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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시인.
개인적으로 겪은 고통과 전쟁의 경험을 작품에 표현해, 퇴락과 죽음을 노래한 오스트리아 최고의 애가(哀歌) 작가가 되었다. 그의 시는 제1·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소극적이고 침울한 성격의 트라클은 철물상의 아들로 태어나 1908~10년에 빈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1913년경 상습적인 약물중독자였던 것으로 보아 약학을 공부한 이유는 마취제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를 사로잡고 있던 다른 강박관념은 누이동생 그레테에 대한 비정상적인 애정과 방랑벽이었다. 한 잡지사 발행인과, 유산 가운데 일부를 몰래 그에게 준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후원에 힘입어 트라클은 시를 쓰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1913년에 첫번째 시집을 내놓았고, 이듬해 군 의무대의 중위가 되어 갈리시아에서 중상을 입은 90여 명의 병사들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약만 조제해주는 약제사에 불과한 그로서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었다.
그는 한 환자가 자살하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았고, 또 탈영병들이 교수형을 당하는 것도 보았다. 이러한 공포를 경험한 뒤 그 여파로 자살을 기도해 크라쿠프에 있는 군병원으로 이송되어 감시를 받다가, 거기서 코카인 과다복용으로 죽었다. 그는 부주의하게 코카인을 복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렬한 힘을 지닌 그의 서정시는 현재에 대한 한탄 속에서도 목가적인 과거의 훌륭했던 정신에 대한 동경과 거듭나고자 하는 열망이 전편에 넘쳐 흐르고 있다. 그는 또 반복해서 나타나는 이미지를 통해 '외로운 하늘을 맞대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루시아 겟시가 영역한 그의 시선집이 1973년에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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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숲의 뻐꾸기는 탄식으로 입을 다문다. 붉은 양귀비, 옥수수도 스스로 고개 숙인다.
언덕 저편에서 어두운 뇌우가 밀어닥칠 듯하다. 귀뚜라미 오래된 노래는 들판 속에서 사라져 간다.
밤나무 나뭇잎 하나도 움직이지 않는다. 너의 옷은 펄럭이며 나선형 계단을 오른다.
어두워지는 방안에 양초 하나 고요히 빛나고; 은처럼 반짝이는 손 하나 지금 촛불을 꺼버린다;
바람 한 점, 별 하나 없는 밤.
- G. Trakl
$ 시 여름은 트라클의 시집 [꿈속의 세바스티안]에 실린 <은둔자의 노래>라는 부재에 묶인 11편의 시 중 하나이다. 여름은 시인 특유의 주관적인 내면이 자연풍경의 묘사로 이루어진 네 연과 한줄짜리 독백으로 되어 있다. 트라클에게 있어서 자연이란 괴테 이후 서정적 자아와 거리감을 두고 소외를 일으키는 자연이나, 풍요로운 생명과 같은 경외심을 유발키 위해 존재하는 자연과는 그 성격이 다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의 자연은 이를테면 자기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펜을 담그는 잉크통과 같다. 개별 자연 양태들이 저 음울한 톤과 표정으로 트라클의 펜촉 위에서 떨어진다. 해서 트라클의 자연은 그 직접적인 모사가 아닌 내면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각각의 암호로 존재한다. 1연은 어느 여름의 저녁이라는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탄식으로 입을 다무는' 뻐꾸기는 어느 시골 환혼에 잠기는 시간의 평야 그 당시 무성했던 옥수수밭과 붉은 양귀비꽃은 길고 힘들었던 오후를 지나자 서서히 '고개 숙이'며 밤을 맞이하려 한다. 당시의 주식이었던 옥수수가 고개를 숙였다라는 것은 수확을 해도 될만큼 충분히 영글었다라는 것이다. 그것은 양귀비의 강한 환각과 함께 밤의 일(?)에 필요한 성적이고 정신적인 충만을 대변한다. 해서 1연은 일종의 전주곡이랄 수 있는데, 그것은 소멸을 위한 '충만'을 암시한다. 2연에서 우리는 '어두운 뇌우'소리와 함께 저녁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 역시 사라지는 것을 듣는다. 하루중 가장 외롭고 고독에 충만해지는 황혼의 순간이 지나고 있다. 우리에게 남은 더이상의 고독은 없다. 3연에서는 하나의 대비가 나타난다. 밤나무 잎과 너의 옷이 그것이다. 밤나무는 잎이 많기로 유명하다(?) 허나 움직이지 않고 대신 너(트라클의 누이, 마르가르테)의 옷(치마)만이 펄럭이며 나선형 계단을 오른다. 모든 준비가 곧 끝날 것이다. 4연에서 너와 나는 양초 아래서 만난다. 은처럼 반짝이는 손의 주인공은 트라클 자신이 되고 '지금 촛불은 꺼'진다. 너는 내 앞에 있지만 나를 보지 못하고, 나는 네 앞에서 너를 보기 위해 양초를 끈다. -.-;; 그리고 이제 '바람 한 점, 별 하나 없는 밤'이 찾아온다. 그것은 절대 암흑이 아닌 여름의 충만한 절정의 한 끝을 이룰터이니... 나의 마르가르테여 나의 여신이여 나를 어둡고 환한 하늘 아래로 퀴퀴한 약물상자 속으로 이끌어다오 내 손을 잡아주오...
*시 원문 참고...
Sommer
Am Abend schweigt die Klage Des Kuckucks im Wald. Tiefer neigt sich das Korn, Der rote Mohn
Schwarzes Gewitter droht Uber dem Hugel. Das alte Lied der Grille Erstirbt im Feld
Nimmer regt sichdas Laub Der Kastanie. Auf der Wendeltreppe Rauscht dein Kleid.
Stille leuchtet die Kerze Im dunklen Zimmer; Eine silverne Hand Loschte sie aus;
Windstille, sternlose Nac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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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트라클의 「잠」감상 / 오민석
잠
게오르크 트라클(1887~1914)
하얀 잠이여, 너는 무섭고 지겨운 미지의 독! 노을에 물든 오묘한 뜨락은 뱀과 나방과 거미와 그리고 박쥐로 가득하다. 나그네여! 길 잃은 네 그림자가 낙조를 서성이고 비애의 눈물의 바다에 무서운 해적선 떠 있다. 무너져가는 강철의 도시, 그 밤 하늘가에 하얀 새들이 날개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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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에 태어나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 뒤 몇 달 안 되어 전쟁터에서 사망한 오스트리아 시인 트라클은 20세기 문명에서 몰락의 징후를 읽었다. “하얀 잠”은 근심과 불안으로 가득 찬 그의 무의식을 보여준다. 인류는 길을 잃었고 “해적선”이 상징하는바 폭력의 시대가 다가왔다. 그의 느낌대로 연이어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화려했던 “강철의 도시”들도 무너졌다. 시는 시대의 징후를 읽는 민감한 안테나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겨울저녁
게오르그 트라클 /윤동하 역
창가에 눈이 내리고 은은히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 많은 사람에겐 저녁상이 차려진다. 집안은 풍성하다.
집 떠난 나그네들 어두운 오솔길 따라 문으로 다가온다. 대지의 차가운 수액을 마시며 찬란하게 빛나는 은총의 나무
말없이 길손 들어서면 문턱은 이미 고뇌의 화석이 된 지 오래다. 거기 지순의 환한 불빛이 어른거리고 식탁에는 양식과 포도주가 놓여 있다.
- 태학당 한권의 시 제57권 '겨울에'중
▒ 트라클 (Georg Trakl,1887-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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