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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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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괴짜괴짜괴짜 / 최흔
2015년 10월 04일 17시 51분  조회:4394  추천:0  작성자: 죽림
최흔 / 괴짜詩모음

시어들의 환희


수중기가 하늘에 올라가 무리를 짓자 산과  으쓱했다. 난 물도 아니고 수중기도 아니고 구름이야!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자가 제일 먼저 구름의 말을 듣고 머리가 팽글 돌았다. 산자가 웨친다. 내 뜻은 인제 산만 가리키는것이 아니야 산이란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의미가 없어 해방해방해방이야 나는 나 독립적인 나야 나도 생명이 있어. 이제부터 나는 요술쟁이란 말이야 나는 위인도 될수 있고 무골충도 될수 있고 허깨비도 될수 있고 사상도 될수있고 개 소 말 양도 될수 있고 굼벵이 신선 룡 파도 메뚜기 새 꽃 우산 투고 아유 너무도 많아 또 새것도 만들어 낼수 있어 장편소설을 써도 다 못쓰겠구나 . 얘 니 금방 뭐랬니 으응 알았다  어디 니만 그렇니 나도 그래 나도 그래 나도 그래 모든 체언들이 악마구리 터진듯 와짝 고아대였다. 용언이며 부사며 토들도 곁불에 무진장한 활무대가 생겼다고 부글부글 끓는다 북이 징이 가야금 새장구 젓대들이 저들도 좋다고 잎제히 아리랑 옹헤야 노들강변 가락을 줄줄이 뽑는다. 모든 글자들이 뛰쳐나와 덩실덩실 춤을 춘다  흥야라 붕야라 노래부른다 우야 와야 고함친다 하늘이 와르르 내려앉을 지경 짜장 경사로구나 
    단풍잎도 새로 만드는 하늘은 무궁하다

현대시 

이제 언어는 어머니 배꼽에서 금방 떨어진 영아 눈깜박할사이도 없이
진짜 그럴사이도 없이 당당한 어른이 되여 기습전을 벌인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태여난다태여난다 태여난다  노주빨초 파남보 눈뿌리 아찔한 소용돌이 혼돈혼돈혼돈 신기신기신기 은유의 숲 상징의 숲 빙글빙글 빙글 돌아돌아돌아 사람은 하늘을 밟고 뛰여다니고 해는 개미가 똥 차올리고 구름은 뜰에 내려와 열두발 상모로 하늘을 휘휘 젓는다 감는다감는다 감는다 어제어제어제 뜬다뜬다 뜬다 래일래일래일어디 갔냐갔냐갔냐 오늘오늘 오늘 자식 현대시 정말정말정말 무무무 시시하다

언어

내가 부르면 상상의 나무가지에 
파랗게 날아와  앉는 파랑새무리
새들의 노래에 괜히 신들리는 나
아야어여 가갸거겨
한낮이면 구름 되고 
한밤이면 별이 되는 
너희들 내 몸에서 흐르는 방방울울 피다
손가락끝에서 피빛만 보여도
아아. 온 몸에 전률이 이는것을

너의 채찍을 맞으며 

상상이여 나의 막역지우겨 
그대 언제 날 떠난적이 있었던가
당신은 채찍이 되여 언제나 날 뚜드리였다
피 터져야 정신을 춘적이 어디 한두번이였던가
나는 평생
너의 푸른 마차에 앉아
너의 채찍을 맞으며
무딘 칼을 갈아야 할 우스운 남자

다시 언어

누가 나한테 이리 고운 애들을 보낼가요 
피리를 불면 양떼처럼 모여오고
또 피리를 불면 해살처럼 흩어지는 애들을
마음따라
고운 노래를 튕겨주는 피아니스트
푸른 하늘에 비둘기 날리는 보동진 손

누가 나한테 이리 좋은 사랑을 주었을가요
비속을 걸어도 젖지 않는 옷
바위 튀는 찬 바람에도 
항상 따스함만 느끼는 마음

누가 나한테 이리 희한한 마술을 부여할가요
내 옷소매속에서 
나는 슬슬 만들어 내거든요 
꽃이며 나비며 태양이며 궁전이며

누구일가요 정녕 누구일가요

상징. 1

나는 너의 숲을 걸어가는 아이
잎새들의 친절한 속삭임
울긋불긋 웃고있는 꽃들의 향기향기
새들의 날개짓에 오르내리는
신비경 
기의 경
끝은 어디
꿀벌을 타고 날아날아
날아도 날아도 푸르른 바다
아이는 망망한 바다에서 
외로운 돛배를 타고 노를 젓는다

상징. 2

하얀 저 하늘끝에 깜장 별 하나 나는 그별을 따고 싶어 목이 마르다
마침 하늘에서 줄사다리 하나 내려온다 파란 줄 누시린 은빛 가름대
나는 총알처럼 달려가 사다리를 잡고 별따러 올라간다 이걸 어쩌지 두층게 오르면 한층게 떨어져 나가고 열층게 오르면 아홉층게 떨어져 나가고 아득한 구중천 깜장별에 목을 건 인생 어느새 물자루가 되다 드디여 깜장별을 잡았다 홀제 별껍질이 벗겨지면서 별이 황홀을 드러내다 나는 빛에 화뜰 놀라서 잡았던 손을 푼다 천야만야 떨어지면서 나는 한점 연기로 사라지고 푸른 하늘에 별 하나...

다시 상상

시의 위대한 어머니여 
내 피의 꽃이여


파편(문체)

어디 갔다 인제 오니 
요 각성받이 진주들아
너는 풀이불 덮고 한잠 잤지
너는 별의 코밑을 닦고 있었지
너는 사슴을 타고 뛰여다녔지
 너는 대돌밑에서 볕쬐임을 했지
내 발톱밑을 살그머니 간질인것은 네지
얘들아 저기저 가람을 봐
그름등을 타고 흐르는 저 가람을
유유히 날아예는 저 고니떼들
누시린 은빛으로 물결을 희롱한다
하늘이 진동하는구나
자, 인제 진주팔찌나 만들어 가지고
아가씨 구경이나 가볼가

이미지 

넌  내 손잡고 어디로 가니
조물주야
말짱 첨보는것들이구나
진달랜가 하면 진달래가 아니고
바윈가 하면 바위가 아니고
강아진가 하면 강아지가 아니고
죄다 이생저생에도 없는것들
불과 물의 살놀이로 태여난 이쁨들아

령감

어쩜 요렇게 여위였나 앙상이들아
무슨 피를 줄가 
무슨 살을 줄가
무슨 옷을 줄가

음 넌 개구리가 제격이겠다
푸른 피 푸른 살 줄테니
논에 가 벌레나 잡아
허허, 넌 뚝곰이 들어났어
곰피 곰살 곰털을 줄테니
산에 가서 밤알이나 주어먹어
빼빼 말라도 넌 곱상이구나
해가 되여 하늘이나 닦아
미안해 네 상은 미친개상이구나
몸둥이 찜질이 닥치겠으니
미안해 아무것도 줄수 없구나
예술이여 다시는 이런 밉상을 보내지 마소서
열삭이나 잉태하였다 낳는건데
괴물스러우면 얼마나 민망스럽다구요

야 , 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

상관물

괴짜괴짜괴짜
보들레르 몸에다 랭보옷 입고
말라르메 안경에다 발레리 지팡이를 짚고
로르까 장갑에다 준자부로 신을 신도
뚜걱뚜걱뚜걱

요귀요귀요귀
하늘 천장에다 돌멩이를 붙여놓고
함박꽃네 집이랬지
어제밤 불과 물이 한 침대에서 꼬옥 끌어안고 잤다고 그랬지

산파산파산파
물속에 들어가 메새를 낳는
바위속에 들어가 망아지는 낳는
풀잎속에 들어가 궁궐을 지어내오는
으하하 미쳐미쳐서 미쳐 사는 꽃이야

또다시 상상

누가 내 발을 묶으려 하는가
누가 내 손을 묶으려 하는가
나는 고삐 없는 말이다 바람이다
모든 장벽을 물보라로 휘날리고
모든 천정을 분수로 뿜어버린다
썩는 묵밭을 쓸어버리고
나이 오붓한 터전을 닦는다
구리빛 팔에 안긴 
아가씨 하얀 배가 뿜어내는
울음소리
무지개정글에서 무성하는 키스
오, 나의 천사들이여 
때려라 부셔라 낳아라

시인 

뒤에는 발자국
앞에는 가시밭
발자국에선 물 한방울 해를 모욕시키고
가시밭엔 가시 우거져
바람도 피 터질가 들어서기 저어한다

시인은 잔혹한 짐승이라더라
가마뚜껑같은 발바닥으로 가시밭을 쓸어버리고
한뙈기 땅위에 
찬란한 묘비 하나 세운다

시인은 리스트라더라 
언어의 피아노에 앉아
짐승의 울부짖음에 청자빛을 반죽하여 
아침 빛소리를  새긴다

 나의 수의를 짜고있다

시는 나의 수의를 짜고있다
나는 씨실날실을 보내주어야 한다
무릎에 빨간 꽃이 커다랗게 피여있다
눈이 찡그러지게 손목이 아프다
비비는 씨실이 고르지 않아 꼴불견이다
그나마 바람이 숭숭 나들게 짜여져 어쩌는가
나의 시신에 수의를 입히며 사람들은 말하리라
무슨 수의 를 이따위로 지었는가
발가락도 눈도 그것도 다 가릴수 없게 
자식 못나게 살더니 수의도 못나게 갖췄네

나의 노래 . 1

사람들은 나를 시인이라고 한다
나는 시인이 아니라 바람쟁이이다
나는 언어와 바람을 피운다
언어는 내 즙을 맛있게 쫄쫄 빨아먹고
꽃을 낳는다
언어보다 꽃은 얼마나 더 고운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언어를 버리고 꽃과 바람을 피운다
언어는 옆에서 낄낄거린다
웃으라면 웃으라지
나는 성난 짐승이 되여 꽃을 짓뭉갠다
꽃잎은 나를 갈갈이 찢고 내 령혼을 말끔히
쪼아먹고 황금열매를 낳는다
나는 사리를 얻은 중이 되여
땀을 훔치고 또 바람 피울 궁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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