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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표작으로 보는 광복以後 시: 박두진 - 靑山道
2015년 12월 14일 02시 38분  조회:2718  추천:0  작성자: 죽림
 

   청산도(靑山道)

                   /박두진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 둥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 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해설> 1949년 출간한 박두진의 시집 [해]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박두진의 시는 어떤 근원적인 것에서 시상을 얻어 시를 형상화하는 시인이다. 그의 초기 시, 특히 시집 [해]의 근원적인 요소는 ‘해’와 ‘산’으로 나타난다. 그가 노래한 시 <청산도>의 ‘산’은 정지된 채 하늘 높이 우뚝 솟은 산이 아니라, 생동감 있는 생명을 지닌 움직이는 산이다. 그래서 시인은 물의 이미지로 ‘산’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산’은 순수한 평화와 아름다운 서정으로 가득찬 생명의 공간이다. 시인이 이 시를 쓴 것은 혼란과 무질서로 가득한 해방 직후의 시기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세상은 티끌과 벌레로 들끓고 있고 어둠의 세력들로 앞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인은 밝은 햇살로 가득찬 건강한 공간과 ‘볼이 고운 사람’이 존재하는 미래상을 보여 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산’은 시적 화자로 하여금 가슴에 담겨진 생각들을 토로하게 하고, 시적 화자는 ‘산’을 통해 자신의 간절한 염원을 토로하게 되는 것이다. 박두진은 자기의 개성적인 산문적 운율을 이 작품을 통해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흐름이 빠르면서도 유려한 그의 운율은 그 자체가 건강한 생명의 흐름을 나타낸다. 시적 화자가 바라는 세계는 도래하지 않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맑고 건강하고 순수한 세계가 틀림없이 도래할 것을 열망하고 있다. (김원호, 홍현다랑 '박두진의 청산도 시감상과 분석')

 

* 이 시는 '청산'을 의인화하여 이상적인 세계를 향한 간절한 소망을 화자가 '청산'에게 호소하는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청산'은 화자의 소망을 들어주는 대상이며 동시에 화자가 바라는 순수한 이상세계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곳에서 화자는 '볼이 고운 사람'을 간절히 기다리는데, 이는 '청산'이 화자가 원했던 이상적인 공간이기는 하지만 아직 무언가 결여되어 있는 불완전한 세계임을 확인해 준다. 따라서, '청산'은 이상향의 실현이 멀지 않은 가능성의 공간, 즉 미래 지향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자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현실 인식에 바탕하고 있으나 강한 생명력을 지닌 미래 지향적인 이상향을 설정하여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 (한권에 잡히는 현대시)

 

 

* ​광복 직후에 씌어진 이 작품은 건강한 이미지를 지닌 청산이라는 자연물을 소재로 삼아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시인 특유의 이상향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이야기한 산문시이다. (두산백과)

 

 

 

 

 

 

 

 

 

 

 

 

 

 

 

 

 

 

 

 

 

 

 

 

 

 

 

 

 

            <박두진(朴斗鎭): 1916 - 1998>

 

* 1916년 3월 10일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하였다.

* 1939년 문예지 [문장(文章)]에 시가 추천됨으로써 시단에 등단하였다. 
* 1946년 박목월(朴木月), 조지훈(趙芝熏)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한 이래,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 권의 시집과 평론·수필·시평 등을 통해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연세대·우석대·이화여대·단국대·추계예술대 교수와 예술원 회원을 역임했다.

* 아세아자유문학상(1956)·삼일문화상(1970)·예술원상(1976)·인촌상(1988)·지용문학상(1989) 등을 수상했다.

* 저서에 [거미의 성좌], [고산식물], [서한체], [수석연가], [박두진문학전집] 등이 있다.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안성시립보개도서관 박두진 시비, 시제는 '고향'>

 

고향 (故鄕) /박두진 

 

故鄕 이란다 
내가 낫 자라난 故鄕 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얼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여 나던 곳 
짚자리에 떨어져 첫소리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故鄕 이란다


靑龍山 옛날같이 둘리워 있고 
우러르던 예 하늘 푸르렀어라
구름 피어 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 떼들 지줄대건만 
막쇠랑 북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가고 
둘 이만 나룻 터럭 거칠어졌네


二十年 흘렀는가 덧 없는 歲月 
뜬 구름 돌아 오듯 내가 돌아 왔거니 
푸른 하늘만이 옛처럼 포근 해 줄뿐
故鄕은 날 본듯 하여
또 하나 어디엔가 그리운 故鄕
마음 못내 서러워 눈물져 온다


엷은 가을 볕 
외로운 산기슭에 아버님 무덤
산딸기 빠알갛게 열매져 있고 
그늘진 나무 하나 안 서 있는곳 

다른 새도 한마리 와서 울지 않는다 
石竹이랑 산菊花랑 한 묶음 산꽃들을 꺽어다 놓고 
아버님 
부를 수도 울 수도 없이 한나절 뷘산에 목메여 본다 
어쩌면 나도 와서 묻힐 기슭에 뜬 구름 바라보며 호젓해 본다

 

 

 

 

<서울 남산 문학의집(김영랑 박두진 서정주 윤동주 유치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기좌리 안성시립보개도서관 3층 박두진 문학테마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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