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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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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시 모음 ㄷ
2015년 02월 19일 03시 19분  조회:2582  추천:0  작성자: 죽림
<12월 시 모음> 박재삼의 '12월' 외 

+ 12월  

욕심을 털어 버리고
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
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는 나무여!
네 뜻을 알겠다
포근한 12월을

친구여! 어디서나 당하는 그
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
그리고 이불을 덮은 심사로
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
(박재삼·시인, 1933-1997)


+ 12월

해진 뒤 너른 벌판,
하늘엔 기러기 몇 점.
처마 밑
알록달록한 거미에게
먼 지방에 간 사람의 안부를 묻다                                      
(정석주·시인, 1940-1987)


+ 12월이란 참말로 잔인한 달이다 

엘리어트란 시인은
4월이 잔인한 달처럼 말했지만
사실은 12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다

생각해보라
12월이 없으면
새해가 없지 않는가

1년을 마감하고
새해가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가 새 기분으로
맞이하는 것은
새해뿐이기 때문이다
(천상병·시인, 1930-1993)


+ 12월엔 

그리움이 얼마나 짙어 
바다는 저토록 잉잉대는지 
바람은 또 얼마나 깊어 
온몸으로 뒤척이는지 묻지 마라 
차마 말하지 못하고 
돌아선 이별처럼 
사연들로 넘쳐나는 12월엔 
죽도록 사랑하지 않아도 용서가 되고 
어쩌다보니 사랑이더라는 
낙서 같은 마음도 이해가 되는 12월엔 
(이희숙·시인, 1964-) 


+ 12월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가슴 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황지우·시인, 1952-)


+ 12월 저녁의 편지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을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안도현·시인, 1961-)


+ 12월에 

가슴에 담아두어 답답함이었을까 
비운 마음은 어떨까 

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 
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 
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랴 

본래 그릇이 없었다면 
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 
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 
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 
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 
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 
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 

또 한해가 가고 
나는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박상희·시인, 1952-)


+ 12월의 시

12월은 잿빛 하늘, 어두워지는 세계다 
우리는 어두워지는 세계의 한 모퉁이에 
우울하게 서 있다 
이제 낙엽은 거리를 떠났고 
나무들 사이로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눈이 올 것 같다, 편지처럼 

12월엔 적도로 가서 겨울을 잊고 싶네 
아프리카 밀림 속에서 한 해가 가는 것을 잊고 싶네 
아니면 당신의 추억 속에 파묻혀 잠들고 싶네 
누군가가 12월을 조금이라도 연장해준다면 
그와 함께 있고 싶네 
그렇게 해서 이른 봄을 만나고 싶네, 다람쥐처럼

12월엔 전화 없이 찾아오는 친구가 다정하다 
차가워지는 저녁 벽난로에 땔 장작을 두고가는 친구 
12월엔 그래서 우정의 달이 뜬다 

털옷을 짜고 있는 당신의 손,
질주하는 세월의 삐걱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그후에 함박눈 내리는 포근함 

선인장의 빨간 꽃이 피고 있다 
시인의 방에는 장작불이 타고 있다 
친구의 방에는 물이 끊고 있다 
한국인의 겨울에는
(최연홍·시인, 1941-)


+ 12월의 노래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말을 많이 했던 
빈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12월의 노래

마침내 달랑 한 장
그렇지만 마지막은 싫어요
처음 시작이라 불러 주세요
차가운 손길
하지만 마음만은 아니랍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입니다 

나를 보면 행복해 합니다
나를 보면 추억으로 여깁니다
나를 보면 삶을 느낍니다
나는 행복입니다
나는 추억입니다
그래서 나는 12월입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과 함께
외로운 무의탁 노인들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해를 뒤돌아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기쁨의 합창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 
(박종학·시인, 1963-)


+ 12월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부비는 소리가 난다
빈집에 오래 갇혀 있던 맷돌이 눈을 뜬다 외출하고 싶은 기미를 들킨다

먼 하늘에서 흰 귀때기들이 소의 눈망울을 핥듯 서나서나 내려온다
지팡이도 없이 12월의 나무들은
마을 옆에 지팡이처럼 서 있다

가난한 새들은 너무 높이 솟았다가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 퍼런 별이 된다

12월이 되면 가슴속에서 왕겨 타는 소리가 나고
누구에게나 오래된 슬픔의 빈 솥 하나 있음을 안다
(유강희·시인, 전북 완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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