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명사 시인과 명시 꽃
2016년 01월 02일 20시 10분  조회:3468  추천:0  작성자: 죽림

꽃 / 조병화


꽃이 스스로 혼자 피어서 
한동안 이승을 구경하다간 
스스로 사라지듯이 
나도 그렇게 구경하다 가리

꽃이 꺾이면 꺾이는대로 그렇게 
꺾여가듯이 
나도 그렇게 
이승을 살다 가리

꽃이 어느 불행한 시인에게 
눈에 들어 
사랑을 받듯이 
나도 그렇게 
어느 불행한 여인에게 눈에 들어 
아, 그렇게 사랑을 받았으면

 


꽃을 버릴 때처럼 / 조병화


꽃을 버릴 때처럼 
잔인한 마음이 있으리

아직도 반은 살아 있는 꽃을 
버릴 때처럼 
쓰린 마음이 있으리

더우기 시들은 꽃을 버릴 때처럼 
애처로운 마음이 또 있으리

한동안 같이 살던 것들 
같이 지낸 것들 
같이 있었던 것들을 
버릴 때처럼 
몰인정한 마음이 있으리

아, 그와도 같이 
버림을 받을 때처럼 
처참한 마음이 또 있으리 

 


꽃 / 유 치 환


가을이 접어드니 어디선지
아이들은 꽃씨를 받아 와 모우기를 하였다
봉숭아 금전화 맨드라미 나발꽃
밤에 복습도 다 마치고
제각기 잠잘 채비를 하고 자리에 들어가서도
또들 꽃씨를 두고 이야기---
우리 집에도 꽃 심을 마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느덧 밤도 깊어
엄마가 이불을 고쳐 덮어 줄 때에는
이 가난한 어린 꽃들은 제각기
고운 꽃밭을 안고 곤히 잠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꽃 /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北)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꽃 / 박두진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 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섶 위에 떨궈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꺼질 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靜寂).

펼치면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湖心)아.

  


꽃 / 박양균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망(亡)한 
이 황무(荒蕪)한 전장(戰場)에서 
이름도 모를 꽃 한 송이 
뉘의 위촉(委囑)으로 피어났기에 
상냥함을 발돋움하여 하늘과 맞섬이뇨.

그 무지한 포성(砲聲)과 폭음(爆音)과 
고함(高喊)과 마지막 살육(殺戮)의 피에 젖어 
그렇게 육중한 지축(地軸)이 흔들리었거늘

너는 오히려 정밀(靜謐) 속 끝없는 
부드러움으로 자랐기에 
가늘은 모가지를 하고 
푸르른 천심(天心)에의 길 위에서 
한 점 웃음으로 지우려는가-.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 김춘수


그는 웃고 있다. 개인 하늘에 그의 미소는 잔잔한 물살을 이룬다. 
그 물살의 무늬 위에 나는 나를 가만히 띄워 본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한 마리의 황나비는 아니다. 
물살을 흔들며 바닥으로 바닥으로 나는 가라앉는다. 
한나절, 나는 그의 언덕에서 울고 있는데, 
도연(陶然)히 눈을 감고 그는 다만 웃고 있다.
                

[출처] 꽃에 관한 명시들|작성자 헌책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Total : 46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64 윤동주 시를 다시 공부하다(시 제목을 클릭한 다음, 訪問文章을 클릭해 보기)... 2024-08-23 0 283
463 해연의 노래 - 막심 고리키 2018-03-14 0 3641
462 [명시감상] - "새로운 길" / 윤동주 탄생 100돐 기념하여... 2017-12-30 0 3225
461 시인들이여, 수천의 박수소리를 불러일으킬수 있는 시를... 2017-09-14 1 2352
460 "이 세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렇게 흘러보내야 하나" 2017-09-03 0 3239
459 "말똥가리 시인",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2017-05-23 0 3032
458 시인은 나비와 함께 해협을 건너갈줄 알아야... 2017-05-23 0 3593
457 명문을 읽으면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2017-03-16 0 3366
456 내 둘레에 둥근 원이 있다... 2017-02-19 1 2909
455 "동주에게 편지를 보내고싶다..." 2017-02-08 0 2653
454 달문 여는데 보름 걸리고, 달문 닫는데 보름 걸리다... 2017-02-08 0 2728
453 하늘도 해를 팔다... 2017-02-04 0 2627
452 청산별곡 2017-02-02 0 2886
451 2017년 <<신춘문예>>당선작 시모음 2017-01-02 0 4349
450 백거이(白居易) 시를 재다시 음미해보다... 2016-12-31 0 7010
449 중국 古詩 10 2016-12-25 0 3096
448 "술타령" 시인 문학소년소녀들에게 꿈의 날개를... 2016-12-12 0 2647
447 [명시감상] - 자유 2016-12-05 0 3057
446 3 = 30 = 2 = 6 = 15 = 1 = 두줄 2016-11-28 0 2785
445 시인, 시, 그리고 번역... 2016-11-27 1 3502
444 [명시감상] - 황무지 2016-11-27 0 3219
443 詩에 독자들이 밑줄을 긋도록 써라... 2016-11-26 0 2993
442 "150 000 000" 2016-11-26 0 3058
441 테트 휴즈 시모음 2016-11-26 0 2935
440 미국 시인 - 알렌 긴즈버그 2016-11-26 0 3231
439 이육사 시 중문(中文)으로 읽다... 2016-11-15 0 2976
438 타고르 詩를 보다... 2016-11-14 0 3340
437 남미주 아르헨티나 문학 거장 - 보르헤스 2016-11-07 0 2743
436 미국 녀류시인 - 에밀리 디킨슨 2016-11-07 0 3970
43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가... 2016-11-06 0 4400
434 해외 시산책 2016-11-06 0 2822
433 미라보 다리 아래 강물은 지금도 흐르고... 2016-11-06 0 3005
432 아름다운 세계 명시속에 흠뻑 빠져나볼가... 2016-11-06 0 3920
431 프랑스 상징파 시인 랭보 시 다시 새기다... 2016-11-05 0 3496
430 "세계는 소리와 맹위와 불로 가득 차고"... 2016-11-01 0 2730
429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2016-11-01 0 3110
428 장편 서사시 <<백두산>> / 조기천 2016-11-01 0 4268
427 미국 "생태주의" 방랑시인 - 게리 스나이더 2016-10-28 0 4310
426 아랍 "망명시인", 령혼의 나팔수 -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2748
425 타이타닉호는 침몰되지 않았다... 2016-10-20 0 254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