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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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다(김철호)
2010년 09월 08일 16시 44분  조회:1453  추천:14  작성자: 김철호
바다

김철호


원쑤들이 만나다
원쑤의 장병들이 만나다
무수한 칼의 떼들이 부딪치고
무수한 칼의 날들이 번득이다
죽이고 죽는 몸부림속에서
죽이고 죽는 고함소리 크다
해볕에 부서지는 저 칼들의 광란
달빛속에서도 끝날념 없는 저 칼들의 몸부림
원쑤들이 만나 원쑤를 찌르다
원쑤들의 장병들이 만나 원쑤들의 장병들을 베이다
일어서는 칼들의 떼들
쓰러지는 칼들의 파편들
낮이면 해를 걸어놓고
밤이면 달을 걸어놓고
별을 찌르듯 칼질을 하다
하늘을 가르듯 칼질을 하다
살륙의 비명소리에 섞여 칼의 비린내가 흘러오다
솟는 노을빛에 물들어 칼의 향기가 흘러가다
사생(死生)의 칼의 떼들이, 칼의 날들이
길길이 뛰다, 길길이 쓰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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