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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무거운가요?
크리스티나 로제티(영국)
무엇이 무거울까요? 바다, 모래 그리고 슬픔이랍니다.
무엇이 잠깐일까요? 오늘과 내일이랍니다.
무엇이 연약할까요? 봄꽃과 젊음이랍니다.
무엇이 깊을까요? 바다와 진리랍니다.
<잠언으로 읽는 해설>
- 송용구(시인. 고려대 연구교수)
“나”의 마음 속에 쌓여있는 “슬픔”이
바닷가의 “모래”더미처럼 “무거워”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잠깐” 불다가 사라지는 바람 같지요.
“오늘” 피었다가 “내일” 시드는 들풀 같기도 합니다.
아무리 “무거운” 슬픔이라도
“바다”처럼 깊은 “진리”의 물결 속에 잠재우세요.
“젊음”의 “봄꽃”은 눈깜짝 할 사이에 시들어버리지만
“진리”는 내 마음의 땅에 깊고 영원한 뿌리를 내리니까요.
Christina Georgina Rossetti(1830-1894)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아버지는 시인이었으며 오빠는 시인이자 화가였다.
크리스티나는
아버지와 오빠의 예술가적 자질을 이어받았고 영국교회의 열렬한 신자였던 어머니에게서
종교적 영향을 받았으며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생활고와 질병의 고통 역시 그녀의 작가
생활에 영향을 주었다. 열살 때 부친이 병에 걸려 장기간 투병생활을 하다가 퇴직했으므로
어린 크리스티나는 생계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탁아소 일을 했고 14세부터 각종 질병
(후두염, 결핵, 신경통 등)으로 고통을 받았다. 크리스티나는 두 번 약혼을 했으나 결혼하지
못했다. 첫번째 약혼자인 화가 제임스 콜린슨은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기 때문에 파혼했으며,
30세가 넘어서 사귄 두번째 약혼자 찰스 카레이는 진정한 기독교 신앙인이 아니라는 판단
으로 결국 결혼 전에 헤어졌다.
크리스티나는 일곱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31세에 첫 시집 <악귀시장 외 (Goblin Market
and Other Poems)>를 출판했다. 장시 長詩 <악귀시장>의 경우 두 자매가 악귀들의 불운을
겪는 난해한 주제가 중층적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를 종교적 시험과 구원의 은유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에로틱한 욕구와 사회모순을 폭로하는 것이라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크리스티나는 많은 신앙시와 동시를 지었으며 대부분 간결하고 운률에 철저하다. 그녀의 시
속에는 페미니즘 요소가 흐르고 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녀는 전쟁, 노예제도, 동물학대,
미성년매춘에 적극 반대했으며 친구서클에서 활동하는 한편 매음굴 자원봉사자로 일하기도
했다.
크리스티나는 모더니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70년대 페미니즘 학자들에 의해
재평가되어 빅토리아 시대 최고의 여성시인으로 조명되었다. 용모는 아주 예쁜 편은
아니지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고 하는데 그녀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애인은 어느 화가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약혼자 카레이와 헤어진 36세 이후
그녀는 이웃을 위해 대신 속죄하는 훌륭한 삶을 살았다.
점점 더 신경통이 심해져 고생했으며 40대 초에는 큰 의지가 되었던 오빠 단테가 쓰러져
10년간 누워 있다가 사망했다. 그 충격 때문인지 최후의 12년 간은 침묵의 삶을 살다가
1894년 12월, 만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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