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12월 시 모음 ㄷ
2015년 02월 19일 03시 19분  조회:2590  추천:0  작성자: 죽림
<12월 시 모음> 박재삼의 '12월' 외 

+ 12월  

욕심을 털어 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는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은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
(박재삼·시인, 1933-1997)


+ 12월

해진 뒤 너른 벌판,
하늘엔 기러기 몇 점.
처마 밑
알록달록한 거미에게
먼 지방에 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                                      
(정석주·시인, 1940-1987)


+ 12월이란 참말로 잔인한 달이다 

엘리어트란 시인은
4월이 잔인한 달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12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생각해보라
12월이 없으면
새해가 없지 않는가

1년을 마감하고
새해가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새 기분으로
맞이하는 것은
새해뿐이기 때문이다
(천상병·시인, 1930-1993)


+ 12월엔 

그리움이 얼마나 짙어 
바다는 저토록 잉잉대는지 
바람은 또 얼마나 깊어 
온몸으로 뒤척이는지 묻지 마라 
차마 말하지 못하고 
돌아선 이별처럼 
사연들로 넘쳐나는 12월엔 
죽도록 사랑하지 않아도 용서가 되고 
어쩌다보니 사랑이더라는 
낙서 같은 마음도 이해가 되는 12월엔 
(이희숙·시인, 1964-) 


+ 12월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가슴 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황지우·시인, 1952-)


+ 12월 저녁의 편지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을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안도현·시인, 1961-)


+ 12월에 

가슴에 담아두어 답답함이었을까 
비운 마음은 어떨까 

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 
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 
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랴 

본래 그릇이 없었다면 
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 
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 
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 
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 
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 

또 한해가 가고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박상희·시인, 1952-)


+ 12월의 시

12월은 잿빛 하늘, 어두워지는 세계다 
우리는 어두워지는 세계의 한 모퉁이에 
우울하게 서 있다 
이제 낙엽은 거리를 떠났고 
나무들 사이로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눈이 올 것 같다, 편지처럼 

12월엔 적도로 가서 겨울을 잊고 싶네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 한 해가 가는 것을 잊고 싶네 
아니면 당신의 추억 속에 파묻혀 잠들고 싶네 
누군가가 12월을 조금이라도 연장해준다면 
그와 함께 있고 싶네 
그렇게 해서 이른 봄을 만나고 싶네, 다람쥐처럼

12월엔 전화 없이 찾아오는 친구가 다정하다 
차가워지는 저녁 벽난로에 땔 장작을 두고가는 친구 
12월엔 그래서 우정의 달이 뜬다 

털옷을 짜고 있는 당신의 손,
질주하는 세월의 삐걱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그후에 함박눈 내리는 포근함 

선인장의 빨간 꽃이 피고 있다 
시인의 방에는 장작불이 타고 있다 
친구의 방에는 물이 끊고 있다 
한국인의 겨울에는
(최연홍·시인, 1941-)


+ 12월의 노래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말을 많이 했던 
빈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12월의 노래

마침내 달랑 한 장
그렇지만 마지막은 싫어요
처음 시작이라 불러 주세요
차가운 손길
하지만 마음만은 아니랍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입니다 

나를 보면 행복해 합니다
나를 보면 추억으로 여깁니다
나를 보면 삶을 느낍니다
나는 행복입니다
나는 추억입니다
그래서 나는 12월입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과 함께
외로운 무의탁 노인들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해를 뒤돌아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기쁨의 합창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 
(박종학·시인, 1963-)


+ 12월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부비는 소리가 난다
빈집에 오래 갇혀 있던 맷돌이 눈을 뜬다 외출하고 싶은 기미를 들킨다

먼 하늘에서 흰 귀때기들이 소의 눈망울을 핥듯 서나서나 내려온다
지팡이도 없이 12월의 나무들은
마을 옆에 지팡이처럼 서 있다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타는 소리가 나고
누구에게나 오래된 슬픔의 빈 솥 하나 있음을 안다
(유강희·시인, 전북 완주 출생)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64 윤동주 시를 다시 공부하다(시 제목을 클릭한 다음, 訪問文章을 클릭해 보기)... 2024-08-23 0 283
463 해연의 노래 - 막심 고리키 2018-03-14 0 3642
462 [명시감상] - "새로운 길" / 윤동주 탄생 100돐 기념하여... 2017-12-30 0 3225
461 시인들이여, 수천의 박수소리를 불러일으킬수 있는 시를... 2017-09-14 1 2352
460 "이 세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렇게 흘러보내야 하나" 2017-09-03 0 3239
459 "말똥가리 시인",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2017-05-23 0 3032
458 시인은 나비와 함께 해협을 건너갈줄 알아야... 2017-05-23 0 3593
457 명문을 읽으면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2017-03-16 0 3366
456 내 둘레에 둥근 원이 있다... 2017-02-19 1 2909
455 "동주에게 편지를 보내고싶다..." 2017-02-08 0 2653
454 달문 여는데 보름 걸리고, 달문 닫는데 보름 걸리다... 2017-02-08 0 2728
453 하늘도 해를 팔다... 2017-02-04 0 2627
452 청산별곡 2017-02-02 0 2886
451 2017년 <<신춘문예>>당선작 시모음 2017-01-02 0 4349
450 백거이(白居易) 시를 재다시 음미해보다... 2016-12-31 0 7010
449 중국 古詩 10 2016-12-25 0 3096
448 "술타령" 시인 문학소년소녀들에게 꿈의 날개를... 2016-12-12 0 2647
447 [명시감상] - 자유 2016-12-05 0 3057
446 3 = 30 = 2 = 6 = 15 = 1 = 두줄 2016-11-28 0 2785
445 시인, 시, 그리고 번역... 2016-11-27 1 3502
444 [명시감상] - 황무지 2016-11-27 0 3219
443 詩에 독자들이 밑줄을 긋도록 써라... 2016-11-26 0 2993
442 "150 000 000" 2016-11-26 0 3058
441 테트 휴즈 시모음 2016-11-26 0 2936
440 미국 시인 - 알렌 긴즈버그 2016-11-26 0 3231
439 이육사 시 중문(中文)으로 읽다... 2016-11-15 0 2976
438 타고르 詩를 보다... 2016-11-14 0 3340
437 남미주 아르헨티나 문학 거장 - 보르헤스 2016-11-07 0 2743
436 미국 녀류시인 - 에밀리 디킨슨 2016-11-07 0 3970
43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가... 2016-11-06 0 4400
434 해외 시산책 2016-11-06 0 2822
433 미라보 다리 아래 강물은 지금도 흐르고... 2016-11-06 0 3005
432 아름다운 세계 명시속에 흠뻑 빠져나볼가... 2016-11-06 0 3920
431 프랑스 상징파 시인 랭보 시 다시 새기다... 2016-11-05 0 3496
430 "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2016-11-01 0 2730
429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2016-11-01 0 3110
428 장편 서사시 <<백두산>> / 조기천 2016-11-01 0 4268
427 미국 "생태주의" 방랑시인 - 게리 스나이더 2016-10-28 0 4310
426 아랍 "망명시인", 령혼의 나팔수 -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2749
425 타이타닉호는 침몰되지 않았다... 2016-10-20 0 254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