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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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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그는 누구인가...
2016년 10월 30일 21시 53분  조회:443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대 근대
출생일 1908년
사망일 미상
경력 조선일보 기자, 서울대학교 조교수, 신문화연구소 소장
유형 인물
관련 사건 한국전쟁
직업 시인, 문학평론가
대표작 기상도, 바다와 나비, 새노래
성별
분야 문학/현대문학

요약 1908∼미상. 시인·문학평론가.

개설

아명은 인손(寅孫). 호는 편석촌(片石村).
함경북도 학성 출생.

생애 및 활동사항

1914년임명보통학교(臨溟普通學校)에 입학, 1921년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普成高等普通學校) 중퇴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릿쿄중학[立敎中學, 또는 名敎中學이라는 설도 있음]에 편입했다.

1930년니혼대학[日本大學] 전문부 문학예술과를 졸업한 후 귀국하여 조선일보사 사회부 기자로 입사, 뒤에 신설된 학예부 기자로 옮겼다.

1933년김유정(金裕貞)·이태준(李泰俊) 등과 구인회(九人會) 결성에 참가하고, 1936년에 재차 도일, 센다이(仙台)의 도호쿠대학[東北大學] 영문과에 입학, 1939년에 졸업했다. 졸업논문은 영국의 문예비평가인 리처즈(Richards, I. A.)론이었다. 귀국 후(1939) 조선일보사 기자로 복직, 학예부장을 역임했다.

1940년 『조선일보』의 강제 폐간으로 한때 실직했으며, 1942년 낙향하여 고향 근처의 경성중학교(鏡成中學校)의 영어 교사로 부임했으며, 영어 과목이 폐지되자 수학을 가르쳤으며, 이 때의 제자에 시인 김규동(金奎東)이 있다. 1946년 1월 공산화된 북한에서 월남하였는데, 이 때 많은 서적과 가재를 탈취당해 곤궁한 나날을 보냈다.

1946년 2월 제1회 조선문학자대회 때 ‘우리 시의 방향’에 대하여 연설하였으나, 정부수립 전후에 전향하였다.

월남 후 중앙대학·연희대학 등에 강사로 출강하다가 서울대학교 조교수가 되고, 그가 설립한 신문화연구소의 소장이 되었다. 한국전쟁 때 미처 피난하지 못하고 북의 정치보위부에 의해 납북되어 북한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시기는 알 수 없다. 부인과 5남매가 서울에 살고 있다.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로 재직하면서 시 「가거라 새로운 생활(生活)로」(『조선일보』, 1930.9.6.)·「슈르레알리스트」(조선일보, 1930.9.30.)·「꿈꾸는 진주(眞珠)여 바다로 가자」(『조선일보』, 1931.1.23.)·「전율(戰慄)하는 세기(世紀)」(『학등』 창간호, 1931.10.)·「고대 고대(苦待)」(『신동아』 창간호, 1931.11.) 등을 발표하여 시단에 등단했다.

그리고 주지주의(主知主義)에 관한 단상(斷想)인 「피에로의 독백」(『조선일보』, 1931.1.27.)·「시의 기술·인식·현실 등의 제문제」(『조선일보』, 1931.2.11∼14.) 등을 발표하여 평론계에 등단, 그 뒤 주로 시창작과 비평의 두 분야에서 활동했다.

첫 시집이며 장시인 『기상도(氣象圖)』(창문사, 1936 ; 재판 산호장, 1948)는 엘리어트(Eliot, T. S.)의 장시 「황무지(荒蕪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통일적인 주제의식의 유무에 대한 시비, 민족 현실에 대한 역사의식의 결여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사상과 감각의 통합을 시도한 주지주의 시라고 할 수 있으며, 현대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한 것이다.

제2시집 『태양의 풍속』(학예사, 1939)은 몇 편의 이미지즘(imagism) 시를 제외하고는 주지성과 지적 유희성이 두드러진 것이고, 광복 후의 『바다와 나비』(신문화연구소, 1946), 좌경적인 『새노래』(아문각, 1947) 등이 있다. 『바다와 나비』는 삶의 한계의식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투명한 이미지로 처리한 점이 돋보인다.

『새노래』는 모더니즘(modernism)을 극복하여 민족공동체의 발견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암시하나 예술로서의 성숙성이 모자란다. 중편소설 「철도연변」(『조광』, 1935.12∼1936.2.) 등 3편의 소설과 희곡 등이 있으나 주목을 받을 만한 대상은 아닌 듯하다. 평론 및 저서로서 『시론(詩論)』(백양당, 1947)·『시의 이해』(을유문화사, 1950) 등이 있다.

전자는 1930년대에 영미 이미지즘과 주지주의를 도입하여 우리나라의 시사(詩史)를 전환시킨 중요 시론집이며, 후자는 리처즈의 심리학적 이론에 의거한 계몽적인 저서이다. 이밖에 『문학개론(文學槪論)』(신문화연구소, 1946)·『문장론신강(文章論新講)』(민중서관, 1949), 수필집 『바다와 육체』(평범사, 1948) 등이 있다.

의의와 평가

그가 우리나라 문학사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주지주의 시의 도입과 그 창작, 과학적 방법에 의거한 시학(詩學)의 정립을 위한 노력, 자연발생적인 시를 거부하고 의식적인 방법에 의한 제작의 강조, 음악이나 감정보다는 이미지와 지성의 강조, 민족 및 사회현실의 수용과 모더니즘의 극복, 그리고 전체시의 주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참고문헌

  • 『김기림』(김유중, 문학세계사, 1996)
  • 『김기림 연구』(김학동, 시문학사, 1991)
  • 『한국 모더니즘시 연구』(문덕수, 시문학사, 1981)
  • 『한국시사 연구』(박철희, 일조각, 1980)
  • 『궁핍한 시대의 시인』(금우창, 민음사, 1977)
  • 『한국대표시론비판』(김윤식, 일지사, 1975)
  • 『한국현대시 연구』(김용직, 일지사, 1974)
  • 『시학평전』(송욱, 일조각, 1963)
  • 「현대시의 생리와 성격」(최재서, 『문학과 지성』, 인문사, 1938)
 
 


 

                                  바다와 나비 (외 8편)

 

                                                                                     김     기     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나의 소년시절은 은(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喪輿)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江)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덕과 그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애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태양의 풍속

 

  태양아,
  다만 한 번이라도 좋다. 너를 부르기 위하여 나는 두루미의 목통을 빌려 오마. 나의 마음의 무너진 터를 닦고 나는 그 위에 너를 위한 작은 궁전(宮殿)을 세우련다. 그러면 너는 그 속에 와서 살아라. 나는 너를 나의 어머니 나의 고향 나의 사랑 나의 희망이라고 부르마.그리고 너의 사나운 풍속을 좇아서 이 어둠을 깨물어 죽이련다.

 

  태양아,
  너는 나의 가슴 속 작은 우주의 호수와 산과 푸른 잔디밭과 흰 방천(防川)에서 불결한 간밤의 서리를 핥아버려라. 나의 시냇물을 쓰다듬어 주며 나의 바다의 요람을 흔들어 주어라. 너는 나의 병실을 어족들의 아침을 다리고 유쾌한 손님처럼 찾아오너라.

 

  태양보다도 이쁘지 못한 시. 태양일 수가 없는 서러운 나의 시를 어두운 병실에 켜 놓고 태양아 네가 오기를 나는 이 밤을 세워 가며 기다린다.

 

 


                  연가 (戀歌)


 
두 뺨을 스치는 바람결이

한결 거세어 별이 꺼진 하늘 아래
짐승처럼 우짖는 도시의 소리 피해오듯 돌아오면서
내 마음 어느 새 그대 곁에 있고나
그대 마음 내게로 온 것이냐.

육로(陸路)로 천리(千里) 수로(水路) 천리
오늘 밤도 소스라쳐 깨우치는 꿈이 둘
가로수 설레는 바람소리 물새들 잠꼬대……
그대 앓음소리 아닌 것 없고나.

그대 있는 곳 새나라 오노라. 얼마나, 소연하랴*
병 지닌 가슴에도 장미 같은 희망이 피어
그대 숨이 가뻐 처녀같이 수다스러우리라.

회오리 바람 미친 밤엔

우리 어깨와 어깨 지탱하여
찬비와 서릿발 즐거이 맞으리라
자빠져 김나는 뭉둥아리

하도 달면 이리도 피해 달아나리라.

새나라 언약이 이처럼 화려커늘
그대와 나 하루살이 목숨쯤이야
빛나는 하루 아침 이슬인들 어떠랴.

 

 

                나비의 여행

                   ㅡ 아가의 방  5                

            

  아가는 밤마다 길을 떠난다.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수면(睡眠)의 강(江)을 건너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깜깜한 절벽, 
  헤어날 수 없는 미로(迷路)에 부딪치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한 장 검은 표지(表紙)를 열고 들어서면 
  아비규환(阿鼻叫喚)하는 화약 냄새 소용돌이 
  전쟁은 언제나 거기서 그냥 타고 
  연자색 안개의 베일 속 
  파란 공포(恐怖)의 강물은 발길을 끊어 버리고 
  사랑은 날아가는 파랑새 
  해후(邂逅)는 언제나 엇갈리는 초조(焦燥) 
  그리움은 꿈에서도 잡히지 않는다.

  꿈길에서 지금 막 돌아와 
  꿈의 이슬에 촉촉히 젖은 나래를 
  내 팔 안에서 기진맥진(氣盡脈盡) 접는 
  아가야! 
  오늘은 어느 사나운 골짜기에서 
  공포의 독수리를 만나 
  소스라쳐 돌아왔느냐.

 

 

 

 

   오후(午後)의 꿈은 날 줄을 모른다

                                                                                              

                      

 날아갈 줄을 모르는 나의 날개.

 나의 꿈은
 오후의 피곤한 그늘에서 고양이처럼 졸리웁다.

 도무지 아름답지 못한 오후는 꾸겨서 휴지통에나 집어 넣을까?

 그래도 지문학(地文學)의 선생님은 오늘도 지구는 원만하다고 가르쳤다나.
 갈릴레오의 거짓말쟁이.

 흥, 창조자를 교수대에 보내라.

 하느님, 단 한 번이라도 내게 성한 날개를 다고.

 나는 화성(火星)에 걸터앉아서 나의 살림의 깨어진 지상(地上)을 껄 껄 껄 웃어주고 싶다.

 하느님은 원 그런 재주를 부릴 수 있을까?

 

 

 

 

                   공동묘지

 

일요일 아침마다 양지 바닥에는
무덤들이 버섯처럼 일제히 돋아난다.

상여는 늘 거리를 돌아다보면서
언덕으로 끌려 올라가군 하였다.

아무 무덤도 입을 벌리지 않도록 봉해 버렸건만
묵시록의 나팔 소리를 기다리는가 보아서
바람 소리에조차 모두들 귀를 쭝그린다.

조수(潮水)가 우는 달밤에는
등을 일으키고 넋없이 바다를 굽어본다.

 

 

 

           아롱진 기억의 옛바다를 건너

 

  당신은 압니까.
해오라비의 그림자 거꾸로 잠기는 늙은 강 위에 주름살 잡히는 작은 파도를 울리는것은 누구의 장난입니까.
  그리고 듣습니까. 골짝에 쌓인 빨갛고 노란 떨어진 잎새들을 밟고 오는 조심스러운 저 발차취 소리를―

클레오파트라의 눈동자처럼 정열에 불타는 루비빛의 임금(林檎)이 별처럼 빛나는 잎사귀 드문 가지에 스치는 것은 또한 누구의 옷자락입니까.

  지금 가을은 인도의 누나들의 산호빛의 손가락이 짠 나사의 야회복을 발길에 끌고 나의 아롱진 기억의 옛 바다를 건너 옵니다.

  나의 입술 가에 닿는 그의 피부의 촉각은 석고와 같이 희고 수정(水晶)과 같이 찹니다.
  잔인한 그의 손은 수풀 속의 푸른 궁전에서 잠자고 있는 귀뚜라미들의 꿈을 흔들어 깨우쳐서 그들로 하여금 슬픈 쏘푸라노를 노래하게 합니다.
  지금 불란서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검은 포도송이들이 사라센의 포장에 놓인 것처럼 종용이 달려 있는 덩굴 밑에는 먼 조국을 이야기하는 이방(異邦) 사람들의 작은 잔채가 짙어 갑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순교자의 찢어진 심장과 같이 갈라진 과육(果肉)에서 흐르는 붉은 피와 같은 액체를 빨면서 우리들의 먼 옛날과 잊어버렸던 순교자들을 이야기하며 웃으며 이야기하며 울려 저 덩굴 밑으로 아니 오렵니까.

 

 

             연륜(年輪) 

          

           무너지는 꽃이파리처럼
           휘날려 발 아래 깔리는
           서른 나문 해야

           구름같이 피려던 뜻은 날로 굳어
           한 금 두 금 곱다랗게 감기는 연륜(年輪)

           갈매기처럼 꼬리 덜며
           산호(珊瑚) 핀 바다 바다에 나려앉은 섬으로 가자

           비취빛 하늘 아래 피는 꽃은 맑기도 하리라
           무너질 적에는 눈빛 파도에 적시우리

           초라한 경력을 육지에 막은 다음
           주름 잡히는 연륜(年輪)마저 끊어버리고
           나도 또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

 

 

            ...................................................................................................   

 

                 #[작가소개]ㅡ김기림(金起林, 1908~ ?)


 *  호는 편석촌(片石村).  함북 성진 출생.
 *  일본 동경 니혼대학 문학예술고. 동북제대(東北帝大) 영문과 졸(1939).
 *  함북 경성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1931년 <신동아>에 <고대(苦待)>,
     <날개만 돋치면>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
 *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고, <조선일보> 기자 역임.
 *  1930년대 모더니즘 시운동의 이론가이자 모더니즘 시론을 실제 창작에
     실험했으며, 광복 후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나 곧 전향.
 *  시집으로 장시의 <기상도>(1936)와 <태양풍속>(1939) 등은 일제시대에
     출간되고, 광복 이후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7) 등 간행.

 *  중앙대 교수, 동국대, 국학대 출강.

 *  6.25 때 납북, 1988년 해금조치.
 *  저서로 <시론>(1947), <시의 이해>(1950), <문장론 신강>(1949) 등이 있음.

 



김기림 소개
김기림(金起林, 1908- ?) 
함경북도 성진 생. 시인. 평론가. 보성고 졸. 일본 니혼대학 문학예술과를 거쳐 도호쿠제대 영문과 졸업. 1931-32년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사이에 <고대(苦待)>, <날개가 돋치면> 등 시각적 이미지가 선명한 시를 발표, 문단의 각광(脚光)을 받음. 1933년 이효석과 '구인회' 결성. 이양하, 최재서 등과 함께 주지주의 문학 이론 도입, 이후 한국적 모더니즘 문학 운동의 선구자가 됨. 시집에 [기상도(氣象圖)](1939), [새 노래](1947), 시론집에 [시론](1947), [문장론신강](1949). 6 25때 월북, 1988년 해금 조치. 작품 활동을 보면, 시 <기상도> 등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모더니즘 이론을 충실히 이행 하려 하였으며, 현대시가 지녀야 할 주지성과 회화성, 그리고 문명 비평적 태도 등을 시도하려 애썼다. 1940년대에는 시론을 발표하면서 '겨울의 노래', '소곡' 등 서정과 지성이 결합된 선명한 시각적 영상이 두드러진 시를 발표했는데, 그의 문학사적 공적은 주지주의 시론 의 확립, 과학적 방법의 도입, 모더니즘적 시의 시도 등이다.
<시세계> 
① 모더니즘에서의 김기림의 위상 
30년대 한국 모더니즘을 이미지즘->모더니즘=주지주의 계열의 작품으로 규정하고 나면 김기림은 30년대 한국 모더니즘에서 한 구심점이 되었다. 그 이전 우리 주변에서는 모더니즘이란 명명(命名)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모더니즘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굳혀지자 곧 정지용, 신석정 등을 같은 유파의 이름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어 그 주변에 김광균 등을 이끌어 들였던 것이다. 본래 그의 명명이 있기 이전, 정지용이나 신석정은 그저 단순한 서정시인이며 시문학파의 일원인 데 그쳤다. 그것이 그의 명명을 통해서 하나의 특별한 사조 경향을 지닌 시인으로 새롭게 부각되었던 것이다.
② 김기림의 모더니즘 성격 
김기림은 엘리어트 이후의 영.미 시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엘리어트에게서 배운 기교 가운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시의 형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수법이다. 또한 그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은 이미지와 이미지를 결합시켜서 새로운 표현 효과를 자아내고 있는데 이것 또한 엘리어트가 상징파 시인들에게서 영향받아 곧잘 사용했던 표현 수법의 하나이다. 그는 시적 형상의 감각적 표현에 주력하는 한편 사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방萱?사용하기도 했다. 시에서는 시상 그 자체의 진위보다도 시상을 감각적 등치물로 변형시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엘리어트의 현대적인 시 인식이 우리 나라에서도 그로서 그 빛을 발하게 된 첫 케이스가 된 것이다.
③ 김기림의 시론(詩論) 
김기림은 시인으로서 시론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詩論] (1947),[시의 이해](1950) 등이 있으며 특히 [시론]에는 30년대의 우리 시에 대한 그의 폭넓은 관심이 체계적으로 서술된 글이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시의 모더니티](1933), [모더니즘의 역사적 위치](1938), [기교주의 비판](1935) 등이 있으며 앞의 두 시론을 중심으로 시에 대한 그의 견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시의 모더니티](1933)
첫째, 감상적인 낭만주의와 격정적 표현주의의 재래시를 비판하였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시가 비판되는 것은 이들이 강조하는 감정이 구체적 현실과의 관련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독자에게 눈물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새로운 시적 감성을 강조하였는데, 재래의 시가 보여주는 지나친 주관성을 억제하기 위해서이다. 
셋째, 과거의 시와 새로운 시를 비교하였다.
나. [모더니즘의 역사적 위치](1939)
첫째, 우리 신시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학사의 개념을 정의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과학적 문학사를 강조하였다. 
둘째, 모더니즘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앞 시대의 낭만주의와 경향파를 비판하였다. 
셋째, 모더니즘은 이상의 두 가지 문학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나타나며 그것은 시가 무엇보다도 언어의 예술임을 자각하고 동시에 문명에 대한 일정의 감수(感受)를 기초로 한다. 
넷째, 모더니즘의 위기를 주장하였다. 30년대 중반이 되면서 우리 시가 모더니즘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말의 중시로 인한 언어의 말초화와 문명의 부정적 양상 때문이라고 보았다.
다. 김기림의 모더니즘 시론 정리
ㄱ.현대시의 회화성 
시의 회화성 강조는 곧 그의 모더니즘 시론의 중심 지주를 이룬다. 이런 회화성 중시는 전시대의 시들이 지나친 리듬 의존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고 이를 극복하고 회화체의 내재적 리듬에 의한 새로운 시작법을 건설하려는 데 기인한 것이다.
ㄴ.과학적 태도 
그가 시도한 과학적 시론의 요점은 과학적인 문학 이론과 비평 용어를 통하여 통일된 문법 체계를 세운다면 구체적인 작품에 관한 실제적 비평이 한층 더 높고 완성된 단계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현대시란 의식적인 시의 제작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객관성. 시의 과학화. 문학의 과학화를 주장했다.
ㄷ.전체적 사상 
서구 모더니즘시의 이념을 도입하고 시의 본질적인 요소인 形, 音, 意 味를 고립적으로 강조한 입체파, 로멘티시즘, 상징주의의 시적 태도를 비판하고, 유기적으로 혼합된 전체로서의 시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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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김파 시비 2015-03-18 0 4598
268 정몽호 시비 2015-03-18 0 3931
267 김학철, 김사량 문학비 2015-03-18 0 5088
266 김학철 문학비 (도문 장안 룡가미원) 2015-03-18 0 4451
265 조룡남 시비 2015-03-18 0 4432
264 최문섭 시비 2015-03-18 0 4032
263 김례삼 시비 2015-03-18 0 4459
262 채택룡 시비 2015-03-18 0 3918
261 윤정석 시비 2015-03-18 0 4606
260 동시인 - 강려 2015-03-18 0 4040
259 정판룡 문학비 2015-03-18 0 4446
258 연변 문학비 순례 2015-03-18 0 4102
257 리태수 시비, 조룡남 시비 (룡정 일송정 내) 2015-03-17 0 4679
256 선구자의 노래은? 2015-03-17 0 4228
255 윤동주 시비 ㄴ 2015-03-17 0 3868
254 윤동주 <서시>의 새로운 해석 2015-03-17 0 4893
253 윤동주 시비 2015-03-17 0 3975
252 김성휘 시비 2015-03-17 0 4271
251 詩碑의 是非 2015-03-17 0 3939
250 리욱 시비 2015-03-17 0 4335
249 시평 절록/ 김관웅 2015-03-15 1 4959
248 "시지기 - 죽림"의 詩와 관련하여ㅡ(김관웅 평론) 2015-03-15 1 4561
247 시인 - 최룡국 2015-03-15 0 4342
246 시인 - 리련화 2015-03-15 0 4326
245 시조시인 - 최혜숙 2015-03-15 0 4413
244 시인 - 박룡철 2015-03-15 0 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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