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무라 고(일본)
번역:김정웅(연변대학)
수수밭을 가르면서 총칼의 그림자가 줄줄이 이어진다
총갈이여 너는 나의 심장에 이상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피와 같은 저녘노을에 물들어 너희가 묵묵히 전진할 때
너의 그림자는 인간의 형태를 잃고 너의 모습은 배낭에 가려져
너는 사상이 없는 단지 살아있는 총칼일 뿐이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전진하고 있는 총칼을 보았다
대렬의 선두에 선 일장기, 득의 양양하여 말 탄 장군들, 창백한 얼굴에 피곤에 쌓인 병사들의 무리-
아, 이 집단이 모습을 나타내는 곳엔, 중국과 일본의 압제자들이 손을 잡고, 희생의 선혈은 수물두개성의 땅을 물들였다
(하지만 경험은 중국의 민중을 일깨워주었다!)
보라, 미련한 군기에 대하여 주먹을 흔드는 어린이들을, 얼굴을 돌리고 욕하는 여자들을, 말없이 반항의 시선을 불태우는 남다들을!
대렬은 지금 봉천의 성문을 통과한다
-들으라, 자본가의 리권을 대표하는 한 무리들의 환성을, 군악대가 연주하는 승리의 곡을!
이놈들, 자본가와 장군은 획실히 이겼다! –하지만 우리들은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로동자 농민에게 있어서 그것이 무슨 승리이겠는가
우리들의 입술은 환호의 소리를 지르기에는 너무나도 말라있다
우리들의 가슴은 개선가를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힘들다
그 놈들이 이기던지 지전지, 중국과 일본의 형제들 머리우에는 탄압의 채찍이 한층 더 높게 울리고
폭력과 학대는 더욱 광란한다
나는 생각한다, 총검이 차갑게 번뜩이는 밤거리에
반전의 전단지를 붙이며 돌아다니는 로동자를
광고패 뒤에 몸을 감추고
지붕과 담장을 가만히 넘어
대담하게 적의 눈을 피하여 그 남자는 작업을 계속한다
그가 마지막 한 장을 남겼을 때,
보초병의 날카로운 고함이 그의 귀청을 찧는다
그는 서둘러 삐라를 붙이고
재빠르게 옆 골목에 몸을 날린다
그때 그는 배후에서 가까워지는 구둣발 소리를 듣고
앞에서 번뜩이는 총검을 보았다
그는 땅 우에 넘어져 연이어 찔러대는 총검의 밑에서, 썰물이 빠지는 것 같이 전신에서 빠져나가는 힘을 느꼈다
놀란 눈길을 보초병이 든 燈에 던지고
갈기갈기 찢어서 던져 버려진 흙투성이가 된 전단을 바라모며
손을 간신히 올려 입술을 훔치며
잃어져 가고 있는 감각과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죽음에 이를 때까지 끝까지 지켜낸 당의 이름을 뛰염뛰염 웨쳤다
중, 국, 공, 산, 당, 만……
-가을에 봉천의 거리에서는 총칼이 한 동지를 빼앗아 갔다
그러나 다음날 저녘 무렵, 나는 돌아가는 로동자들 모두의 손에 쥐여져 있는 삐라의 한쪽 끝을 보았다. 전선주에 창고 옆에 바람에 펄럭이는 전단을 보았다. 동지여 안심하라, 그대가 목숨 걸고 붙인 삐라의 흔적은 지금도 생생하다.
남겨진 동지들은 그 우에 또다시 계속하여 전단을 붙일 것이다
자작나무와 적양(赤楊)의 혼합림이 무성한 수풀 속에 총칼의 그림자는 오늘도 계속하여 간다
너의 력사는 류혈로 물들여져 있다.
여전에 가메도(亀戸)의 수림에 스미타(隅田)의 해안에 또 조선에 대만에 만주에
너는 동지의 목을 찌르고 심장을 도려내
쌓이여 있는 시체 위를 피에 취하여 돌진했다
살아있는 총칼, 아 집을 떠나서 들판에서 잠든 사이, 바람은 고향소식을 너에게 전하지 않는 것인가
사랑하는 너의 아버지, 너의 어머니, 너의 아내, 너의 자식, 그리고 많은 너의 형제자매들이, 토지에서 쫓겨나고 직장을 거절당하고, 기아에 시들려,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쥐고, 먼 북쪽 하늘에 던지는 저주의 눈빛은, 조금도 너희들의 꿈에는 나타나지 않는가
태워서 던져 버려지는 출입금지라는 패쪽, 해고에 대한 대중들의 항의, 온 시가지를 흔드는 대파업의 웨침.
몰락을 가속화하는 데모. 휘몰아치는 탄압의 폭풍 속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너희들, 우리들의 선봉대, 아, 일본공산당!
-그것도 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살아있는 총칼, 너는 목적도 모르고 리유도 없이
너와 같은 타국의 살아있는 총칼을 살상하고
너희가 죽음으로서 지키지 않으면 않될 선봉대의 가슴에, 너의 총검을 찌를 때
배후에서 울려 퍼지는 비웃음소리가 귓전에 들리지 않는가
갑자기 연회색의 지평에 둔직한 소리가 작렬한다.
모래는 무너져 내리고 그림자는 비뚤어져가고 총갈은 피를 토하면서 땅 우에 쓰러진다.
지금 한 사람의 “충성스러운 신민”이 여기에서 미련한 생애를 마쳤다
하지만 우리들은 기대한다, 다른 많은 너의 친구들이 이윽고 총부리를 뒤에 겨누고, 검을 뒤로 향하여 자신들의 해방에 정확한 길을 선택하여, 살아있는 총칼을 하는 것을 그만둘 것이다.
일어나라 만주의 농민과 로동자들이여
그대들의 분노를 몽고의 폭풍에 단련하고 안산의 용광로에 녹이라!
아, 닥쳐오는 혁명의 노도
저 멀리 아무르강 강뚝을 치는 파도의 울림은 흥안령을 넘고, 송화강을 지나, 할빈의 사원을 흔들고, 간도의 마을마다에 전하여, 널리 료녕의 공사를 흔들어놓고, 일본주둔군의 진영에 쳐들어간다
아, 국경을 넘어 팔을 걸고서 혁명적 요새를 구축할 그날은 언제.
2013년1월23일 번역
1932년2월「대중의 벗」에서 발취
生ける銃架
高粱(こうりゃん)の畠を分けて銃架の影はきょうも続いて行く
銃架よ、お前はおれの心臓に異様な戦慄を与える――血のような夕日を浴びてお前が黙々
と進むとき
お前の影は人間の形を失い、お前の姿は背嚢に隠れ
お前は思想を持たぬただ一個の生ける銃架だ
きのうもきょうもおれは進んで行く銃架を見た
列の先頭に立つ日章旗、揚々として肥馬に跨る将軍たち、色蒼ざめ疲れ果てた兵士の群―
おおこの集団が姿を現わすところ、中国と日本の圧制者が手を握り、犠牲の鮮血は二十二
省の土を染めた
(だが経験は中国の民衆を教えた!)
見よ、愚劣な軍旗に対して拳を振る子どもたちを、顔をそむけて罵る女たちを、無言のまま
反抗の視線を灼きつける男たちを!
列はいま奉天の城門をくぐる
――聞け、資本家の利権屋の一隊のあげる歓呼の声を、軍楽隊の吹奏する勝利の曲を!
やつら、資本家と将軍は確かに勝った! ――だがおれたち、どん底に喘ぐ労働者農民に
とってそれが何の勝利であろう
おれたちの唇は歓呼の声を叫ぶにはあまりにも干乾びている
おれたちの胸は凱歌を挙げるには苦し過ぎる
やつらが勝とうと負けようと、中国と日本の兄弟の上に弾圧の鞭は層一層高く鳴り
暴虐の軛(くびき)は烈しく喰い入るのだ
おれは思い出す、銃剣の冷たく光る夜の街に
反戦の
伝単を貼り廻して行った労働者を
招牌(しょうへい)の蔭に身を潜め
軒下を忍び塀を攀じ
大胆に敵の目を掠めてその男は作業を続けた
彼が最後の一枚に取り掛かった時、
歩哨の鋭い叫びが彼の耳を衝いた
彼は大急ぎでビラを貼り
素早く横手の小路に身を躍らせた
その時彼は背後にせまる靴音を聞き
ゆくてにきらめく銃剣を見た
彼は地上に倒れ、次々に突き刺される銃剣の下に、潮の退くように全身から脱けて行く力
を感じ
おとろえた眼を歩哨の掲げた燈に投げ
裂き捨てられた泥に吸われた伝単を見詰め
手をかすかに挙げ、唇を慄わし
失われゆく感覚と懸命に闘いながら、死に至るまで、守り通した党の名をとぎれとぎれに
呼んだ
中、国、共、産、党、万……
――秋。奉天の街上で銃架はひとりの同志を奪い去った。
しかし次の日の暮れ方、おれは帰りゆく労働者のすべての拳の中に握りしめられたビラの
端を見た、電柱の前に、倉庫の横に、風にはためく伝単を見た。同志よ安んぜよ、君が
死を以て貼りつけたビラの跡はまだ生々しい。
残された同志はその上へ次々の伝単を貼りめぐらすであろう
白樺と赤楊の重なり合う森のしげみに銃架の影はきょうも続いて行く
お前の歴史は流血に彩られて来た。
かつて亀戸の森に隅田の岸に、また朝鮮に台湾に満州に
お前は同志の咽を突き胸をえぐり
堆い死屍の上を血に酔い痴れて突き進んだ
生ける銃架 おお、家を離れて野に結ぶ眠りの裡に、風は故郷のたよりをお前に伝えないのか
愛するお前の父、お前の母、お前の妻、お前の子、そして多くのお前の兄妹たちが、土地
を逐われ職場を拒まれ、飢えにやつれ、歯を喰い縛り、拳を握って、遠く北の空に投げる
憎しみの眼は、かすかにもお前の夢には通わぬのか
焼きすてられる立禁の札、馘首に対する大衆抗議、全市を揺がすゼネストの叫び。
雪崩れを打つ反戦のデモ。吹きまく弾圧の嵐の中に生命を賭して闘うお前たち、おれたち
の前衛、ああ日本共産党!
――それもお前の眼には映らぬのか!
生ける銃架、お前が目的を知らず理由を問わず
お前と同じ他の国の生ける銃架を射殺し
お前が死を以て衛らねばならぬ前衛の胸に、お前の銃剣を突き刺す時
背後にひびく哄笑がお前の耳を打たないのか
突如鉛色の地平に鈍い音が炸裂する。
砂は崩れ、影は歪み、銃架は血を噴いて地上に倒れる。
今ひとりの「忠良な臣民」が、ここに愚劣な生涯を終えた
だがおれは期待する、他の多くのお前の仲間は、やがて銃を後ろに狙い、剣を後ろに構え
自らの解放に正しい途を撰び、生ける銃架けたる事を止めるであろう
起て満州の農民労働者
お前の怒りを蒙古の嵐に鍛え、鞍山の溶鉱炉に溶かし込め!
おお、迫りくる革命の怒濤
遠くアムールの岸をかむ波の響きは、興安嶺を越え、松花江を渡り、ハルピンの寺院を揺
すり、間島(かんとう)の村々に伝わり、あまねく遼寧の公司を揺るがし、日本駐屯軍の陣
営に迫る
おお、国境を越えて腕を結び、革命の防塞を築くその日はいつ。
1932年2月「大衆の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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