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다시보는 윤동주 시편
2016년 02월 17일 04시 12분  조회:2946  추천:0  작성자: 죽림
’동주’ 메인 예고편 공개 ’미완의 청춘 윤동주와 송몽규를 그리다’



[




윤동주님 시모음 스무편

☆★☆★☆★☆★☆★☆★☆★☆★☆★☆★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

편지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

序詩



                    윤동주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워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십자가

           윤동주



쫒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에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尖塔(첨탑)이 저렇게 높은데

어떻게 올라 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꿈은 깨어지고



         윤동주



잠은 눈을 떴다

그윽한 幽霧에서



노래하든 종달이

도망쳐 날아나고,



지난날 봄타령하든

금잔디 밭은 아니다



塔은 무너졌다,

볽은 마음의 塔이



손톱으로 새긴 大理石塔이

하로저녁 暴風에 餘地없이도,



오오 荒廢의 쑥밭,

눈물과 목메임이여!



꿈은 깨어졌다

塔은 무너졌다.



☆★☆★☆★☆★☆★☆★☆★☆★☆★☆★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이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래미

달랑달랑

얼어요.

☆★☆★☆★☆★☆★☆★☆★☆★☆★☆★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뜨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해님이

하늘한가운데서 째앵째앵.

☆★☆★☆★☆★☆★☆★☆★☆★☆★☆★

쉽게 씨워진 詩



        윤동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 받어



大學노-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려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게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게요.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도 마오.

☆★☆★☆★☆★☆★☆★☆★☆★☆★☆★

별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산협의 오후



   윤동주



내 노래는 오히려

설운 산울림.

골짜기 길에

떨어진 그림자는

너무나 슬프구나

오후의 명상은

아 - 졸려.

☆★☆★☆★☆★☆★☆★☆★☆★☆★☆★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순이의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

조개껍질



   윤동주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 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 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리워하네

물소리 바다물 소리.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24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 2016-10-19 0 3261
423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 가사 모음 2016-10-17 0 3830
422 음유가수와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2016-10-16 0 2084
421 엘리엇 ㅡ 황무지 2016-10-16 0 2531
420 사랑시 외국편 모음 2016-10-16 0 2196
419 현역 미국시인 부분적 시작품 접하다... 2016-10-16 0 1805
418 프랑스 시인 - 기욤 아폴리네르 2016-10-16 1 5183
417 한국 유명 동시모음 2016-08-04 0 4745
416 윤동주 <서시> 번역시선 2016-08-02 0 2351
415 詩人에게 / 리상화 2016-07-04 0 1972
414 중국 唐代 詩人 - 杜牧(두목) 2016-07-02 0 3991
413 윤동주 英詩 2016-06-14 0 2758
412 다시 떠올리는 향수 시인 정지용 시모음 2016-06-07 0 3117
411 랑송시 <<알수 없어요>> /// 타고르 <<바닷가에서>> 2016-05-27 0 3148
410 명작 동요동시 모음 2016-05-27 0 3879
409 랑(낭)송하기 좋은 시 모음 2016-05-27 1 3368
408 한국 명작 동시 감상하기 2 2016-05-26 0 2779
407 한국 명작 동시 감상하기 2016-05-25 0 2987
406 영국 녀성 시인 - 크리스티나 로제티 동시모음 2016-05-25 0 3027
405 엄마, 어마이, 어머니, 오마니, 어머님, 모친... 2016-05-18 0 3673
404 세계 명시모음 2016-05-15 0 3466
403 미국 시인 - 에드가 엘런 포우 2016-05-15 0 2529
402 미국 시인 - 월트 휘트먼 2016-05-15 0 3763
401 다시 보는 현대시 100 2016-05-01 0 3776
400 [닭멱살 쥐고 詩 한컷]- 아니오 2016-04-15 0 2328
399 애송시 100 2016-04-11 0 3843
398 중국 력대 하이퍼시 모음 2016-04-08 0 4117
397 봄날 아침, 단시 한바구니 드리꾸매... 2016-03-22 0 2752
396 100주년 = 100명 = 100수 2016-03-15 0 4088
395 현대시 100년중 10 2016-03-10 0 2924
394 多作을 꺼린, 폴란드 시인 - 쉼보르스카 2016-02-25 0 3309
393 [아침 詩 한수] ㅡ 달북 2016-02-20 0 2308
392 다시보는 윤동주 시편 2016-02-17 0 2946
391 신석초 / 바라춤 2016-02-11 0 2576
390 상징주의 시대를 연 시인 - 19세기 : 21세기 2016-02-08 0 2669
389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포석 조명희 2016-02-06 0 3221
388 천재시인 - 오장환 시모음 2016-02-06 0 4875
387 칠레 시인 - 네루다 2016-02-01 0 3070
386 '2016, 각 신문사 신춘문예 詩調 당선작 모음 2016-01-21 0 3793
385 ' 2016, 30개 신문사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음 2016-01-21 0 384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