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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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포 지 효(反哺之孝)
2013년 08월 17일 17시 23분  조회:3530  추천:4  작성자: 김인섭
2013-06-21
지난6월18일 연변일보에 기재된<10여년간 이어진 경로의 정>이란 기사에서 왕청현 대흥구 류정파출소 소장-조흥군씨가 10여년간 독거 로인을 배려하였다는 보도가 잔잔한 명상을 불러왔다.
 
그 옛날 다자식 대가족의 시절에는 삶의 질이란 말 자체도 없었고 의식주라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만도 형언할 수 없이 렬악하였다.하지만 부모나 년로한 어른들만은 정신적 지주나 지도자로 추앙 받으며 존경과 섬김의 대상으로 되었던 미풍량속이 서슬이 퍼렇게 엄존하였으니 효성은 가정이나 사회를 올곧게 지탱하는데서 선결되어야 할 필요 조건이었다.그런 시대이니 부모들에 대한 로후의 부양은 자연히 자녀들의 몫이었고 누구도 지극한 의당사(宜當事)로 받아 들였다.
 
그런데 오늘은 물질적으로 윤택해 지고 있는 데 대비해 전통적 가정 구조가 붕괴되고 있으며 로인들의 복지 문제는 점차 갖가지 말거리를 량산하고 있다.무자녀 무의탁 로인들은 사회가 껴안아야 할 사안이라 의논의 대상에서 제외되나 자녀와 별거하는 독거 로인을 필두로 심신이 불편한 로인들이 어쩔수 없이 운명의 배치만 기다리는 답답한 현상이 날로 증폭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는 전민이 마주해야 할 회피 불능의 과제물로서 정부와 매 사람의 생활권 안팍에 놓여있다.
 
사회 급변의 삭풍이 몰아치며 산업화 물결이 대가족제→핵가족제로의 이행을 세차게 떠밀면서 효친이란 이 천직천분(天職天分)은 어떡하냐는 수많은 난해(難解)한 난건(難件)을 우리 앞에 던져주고 있다. 부모에게 지성을 바치는 효자에 대한 찬사,효성을 드리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는 떠돌이 자식들의 아쉬운 소리들이 무성한가 하면 어시들의 존재를 외면하면서 살아가는 부류들 등등 시대적 화젯거리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이 가지각색 사정들이 속출하는게 원인인가 지난 시대에 들어보지 못하던 까마귀의 효도란 뜻으로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사자성구가 행간에 자주 비집고 오른다.
 
예로부터 까마귀는 흉조로서 악마의 상징으로 인심 속에 자리를 틀고 있다.그런데 어느 옛날 학자가 쓴 책의 내용에 따르면 까마귀도 새끼 시절에는 당연히 어미가 키울 것이나 어미가 늙어 거동이 어렵게 되면 자란 새끼가 먹이를 물어다 먹여 살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원인인가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 옛말이 그들을 자오(慈烏)로 반전시키는 싹들을 키워내고 있음을 군데군데서 감지하게 된다. 현재는 생물적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현대적 관점으로부터 까마귀도 익조라고 호소하는 학자들의 리론이 뒷바침되면서 그 본능으로부터 봐도 까마귀는 효친봉선(孝親奉先)적인 인자한 령물이라 인식하는 사람이 차차 많아진다.이젠 까마귀를 효조(孝鳥)라 불러서 욕사발이나 뒤집어 쓸 세상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우리 민족의 출산율은 세계의 최하위 수준이다. 젊은이들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비해 로인 인구의 상대수는 가파로운 증가세를 보임으로서 미구에 심각한 불균형이 대두할 상황이다.사회학자들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7% 이상인 사회를 고령사회,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 사회라고 규정한다. 출산의 저조로 인구가 격감하고 그 유동이 가심해 지는 상황에서 로인 문제를 전적으로 개인에계 떠넘긴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고 사회가 함께 짊어져도 늘 허점과 공백이 생기는 어쩔수없는 현실이다.그늘진 구석을 돌아보면 늘 힘없는 로인들이 바이없이 적막하게 살아가는 민망스런 모습이 비일비재하다. 힘겹던 세월을 떠받쳐온 이 로인들을 착실히 공양하지 않는다면 까마귀보다 못하다는 핀찬을 누군가가 들어야 할 게 아닌가!
 
세찬 치부욕 항진(亢進)이 금전만능주의를 부추겨 전통적 가치관 전부를 깔보는 척박한 풍토가 위세를 부리는 세상이다. 허나 사회가 변하고 가치관이 달라져도 로년자에 대한 효는 여전히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이다.지난날엔 자식의 경로(敬老)가 로후 복지의 중심이였다면  오늘엔 자녀,정부,사회가 3위 일체의 방식으로 구조를 바꿔야 하는 사명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이런 때 사람심을 바탕으로 보여준 조흥군씨의 경로미행(敬老美行)은 새 시대 반포지효의 축도가 아닌가고 주목하여 보았다.그는 어느 구석진 두메산골에서 범인선사(凡人善事)의 빛을 뿌리며 사회 경로당(敬老堂)의 무대에 우뚝 서 있다.
 
조흥군씨는 남의 집 노인마저도 그토록 사랑하였으니 집안 로인이라면 더 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부모명 잘 받드는 사람이 나라도 잘 받든다.>는 속담을 인용해 본다.이 관용어가 옳은 말이라면 조흥군씨에게 나랏일을 맞겨도 마음을 놓을 수 있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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