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카테고리 : 나의 시
진달래
김철호
소녀였던 어머니 맨발로 산자락을 밟았다
허벅지 따라 줄줄 흘러내리는 4월의 향기
어쩌다 남아있는 흰눈우에 빨간 자욱을 남겼다
너무도 신비한 비밀의 세상이
가슴속에서 꿈틀거림을 아프게 느끼며
소녀였던 어머니 자신의 품속에서 흘러나오는
물감의 조화를 밟으며 걸었다
지나는 자욱마다에 돋는 붉은 이슬의 숨
봄싹처럼 힘을 내고 봄물처럼 용을 써
처녀를 갖고 여인을 갖고
한송이 커다란 웃음으로 서있었다
소녀였던 어머니 향기가
가지에 묻어 가지를 물들이고
뿌리에 내려 뿌리를 물들이고
릉선을 따라가며 흘러져
릉선을 뜨겁게 태웠다
그건 첫 달거리였다
녀자되는 날이였다
4월의 하늘, 그 피빛 하늘을 날은 날이였다
우리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온 날이였다
또 하나의 계절의 무늬가 새겨진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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