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라지지만 글자는 영원히 남는다...
‘감독님’에서 ‘미용실 원장님’까지 줄줄이 거론하며 시간을 늘이는 배우들의 수상소감이 마뜩한 것은 우리만의 일이 아닌 듯 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OOO에게 감사한다”며 이름만 나열하는 수상소감이 사라질 전망이다.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아카데미협회는 수상자들이 신세진 사람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감사하는 수상소감을 금지하는 새로운 시상식 규칙을 제정했다. 대신 수상자가 미리 제출한 ‘고마운 사람 명단’을 뒤편 스크린을 통해 자막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자는 영원히 남는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
실제로는 길고 지루한 수상소감을 방지하며 TV 시청률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이다. 수상 소감 시간 역시 45초로 제한키로 했다.
이와 함께 14일(현지시간)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BAFTA에서 최초의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디캐프리오는 “청소년 시절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 이스트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는데 어머니가 매일 세 시간씩 운전해 다른 지역 학교로 데려다주셨다.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며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오늘이 어머니 생신이다. 사랑한다”며 입으로 ‘쪽’ 소리를 냈다.
이날 ‘잡스’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케이트 윈슬렛 역시 “자신을 의심하는 모든 젊은 여성들’에게 상을 바친다”는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때 ‘뚱뚱한 여자’ 배역을 맡으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지금의 나를 보세요”라고 외쳤다.
[중앙일보] “OO감독님·OO선배님 감사합니다”…아카데미, 이런 수상소감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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