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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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홍어(문혜진)
2008년 09월 26일 14시 06분  조회:1660  추천:16  작성자: 김철호
내 몸 한가운데 불멸의 아귀
그곳에 홍어가 산다

극렬한 쾌락의 절정
여체의 정점에 드리운 죽음의 냄새

오랜 세월 미식가들은 탐닉해왔다
홍어의 삭은 살점에서 피어나는 오묘한 냄새
온 우주를 빨아들일 듯한
여인의 둔덕에
코를 박고 취하고 싶은 날
홍어를 찾는 것은 아닐까

해풍에 단단해진 살덩이
두엄 속에서 곰삭은 홍어의 살점을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젊은 과부의 아찔한 음부 냄새
코는 곤두서고
아랫도리가 아릿하다

중복 더위의 입관식
죽어서야 겨우 허리를 편 노파
아무리 향을 피워도 흐르던
차안(此岸)의 냄새

씻어도
씻어내도
돌아서면 밥 냄새처럼 피어오르는 가랑이 냄새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밥
붉어진 눈으로
홍어를 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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