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6월 2024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29
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솔솔 동시향기 흩날리는 동시인 ㅡ 강려
2016년 10월 14일 22시 10분  조회:3027  추천:0  작성자: 죽림

솔솔 동시향기 꽃 되여 흩날리네
―강려가 흔들어주는 동시묶음에 취하여

편집: [ 리영애 ]  [ 길림신문 ] 발표시간: [2015-06-03 

꽃가루에 이슬 섞어 꽃떡 빚으면 이보다 향기로울가

흰구름에 꿀꿈 얹어 희망 싹트면 이보다 아름다울가

요즘 우리 문단에는 그야말로 티없이 맑은 동심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며 졸졸졸 흐르는 시내물마냥, 돌돌돌 구르는 조약돌마냥 아름다운 동시를 바람결에 흩날려 그 상큼한 향을 솔솔솔 피워올리는 동시인이 있다. 누구보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누구보다 맑은 심성으로 동시를 폭폭 퍼올리는이가 바로 강려 동시인이다.

나는 강려를 모른다. 《중국조선족열린문인회》라는 카페에서 카페지기를 맡고있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두루 만나 인사를 나누듯이 그렇게 강려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가 큐큐를 추가해와서 그것으로 몇마디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그게 전부다.

그뒤 어느날인가 나는 강려가 보내준 그녀의 처녀동시집 《또르르 뱅뱅》을 받아보게 되였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 동시집에 빠져버리고말았다.

이미지시들은, 시라는 렌즈를 통해 시적대상이 독자들의 시망막에 뛰여든다. 좋은 렌즈일수록 투명도가 높아서 시적대상이 눈앞에 보이는듯 생동할것이고 훌륭한 렌즈일수록 시적대상의 다양한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진풍경을 연출해보일것이다. 이때 렌즈(시)는 전혀 시인의 재간에 따라 좋은 렌즈가 될수도 있고 훌륭한 렌즈가 될수도 있는것이다.

강려는 세상 색색의 이미지들을 독자들한테 보다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해 늘 렌즈를 갈고 닦기에 게으르지 않으며 렌즈의 변형(오목렌즈, 볼록렌즈, 프리즘 등)을 통해 평범한 이미지들을 밝고, 맑고, 깨끗하고, 향기나게 독자들앞에 펼쳐보이고있다.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강려의 렌즈(동시다발)는 과연 어떤 이미지들을 우리앞에 펼쳐보일것인가. 하나씩 만나보기로 하자.

《함박꽃》에서 시인은 함박꽃을 하얀 이남박이라고 이름지어주고는 해님의 노란쌀에 구름의 샘물로 나비가 팔랑팔랑 쌀 인다고 표현하고있다. 너무 아름답다. 한수의 짧은 동시인데 신비한 동화세계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동시속에 온전히 빠진 동시인만이 이런 아름다운 경지에 이를수 있는것이리라.

《별》에서 시인은 하늘을 호수로, 별을 꽃붕어로 보고있다. 아이들의 시각에 알맞는 비유이다. 그런 동시적발견은 달님이 지나가며 하얀 밥알 뿌리고 꽃붕어들이 그걸 받아먹는것으로 승화되고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동시가 이렇게 살아날수도 있다는게 마냥 신기하다.

《달빛1》에서 시인은 달빛살을 창문발로 보고있다. 그걸 귀뚜라미가 자꾸 풀어내리고있다. 달빛 고요로운 밤, 온 대지에 하얗게 실실이 드리우는 달의 빛살들, 그리고 귀뚤귀뚤 울어대는 귀뚜라미소리… 고즈넉한 밤에 연출되는 풍경화이다. 게다가 정적인 사물(달빛)이 동적인 의미(귀뚜라미에 의해 풀리는)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달팽이2》에서 시인은 간결미의 극치를 보여주고있다. 《딱/ 고기 한점 넣은/ 항아리 지고/ 엉금엉금》 자고로 달팽이를 묘사한 시들은 엄청 많다. 그러나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일목료연하게 보여준 시는 흔치 않다. 이는 시인이 평소 많이 관찰하고 많이 사색하면서 시어를 끊임없이 다듬어온 노력의 결정체이리라.

그럼 《얼음장》은 또 어떤가. 나는 겨울이 잉태한 하얀 곰이다. 풀리는 강물에 찰싹찰싹 엉뎅이를 얻어맞는 하얀 곰이다. 그래서 화가 나서 퉁방울눈 부릅뜨고 봄물 쫓아가다가 그만 녹아흐르며 나를 잃고만다. 형상적이면서도 동시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있다.

《진달래1》에서는 진달래가 분홍빛 봄을 토하고있다. 개구장이 구름이 물총을 쏘아대도 꽃잎은 젖지 않고 오히려 은구슬 금구슬을 굴린다. 그 어떤 진달래보다 형상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생활의 론리를 떠나지 않으면서도 생활에서 껑충 뛰여올라있다.

시인의 눈에 《토끼》는 어느 아이가 굴려놓은 눈덩이다. 그래서 그 눈덩이는 넘넘 부드럽고 살살 녹기도 한다. 그러나 토끼에는 분명 생명이 깃들어있었으니 퐁퐁 뛰기도 한다. 재치의 극치라 해야겠다.

《봄은야1》은 봄을 강물로 보고 거기에서 풀, 꽃, 잎들이 방게가 되여 나오는것으로 묘사되고있다. 봄을 맞아 온통 햇순들이 고개 쏘옥쏘옥 내미는 모습들을 굉장히 멋진 이미지로 형상화하고있다.

《연필》이 이번에는 딱따구리로 변한다. 딱따구리가 되여 글나무를 키운다. 이 정도라 해도 동시로는 훌륭하다. 그러나 시인은 한차례 비약을 더해본다. 그래서 나는 방아공이 되여 콩콩 글콩 찧는다. 콩콩이라는 의성어에 글콩이라는 새뜻한 낱말을 만들어내 조합시킴으로써 시의 형상화가 재미스럽게 된다.

《이슬》에서는 이슬이 은빛공기돌이 된다. 바람이 다가와 통통 튕기며 혼자 놀고있다.

그랬다. 강려는 동시라는 렌즈를 들이대고 시적대상물들을 가지고 놀고있었다. 그 모습은 어린 소녀가 강가에 앉아 혹은 풀 푸르고 꽃 고운 들녘에 앉아 물과 돌과 꽃과 풀과 새와 바람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다름아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지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것으로 덜어도 더해도 안되는, 꼭 알맞는것들이다.

강려의 눈에 비친 시적대상들은 일제히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동화적색채가 다분한 모습으로 탈바꿈한 뒤 우리앞에 나타난다. 강려가 들이댄 렌즈(동시)를 통해 우리는 지극히 평범하고 그래서 우리가 평소 쉽게 스쳐버렸던 모든 주변 사물들이 사실은 그토록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며 그런 아름다움의 세례를 받고난 뒤 우리는 일상에서 얼룩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풀이 피여나고 꽃이 미소 짓고 나비가 한들거리고 구름이 낮잠 자고 물이 흐르고 달빛이 부서지는 등 이 모든 자연의 이야기들은 강려의 동시를 통해 새록새록 새롭게 되살아나고 살아나서는 신기한 모습으로 우리앞에 다가오며 다가와서는 우리의 얼룩을 닦아준다. 동시를 읽는 대상인 어린이들은 강려의 동시를 보면서 동심을 더욱 보듬게 될것이며 맑은 심성을 키우게 될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는 열 사람의 어른이 해내지 못하는 일을 강려는 동시 한수로 거뜬히 해내고있다는 말이다.

동시는 환히 피여난 꽃속을 팔랑이는 나비처럼 예쁜 존재이다.

동시는 아슴한 밤하늘 수줍게 미소 짓는 별들처럼 맑은 존재이다.

티없이 맑고 깨끗한것만이 통하는 동심세계, 동심세계에서만이 통하는 동시, 동시는 동심을 보듬어키우는 요람과도 같은 존재이다.

동시는 아이들이 눈물방울을 단채 웃으며 읽을수 있는 문학이다.

동시는 슬프거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엄마와도 같은 존재이다.

동시를 모르고 성장한 아이는 얼마나 슬플가?

그런 동시를 강려는 너무 멋지게 아름답게 펼쳐보이고있는것이다.

어른들이 읽으면 반성을, 아이들이 읽으면 찬탄을 하게 만드는 강려의 동시들은 무궁한 매력으로 우리 조선족동시단에 이채로운 빛을 더해주고있다. 강려의 동시탐구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리 모두 지켜볼 일이다.

 

                                                                                         /해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02 "은진"과 동주 2016-11-11 0 3280
1801 "명동"과 동주 2016-11-11 0 2878
1800 詩人은 삶이란 진액을 증류해서 뽑아내는 련금술사이다... 2016-11-11 0 2646
1799 詩를 배우려는 초학자에게 보내는 편지 2016-11-11 0 2878
1798 詩란 의지와 령혼의 몸부림이다.../ 시의 흥취 10 2016-11-11 0 2771
1797 토템문화를 알아보다... 2016-11-11 0 2981
1796 가사창작할 때 <<아리랑>>을 람용하지 말자... 2016-11-10 0 3043
1795 개성이 없는 예술작품은 독자들의 호감을 살수 없다... 2016-11-10 0 2734
1794 가사창작도 예술품 제작이다... 2016-11-10 0 3197
1793 가사가 대중성이 없이 독서적인 향수를 느낄수 있어도 좋다... 2016-11-10 0 3133
1792 시조짓기에서 3장6구는 완결된 뜻의 장(章)을 이루어야... 2016-11-10 0 3097
1791 詩作할 때 민족의 정서와 녹익은 가락을 집어 넣어라... 2016-11-10 0 3143
1790 심련수, 27세의 짧은 생애에 근 250여편의 문학유고 남기다... 2016-11-10 0 3253
1789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16-11-10 0 2980
1788 일기책에 늘 단시를 적으라... 2016-11-10 0 2905
1787 詩는 그래도 탁마해야 제맛이 난다... 2016-11-10 0 2874
1786 세우는데는 석삼년, 허물어 버리는데는 "단 하루 아침" 2016-11-10 0 2943
1785 노루 친 막대기를 석삼년, 아니 30년 더 넘어 우려먹다... 2016-11-10 0 3252
1784 중국 조선족 문학사에서 첫 "단행본아동작가론" 해빛 보다... 2016-11-10 0 2957
1783 詩人은 시시비비, 진진허허의 대문을 여는 도인이다... 2016-11-10 0 3689
1782 詩人이라 하여 모두가 詩人인것은 아니다... 2016-11-10 0 3044
1781 늦둥이 시인 하이퍼시집 낳다... 2016-11-10 0 3660
1780 중국 조선족 문단 생태문학을 알아보다... 2016-11-10 0 3034
1779 참된 문학은 머물러있는 문학, 가짜문학은 흘러가는 문학 2016-11-10 0 3233
1778 중국 조선족 시조문학을 파헤쳐보다... 2016-11-10 0 3341
1777 리상각 / 김관웅 / 조성일 / 허동식 2016-11-10 0 3366
1776 중국 조선족 록의 왕 - 최건도 음유시인 아니다?... 옳다...! 2016-11-10 0 3101
1775 윤동주의 시는 현실적 모순의 내면적인 목소리이다... 2016-11-10 0 3326
1774 "내 령혼이 내 말 속으로 들어간다"... 2016-11-09 0 3232
1773 詩는 감각과 정신을 제거한 무아에서 령감을 얻어 詩作해야... 2016-11-09 0 2838
177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시에 젖은 아이들은 아름답다... 2016-11-07 0 3695
1771 詩는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2016-11-07 0 3406
1770 그는 그람이라는 칼을 집어 두 사람 사이에 놓았다... 2016-11-07 0 3371
1769 거대한 장서더미속에서 맹인으로 보낸 인생의 후반부 빛났다... 2016-11-07 0 3276
1768 詩는 말을 넘어서 상징과 음악성속에 존재한다... 2016-11-07 0 4784
1767 최고의 작품은 최대의 상상에서 생긴다... 미국 포우 2016-11-07 0 3738
1766 가장 오랜전 <<령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者 - 플라톤...?...! 2016-11-07 0 3134
1765 중국 당나라 녀류시인 - 설도 2016-11-07 0 3351
1764 중국 유명한 시인들을 알아보기 2016-11-07 0 3190
1763 인생은 비극이라 생각할 때 비로서 살기 시작하는것... 2016-11-06 0 4120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