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은유에 관한 보고서
2016년 02월 05일 02시 04분  조회:3703  추천:0  작성자: 죽림

치환은유와 병치은유
        ㅡ(은유에 관한 보고서) 

- 홍문균선생의 '시어론'에서 



1) 옮겨놓기 

비유가 단순히 유츄에 의한 유사성의 발견이나 말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장식이거나 새로운 말의 창조라는 수사학적 논리로는 미흡한 것이며 차라리 비유의 현대적 논의에서 보여주고 있는 언어의 상호작용이나 긴장관계에서 그 가능성의 단서를 발견케 되는 것이다. 

동일성이니 유추적이니 하는 사고나 상상의 범주에서 이해하려는 비유의 기능이란 결코 시어법의 전유물이 아니라 산문을 포함한 일반적 어법에서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유의 본질은 어떤 사물을 드러내기 위해 그와 유사한 다른 사물을 비교하여 설명하는 어법이다. 비교를 위해서는 먼저 설명하려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것과 빗대어 볼 보조대상도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두 사물간의 유사성이나 이질성을 통하여 대상을 보다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유를 의미의 전이로 설명했고 이러한 의미의 이동을 대치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대치론의 맥락에 치환은유, 즉 옮겨놓기 은유가 있다. 치환은유란 두 사물간의 비교가 아니라 A라는 사물의 의미가 B라는 사물에 의해 자리바꿈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형태상으로 보면 'A는B이다'라는 구문이 성립한다. 


이상은 
아름다운 꽃다발을 가득 실은 
쌍두마차였습니다. 

현실은 
갈갈이 찢겨진 두개의 
장송의 만가였습니다. 

아하! 내 청춘은 
이 두 바위 틈에 난 
고민의 싹이었습니다. 


- 김용호의 '싹' 

이 시는 옮겨놓기의 일반적 전형이라 할수 있다. 제목이나 관념자체가 일상적인데다 이를 해명하는 유추의 매체도 현실에서 선택한 옮겨놓기의 형태다. 첫연에서는 이상은 쌍두마차, 둘째연에서는 현실은 만가, 
셋째연에서는 매체 상호간에 어떤 유사성을 토대로 해서 그 의미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유사성이란 덜알려진 것과 잘 알려진 것의 종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상, 현실, 청춘이란 구체적인 형태가 없는 모호한 관념의 세계다. 
그러나 쌍두마차, 만가, 싹은 구체적으로 실감할수 있는 사물들이다. 
이와같이 모호하고 불확실한 원관념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이미 잘알려진 여러개의 보조관념으로 전이되어 의미의 변용 내지 확대를 가져온다. 
그러나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합도 물론 동일성을 근거로 하고 있는 것이며 이 동일성은 단순한 외형상의 근사한 특질이라기 보다 정신적이고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동일성이다. 
 

 

 


 

 

 

 

 


2) 마주놓기 

그러나 휠라이트는 시에서 은유의 진수는 의미의 옮겨놓기가 아니라 병치, 즉 마주놓기의 관계에서만 보다 철저히 밝혀질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치환과 병치 은유를 epiphor 와 diaphor로 표기한다. 여기서 phor가 의미론적 전환change를 뜻하며 접두사인epi 는 포개어짐,dia는 통과함 through라고 할때 치환과 병치의 근본적 속성을 확인케 된다. 

그는 의미론적 전이가 신선한 방법으로 어떤 경험, 실제적이거나 상상적인 것의 특수성을 통과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것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것은 치환에서 처럼 어느 한쪽으로의 합침이 아니라 서로 각각 대결 상태를 유지하면서 제 3의 효과나 의미나 정서를 자아내게 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예술의 형식 가운데 비 대상 음악과 추상회화가 추구하는 의미의 공간이라 할수 있다. 
이들은 수단으로서의 리듬이나 선 혹은 색채가 거의 완벽하게 목적으로서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시의 경우 이러한 견해는 일찌기 사르트르에게서 천명된바가 있다. 
그는 시는 수단으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사물로서의 언어를 특질로 한다는 것이다. 

식당의문깐에방금도착한X웅같은붕우가헤어진다. 
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각을짓밟는군용장화~(한자가 어려워 더이상못쓰겠음) 

-이상의 '건축무한육면체각체'에서 

이시는 X웅같은 붕우의 헤어짐' '삼륜차에 적하되는 각설탕','명각을 짓밟는 군용장화'라는 전혀 유사성없는 사건들이 폭력적으로 병치되어있는 시다. 
따라서 이러한 시에서는 의미를 암시한다기 보다 존재를 표상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이질적인 사물들이 이렇게 대치하여 무질서하게 병치됨으로써 의미나 정서의 충돌을 느끼게 한다. 

병치 은유의 진가는 이처럼 시 속에서 새롭게 고안된 배열, 곧 병치의 형식에 의해서만 드러나는 어떤 다양한 특수성의 세계 인식에 있다. 


한 모퉁이는 달빛 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 그 마당(사원) 한 구석 
잎사귀가 한잎 두잎 내려 앉는다. 

- 김 종삼의 '주름간 대리석' 

이 시는 마당을 무대로 하여 두 개의 상반된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마당 한모퉁이에 '달빛드는 낡은 구조의 대리석'이고 다른 하나는 마당 한 구석에 내려 앉는 한잎 두잎의 잎사귀이다. 
이처럼 마당 모퉁이와 마당 구석이 대칭된 자리에 대리석과 낙엽이 당돌하게 마주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유사성이나 동일성으로 옮겨보기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전혀 이질적인 사물들이 마주보기 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병치의 상황은 결코 한 사물을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새로운 분위기나 의미를 창조하려는 계획이다. 

여기서 존재의 리얼리티를 새롭게 인식할수 있는 것이다. 


군중 속에 낀 이 얼굴들의 환영 
비에 젖은 검은 나뭇가지에 걸린 꽃잎들 

- 파운드의 '지하철 정류장'에서 

첫행의 '얼굴들'과 둘째행의 '꽃잎들'이라는 이미지는 단순히 하나의 인상적 대조를 보일 뿐이다. 이들 두 이미지의 관계는 표시적이라기 보다는 제시적이라 하겠다. 두 이미지의 사이에서 독자가 포착하거나 포착한다고 생각하는 유사성은 전체적이 아니라 귀납적이다. 
그러나 대조적인 시행임에도 불구하고 옮겨보기의 뉘앙스가 어느 정도 내포되었다고 볼수 있다. 얼굴들의 환영과 나뭇가지에 걸린 꽃잎들은 서로 병치된 인상을 주면서도 얼굴이 꽃잎으로 대치된 치환적 구성임을 알수 있다. 
따라서 병치와 치환의 어법은 엄격히 구분될 것이 아니라 병치에 가까운 치환의 시법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병치 은유 자체가 치환은유적 배음(Over Tone)을 환기하거나 상이한 치환은유들이 단순한 관념을 위한 매체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재적 이미지들의 신선한 병치를 통해 독자의 세계를 보여주거나 병치 은유처럼 고립된 거싱 시 전체의 문맥에 따라 치환은유가 되며 그 역도 가능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치환은유가 시 속에서 맡는 역할은 의미 significance를 제시함에 있고 병치은유의 역할은 존재 presence를 창조함에 있다 할수 있다. 따라서 이상적 시어의 은유적 어법은 치환과 병치 양자를 동시에 조화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에 있어 비유어의 정당한 의미는 비교나 대조나 유추에 의한 동일성의 발견이라는 차원을 넘어 비동일성에 의한 폭력적 결합과 창조에 있으며 어떤 사물을 쉽게 인식하고 표현하려고 원관념에 보조관념을 동원하거나 주지와 매체의 형식을 빌었던 수사학적 방식이 아니라 이질적 언어를 병치시켜 언어의 상호작용, 긴장관계를 조성하고 이로써 새로운 의미와 정서와 리얼리티를 창조하는 독특한 어법에 있음을 알수 있는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42 력사속의 시인 모윤숙... 2016-01-31 0 3749
1041 력사속의 시인 노천명... 2016-01-31 0 4452
1040 詩는 언어를 통해 언어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2016-01-31 0 4793
1039 예쁜 詩는 좋은 詩가 아니다... 2016-01-31 0 5117
1038 詩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 2016-01-31 0 5932
1037 詩씨기에서 동심적 발상을 하라 2016-01-31 0 4032
1036 詩쓰기에서 고정관념 깨고 상상의 날개를 활짝... 2016-01-31 0 3927
1035 독서광 - 책벌레 - 1억1만3천번 읽다... 2016-01-26 0 4092
1034 문덕수시론 2016-01-22 0 4891
1033 詩를 왜 사랑하는가?! 2016-01-22 0 3932
1032 (자료) 중국조선족문학 개요 2016-01-22 0 4324
1031 잊혀진, 잊지말아야 할 조선족천재시인 - 주선우 2016-01-22 0 4449
1030 건국후, 조선족시인으로서 첫 개인시집 출판한 주선우 2016-01-22 0 4529
1029 詩의 시대, 詩의 위기, 詩의 소멸... 2016-01-21 0 4739
1028 詩와 함께 평생을 살기로... 2016-01-21 0 5193
1027 詩는 언어로 짓는 寺院 2016-01-21 0 4940
1026 '2016 신춘문예 童詩 당선작 2016-01-21 0 3755
1025 (자료) - 현대시 흐름 2016-01-21 0 4415
1024 詩를 주문제작해 드리는 시대가 왔다... 2016-01-21 0 3876
1023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리유?- 2016-01-21 0 4334
1022 문학을 기존안에 가두려는것 폭력? 전통시는 死亡? 2016-01-21 0 3502
1021 <론쟁> = 시인는 언어질서 파괴자? / 극단적 "미래파 시"는 사기? 2016-01-21 0 3433
1020 시문학의 현주소? / 오감도! 육감도? 2016-01-21 0 3818
1019 이상한 시나라에서 이상한 시인모임 2016-01-21 0 3587
1018 김철호 詩評/ 최삼룡 ... 김철호론/ 김만석... 2016-01-20 0 3800
1017 시에 안부를 묻다... 김영건 시인 2016-01-20 0 3558
1016 미래파 = 전위예술운동 2016-01-20 0 3516
1015 사전에 없는 말, 장난처럼 꺼낸 말... 2016-01-20 0 3744
1014 <<서정시파>>냐?! <<미래파>>냐!?... 2016-01-20 0 3313
1013 미래파시와 미래파시인은 미래가 있을가... 2016-01-20 0 4170
1012 詩밖의 詩의 낯선 세계에로 들어가 보다... 2016-01-19 0 3775
1011 왜 미래파?... 시, 시인, 독자... 2016-01-19 1 5580
1010 詩를 보면 詩人을 알것 같은, -시의 문을 두드려라... 2016-01-19 1 3750
1009 미래파 시인들과 다시 보는 李箱, 그리고 白石 2016-01-19 0 3800
1008 시, 시인, 그리고 그 가족들 - 이육사시인 형제들 2016-01-18 0 6404
1007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형은 시인, 동생 둘 中 한사람은 소설가, 다른 한사람은 극작가... 2016-01-18 0 5528
1006 시다운 詩, 시인다운 詩人을 찾아보기... 2016-01-17 0 4033
1005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이은상 시인 2016-01-15 0 8911
1004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황지우 시인 2016-01-14 0 4287
1003 민요詩, 詩人, 讀者... 2016-01-14 0 7852
‹처음  이전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