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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야, 우리들은 널 싫어해...
2017년 07월 24일 05시 45분  조회:1944  추천:0  작성자: 죽림
 

 

 

 

 

 

 

 

 

 

<장마 시 모음> 

+ 장마 
  
하늘이여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억수로 비 쏟아져 땅을 휩쓸던 날. 
(나태주·시인, 1945-)


+ 장마 

오뉴월 손님 
달갑잖은 손님 
잘 치르고 나면 
먹구름 속 
햇살, 
맛볼 수 있다 
(김옥진·시인, 전북 고창 출생)


+ 장마 

바람에 누운 
풀잎 위로 
바쁜 물들이 지나간다 
  
물 속에서 
더 짙어진 
달개비의 푸른 눈썹 
  
세상은 
화해의 손을 
저리 오래 흔들고 있다 
(강현덕·시인, 1960-)


+ 장마

장마는 
비보다 더 무서운 
쓰레기 세례를 
퍼부었다 

세상은 온통 
쓰레기통 

집집마다 
토해낸 
오물들이 즐비하다 

하늘의 토악질 
장마철엔 
우리들도 
토악질을 한다. 
(류정숙·시인)


+ 장마 

메마른 태양의 이글거리는 빛에 
숨죽어 살던 삼라만상의 존재들 
한 번 눈물 흘림으로 
그칠 줄 모르는 장마가 찾아와 
또 다른 숨을 죽여가며 산다. 
가뭄과 장마, 
한발과 수해 
극과 극의 조화 속에 
숨죽이며 장마를 맞는다. 
기다림의 긴 시간 
또 다른 생명들이 
홍수로 휩쓸려 떠내려간다. 
어찌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 
대항할 수 있겠는가.  
(윤용기·시인, 1959-)


+ 장마비 내리는 밤 
    
모두가 잠든 까만 밤 
구성진 장마비가 어둠을 채운다 
희미한 가로등의 눈썹 끝에 매달린 물방울 
부풀어 오른 비만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산산이 부셔진다 

반쯤 열려진 창가에 서서 
두 손을 모으듯 가만히 빌어본다 

잉태한 교만과 이기심 
질긴 탐욕을 꺼내 무게를 덜어내야 한다 

순결한 마음과 비워낸 가슴 가득 
꿈 하나만 간직하고픈 
장마비 내리는 밤 
(최다원·화가 시인)


+ 장마 

줄창 울고는 싶었지만 참고 
참은 눈물이 한번 울기 시작하니 
도저히 멈춰지지가 않는 거지 
누군가의 기막힌 슬픔은 
몇 날 몇 밤을 줄기차게 내리고 
불어터진 그리움이 제살 삭이는 슬픔에 
이별한 사람들은 잠수교가 된다 
해마다 7월이면 
막혀 있던 둑들이 젖어 
매일 하나씩 터지는 거지. 
(안수동·시인, 강원도 동해 출생)


+ 장마철 여행 떠나기 
  
며칠을 두들겨대던 빗줄기 끝에 
장마는 잠시 틈을 내어 쉬고 있었다. 

밤새 
길 떠날 이의 가슴엔 빗소리로 엉겨든 
불안한 징조가 떠나질 않더니 
설핏 잦아든 빗소리가 반가워 
배낭을 메고 나선다. 

차창에 비치는 산야는 물안개에 잠겨 
그윽한데 
강줄기에 넘치는 듯 시뻘건 황토 물이 
맑고 고요한 물보다 격정을 더하게 한다. 

수많은 토사물이 뒤섞여 흘러가는 강물 
그 속에 일상의 찌꺼기도 던져 보낸다. 
미련 없이. 
(목필균·시인)


+ 장마 

습한 바람이 불고 
어두운 하늘에서 종일 비가 내린다. 
장마의 긴 터널로 들어가고 있나 보다. 

장마는 
이미 내 안에서 시작되었다. 
오랜 아내의 부재 속에서 
집 구석구석에 쓰레기가 쌓이고 
고장난 세탁기에는 
던져 놓은 빨래가 산더미 같다. 
한나절이면 음식은 썩어 나가고 
저녁이면 멍하니 빈 창가에 앉아 
TV를 켜는 것도 잊어버렸다. 
  
이제 나는 
맑은 날 틈틈이 빨래를 말리며 
햇볕의 소중함을 느낄 것이다. 
습기에 상해가는 생의 의욕을 추스르면서 
햇볕보다 더 소중한 
아내의 귀가를 기다릴 것이다. 
(한승수·시인)


+ 장마 그치고 

장마 그치고  
허기진 배를 꿈틀거리며 
바위틈을 기어 나온 
지렁이 한 마리 
햇살의 말랑한 젖가슴 만지작거리며 
여름 한낮을 물고 포만감에 젖는다 
(차수경·시인, 충남 서산 출생)


+ 장마 

빗방울 하나에도 
떨어지는 이유가 있네 
빗방울 하나에도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있네 
이렇게 하늘이 우는 날 
떨어져 멍들은 꽃잎에도 
흩어져 내리는 잎새들도 

비와 비 사이 
서러운 곡예일랑 
우산일랑 접어놓고 
온몸으로 잔을 드세 
슬퍼 누운 꽃잎들에게 
하늘이 베풀어주는가 
씻김굿의 
눈물 한마당 
(장성희·시인, 1944-)


+ 장마 

폐허의 담벽 아래, 성스런 신의 병사들이 
지구의 왼쪽 관자놀이를 찢는 총성이 울리고 
그 피와 살을 받아 핥는 
시퍼런 잡초와 갈가마귀의 혀가 비릿하다. 
골고다, (우주 배꼽?), 거기, 여전히 신생아들의 울음소리도 
들린다지? 
안 보았어도 좋을, 흥건히 피에 뜬 조간을 보며 
질긴 탯줄을 씹듯 간신히 조반을 삼켰다. 
장마가 쉬 그칠 것 같지 않다.
(고진하·목사 시인, 1953-) 


+ 장마 

햇볕에 말리고 싶어도 내 마음
불러내어 말릴 수 없다.
더러우면서도 더러운 줄 모르는 내 마음의 쓰레기통
씻어내고 싶어도 나는 나를
씻어낼 줄 모른다.
삶이란 하나의 거대한 착각
제대로 볼 수 없어 온몸이 아프다.
(김재진·시인, 1955-)


+ 장마 뒤 
  
엄마가 묵은 빨래 내다 말리듯
하늘이 구름조각 말리고 있네
오랜만에 나온 햇볕 너무 반가워.
(서정슬·아동문학가, 서울 출생) 


+ 장마

하느님도
우리 엄마처럼
건망증이 심한가 보다
지구를 청소하다가
수도꼭지 잠그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다
콸콸콸뫌,
밭에 물이 차서
수박이 비치볼처럼 떠오르고
꼬꼬닭도 알을 두고
지붕 위에서 달달 떨고
새로 산 내 노란 우산도
살이 두 개나 부러졌는데
아직도 콸콸콸콸
하느님, 수도꼭지 좀 잠궈 주세요.
(조영수·아동문학가, 충남 유성 출생)


+ 칠월령 - 장마   

칠칠한 머리채 풀어 
목을 놓아 울고 싶구나 

뼈가 녹고 살이 흐물도록 
이승 너머 저승까지 

모질게 매듭진 인연 
그만 녹여 풀고 싶구나.
(유안진·시인, 1941-)


+ 장마

비는 잠시 
그치고 
내 생각은 영영 
잠기고, 
(김안로·시인)


+ 장마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천상병·시인, 1930-1993)


+ 장마

바람에 누운 
풀잎 위로 
바쁜 물들이 지나간다 
               
물 속에서 
더 짙어진 
달개비의 푸른 눈썹 
               
세상은 
화해의 손을 
저리 오래 흔들고 있다 
(강현덕·시인, 1960-)


+ 장마 무렵 

하찮은 말에도 생채기는 생겼다 
예전의 넉넉함은 어디로 가고 
불평만 습성처럼 쌓이는지 
재채기와 콧물과 
발열 두통을 호소하던 하늘 
끝내 오한으로 드러눕는다 

가시 박힌 손톱 밑이 얼얼하더니 
터질 듯이 부어오른다.   
(김희경·시인) 
  

+ 장마

일년에 한 번은
실컷 울어버려야 했다
흐르지 못해 곪은 것들을
흘려보내야 했다
부질없이 붙잡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려야 했다

눅눅한 벽에서
혼자 삭아가던 못도
한 번쯤 옮겨 앉고 싶다는
생각에 젖고

꽃들은 조용히
꽃잎을 떨구어야 할 시간

울어서 무엇이 될 수 없듯이
채워서 될 것 또한 없으리

우리는 모두
일 년에 한 번씩은 실컷
울어버려야 한다
(최옥·시인)


+ 장마의 추억 

어릴 적 장마는 긴 기다림이다 
물 새는 지붕과 벽면 곰팡이가 
전장의 기념비 같은 커다란 지도를 
상처처럼 남겨 
고단하게 살아가던 궤적으로 쌓였다 

우묵 배미 안마당 
정강이 넘게 흙탕물이 
문지방에 찰랑거릴 때쯤 
붉은 기와 용마루에도 틈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고 
천장을 적시며 영토를 넓혀가 

물받이 그릇이 
방 안 가득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강가로 물 구경 갔다 
(강정식·시인, 1941-)


+ 장맛비가 내리면

한 사나흘 
나도 물이 되어볼란다 

내리는 비만 탓하지 않고
나도 물이 되어볼란다

독방 속에 갇힌 수인(囚人)처럼
단단한 내 마음의 벽안에 갇혀 

벽지만 후벼파던 결별의 세월
아, 이제사 나도 물이 되어볼란다

제 모양만 고집하지 않고
담기는 대로 네가 되어주는

자유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 이제사 나도 바다로 가볼란다
(홍수희·시인) 


+ 장마철을 나는 법  

"얘야, 잘 여문 곡식도 장마철엔 벌레 슨다
바깥 공기 들지 않도록 잘 묶어라
차고 서늘한 곳에 두는 것도 잊지 말고
자칫 구멍 나면 다 버려야 한다"

어머니는 오늘도 전화로
나를 보관하는 법 조용히 일러주신다
귀 닫고 입 닫고 제 숨통 틀어막고 버티는 일이
온전하게 잘 사는 것이라고
숨이 막히고 가슴이 끓어도 어머니가 계시는 한 나는
내 삶의 봉지를 구멍 낼 수 없다
(문숙·시인, 경남 하동 출생)


+ 장마 

긴 슬픔이 있는 날에는 장맛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나뭇잎들이 미친 듯이 
목놓아 울다보니 시궁창이 범람했다 

미움 
원망 
사랑해서 사랑해서 어쩌지 못한 그리움 
폭풍우 휩쓸고 가면 
맑은 하늘 쌩긋 미소 짓는다 

긴 아픔이 있는 날에는 장맛비 내렸으면 좋겠다 
거친 숨소리 바람에 실려 가면 
넋이 나간 듯이 찾아오는 쉼표 
늦은 오후 뽀얗게 하늘 열렸다 

사뿐해진 발걸음 
개망초 꽃이 기운 몸을 일으키며 
다시 흐드러진다 
산다는 건 그런 거야 
흔들리며 사랑하며 
원망하며 그리워하며 
쓰러져도 풀씨 하나 남기는 거야 
(오순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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