육받고 단련되는 역사는 100년밖에 안된다. 역시 근대사시간과 거이 맞먹는다.

   솔선으로 근대화 유신에 성공한 일본은 메이지이래 교육칙어와 제국헌법에 의해 1890년대부터 국민교육체제가 정비되면서 근대화에 안성맞춤한 “신체”의 형성에 힘을 모은다. 국민일치단합을 강조한 집단적 신체의 기민성을 강요하였다. “앞으로 나란히”하는 집단성 행진이나 운동회 등이 성행하면서 집단적 통일적 신체성이 전례없이 이룩된다.

  중국에서도 서구의 열강에게 지속된 패배로 인해 강한 신체의 인민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1900년 산동을 중심으로 반발했던 의화단은 의화권이란 권술과 기공으로 몸을 단련하면 적들의 총칼을 막을수 있는 강력한 신체를 만들수 있다고 확신했던것이다.

  1898년 일본에 망명한 계몽사상가 양계초는 러일전쟁때 일본에서 강조되는 “상무정신(尚武精神)”의 애국주의교육에 충격을 받고 그것을 따라배우자고 절절히 호소한다. 일본의 상무정신과 군국화적 애국심은 청국의 체육에 직접적인 지대한 영향을 준다. 1905년 청국학부가 발표한 “학부진정선시교육종지”에 “상무”를 교육방침의 하나로 주입시키면서 중국 근대교육이데올로기의 큰 줄기로 형성된다.

  1905년 4월 京師大學堂에서 제1차 운동회를 개최하고 “학교 교육목표는 꼭 도덕과 체육교육을 겸한것으로 되여야 한다”고 선고하였다. 그에 앞서 일본인의 교육을 받은 대학자 왕국유는 1903년에 교육에 있어서 “지육, 미육, 덕육을 병행하며 거기에 신체훈련을 가하면 완벽한 인재를 양성할수 있다”고 력설했다.

  중국의 근대 “신체”, 체육 형성에 직접 영향준 요소는 일본말고도 서양 조계의 운동회경기가 있었다. 《女界鐘》에는 조계에서 외국인들의 운동을 보면서 이해할수 없었던 중국인들의 모습이 진술된다.

  “이전에 중국인이 외국녀성들이 공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슬쩍 자신의 마부에게 물었다. ‘이런 녀자가 공을 차면 임금을 얼마나 받기에 매일 땀 흘리며 저런짓 하느냐?’고.”

  그러나 서구인들의 스포츠가 중국인에게 근대 스포츠경기를 낳는 산파역할을 한다. 1890년 상해성요한대학에서 중국 최초의 육상운동회가 열렸는데 보통 이를 중국 근대 최초의 운동회로 보고있다. 중국인이 축구를 접하게 된 시간은 대체로 1902년부터라고 하며 농구, 배구도 그무렵에 서양인의 지도로 시작한다.

  《중국체육사》(사사지마 츠네스케)에 의하면 근대의 중국 신체는 군사적인 공적(公的)차원에서 훈련받기 시작한것이 돋보이는데 그 리유는 서양렬강의 침탈을 막아야 하는 우국의 상황에서였다. 청나라는 서양군대의 이론과 훈련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독일과 일본 교습을 초빙하여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체육수업을 진행하였다. 일테면 천진수사학당에서 체육과목으로 “축구, 허들, 멀리뛰기, 수영, 스케이트, 평행봉, 등산” 등을 설치하였다.

  그런데 신체가 근대교육의 대상으로 보급화되는데는 청국이 1903년 《주정학당장정》을 발표한 뒤였다. 이 《장정》에서 각급 학교에 “체조과”설치를 요구하였는데 그에 따라 체육전문학과도 생긴다. 《중국체육사》의 기술에 따르면 1904년 일본에서 유학했던 학생들이 상해에 중국체조학교를 설립하였는데 민국초기때 전국 각지에 설립한 체육학교의 창시자들이 대부분 이 학교 졸업생이였다고 한다. 당시의 체조과목을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교육방식이 청조의 교육방침으로 중국으로 전파된것이다.

  오늘날까지 “앞으로 나란히” 하는 식의 대열방식 역시 일본교육의 답습이다. 특히 조선반도는 일제시기 36년의 강점을 통해 수많은 일본식 교육방식이 이식되였는데 지금도 그 잔재가 구석구석 남아있다.

  교육받는 신체는 체육과, 운동회, 스포츠로 변용하면서 국민자질의 향상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근대의 신체”로 승화해간다. 1907년, 근대 최대의 운동회인 남경 제1회 련합운동회가 열린다.  전국 80여개의 학교가 참가하였으며 경기종목도 구기, 무술, 기마술, 체조, 경주 등 69종목에 달했다.

  중화민국시대에 들어서서  “국민교육”의 일환으로 체육이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1912년이후 절강체육전문학교, 북경사범학교 체육전공과 등 근대 체육 학교와 전공이 설립, 설치되였고 1915년에는 체육수업외에도 봄, 가을 학교운동회의 개최를 보급시킨다. 오늘날까지 진행되고있는 학교체육운동회는 여기서 비롯된것이다.

  “신체” 하면 우리는 인간 본래의 육체라고 착각하지만 기실 근대문명이라는 장치에 의해 가공, 훈련, 교육된 육체인것이다. 그것은 또한 “근대적신체”라는 이름의 이데올로기이기도 하다. 근대는 인간의 신체를 이데올로기의 실체로 만들었을뿐만아니라 100년후인 현대는 올림픽 등 스포츠축전에서도 그 맥은 국가단위로 연연이 이어가고있다.

“신체의 탈이데올로기”로서 현대인은 신체의 표현을 슬로건으로 신체를 자유의 표현으로 간주하고 “신체표현”의 근대성을 극한까지 추구하는 경향이 스포츠, 무용, 미술에까지 확산되고있다. 프랑스 철학자 푸코의 표현대로 “신체의 탈근대성”이라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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