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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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꽃(김춘수)
2008년 09월 26일 14시 37분  조회:1348  추천:13  작성자: 김철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
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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