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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 2018, 2019,노벨문학상
2019년 10월 10일 22시 35분  조회:4172  추천:0  작성자: 죽림
 


[앵커]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무산돼, 지난해와 올해 수상자가 오늘(10일) 동시에 발표됐습니다.

2018년 노벨문학상은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2019년 문학상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에게 각각 돌아갔습니다.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해 늦게 발표된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선정됐습니다.

[매츠 말름/스웨덴 한림원 상임이사 :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입니다."]

1962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도서관 사서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1993년 첫 소설을 발표한 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으며 90년대 폴란드 문학의 큰 발견이란 찬사를 받았고, 지난해 '플라이츠'로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습니다.

[매츠 말름/스웨덴 한림원 상임이사 : "해박한 지식과 열정으로 삶의 형태로서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적 상상력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광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에게 돌아갔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전쟁과 궁핍 속에서 불우하게 성장했습니다.

전통극 형식에 반기를 든 첫 희곡 '관객모독'으로 주목 받았고, 이후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소망 없는 불행' 등 잇단 문제작으로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우리 시대 가장 전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매츠 말름/스웨덴 한림원 상임이사 : "언어적 독창성으로 인간 경험의 주변성과 특수성을 탐험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수상자를 내지 못한 스웨덴 한림원은 2018년과 2019년 수상자를 동시에 발표했습니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립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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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지난해 ‘미투’ 사건으로 수상자 발표 미뤄
45년 만에 2018·2019 수상자 동시 발표
토카르추크, “백과사건 같은 열정” 평가
한트케,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2018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와 2019 노벨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Peter Handke).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여성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를 2018년 수상자로, 오스트리아 희곡 작가 페터 한트케(77)를 올해 수상자로 발표했다. 지난해 한림원 ‘미투’ 파문으로 시상을 건너뛰어 이번에 두 명이 호명됐다. 두 명을 발표한 것은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한림원은 토카르추크에 대해 “경계를 가로지르는 삶의 형태를 구현하는 상상력을 담은 작품을 백과사전 같은 열정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한트케에 대해서는 “인간 체험의 뻗어 나간 갈래와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수상자는 총상금 900만 크로나(약 10억 9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는다.

●‘예상 가능’이었던 토카르추크…여성들 삶에 관심 많은 페미니즘 작가

폴란드의 여성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는 평가가 많다. 수상자 2명을 한꺼번에 발표하는 올해, 둘 중 한 명은 여성 작가일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인 가운데 지난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토카르추크는 유력 후보 중 하나였다. 그는 영국의 온라인 베팅 사이트 나이서오드에서도 앤 카슨, 마거릿 애트우드(이상 캐나다), 마리즈 콩데(프랑스)에 이어 배당률 4위에 올랐다.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를 선정했다. 토카르추크는 “경계를 가로지르는 삶의 형태를 구현하는 상상력을 담은 작품을 백과사전 같은 열정으로 표현했다”고 한림원은 설명했다. 2019.10.10 AFP 연합뉴스토카르추크는 15번째 여성 수상자이자 다섯 번째 폴란드인 수상자다. 그는 폴란드에서 가장 두꺼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야말로 ‘폴란드 문학의 현재’다. 바르샤바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문화인류학과 철학에 조예가 깊다. 특히 칼 융의 사상과 불교 철학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신화와 전설, 외전(外典), 비망록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해 인간의 실존적 고독, 소통의 부재, 이율배반적인 욕망 등을 특유의 예리하면서도 섬세한 시각으로 포착한다. 작품으로 맨부커상 수상작인 ‘방랑자들’을 비롯해 ‘E. E.’(1995), ‘낮의 집, 밤의 집’(1998),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2006), ‘망자의 뼈에 쟁기를 휘둘러라’(2009), ‘야고보서’(2014)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장편소설 ‘태고의 시간들’(은행나무)이 첫 번역 출간됐다.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중첩되는 공간인 가상의 마을 ‘태고’에서 20세기의 야만적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러시아·프로이센·오스트리아로부터 분할 점령당했던 시기, 제1·2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과 전후 폴란드 국경선의 변동, 사유재산의 국유화, 냉전 체제와 사회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폴란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이 마을 주민의 신화적 삶과 어우러졌다.

토카르추크의 세 번째 장편인 이 소설은 40대 이전의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받았고, 폴란드 니케 문학상의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작품’ 부문에 선정됐다. 이달 말에는 ‘방랑자들’이 민음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토카르추크는 여성의 삶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페미니즘 작가다. ‘태고의 시간들’이 국내에 출간될 당시 그는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역사 속에서 여성의 자리는 남성의 그것과 비교할 때, 늘 턱없이 부족했다”며 “(‘태고의 시간들’을 통해) 역사라는 것이 일상의 내밀하고 사적인 측면으로도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토카르추크의 책을 번역한 최성은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는 “페미니즘 작가인 그의 작품 속에서 여성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될 때가 많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근 폴란드 문학의 척박한 환경을 개척해 온 작가”라면서 “작가가 되기 전 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과 연민 같은 타인과의 관계처럼 미시적이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엮어 거대 담론을 만들어 낸다”고 소개했다.

토카르추크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한국문학번역원 주최 ‘2006년 서울, 젊은 작가들’ 대회에 초청돼 방한해 국내 작가들, 학생들과 만났다. 2014년에는 폴란드에서 한강(49) 작가와 대담을 나눈 후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기자 /박성국 기자 



●페터 한트케, 전위적인 독창성 ‘관객모독’으로 명성…자전적 소설 다수

올해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페터 한트케는 전통극 형식에 대항한 희곡 ‘관객모독’(1966)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작가다. 전위적인 문학관과 기존 질서를 향한 도발로 주목받았다. 문단에서는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내놓는다.2019 노벨문학상에 한트케…“체험의 갈래 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 - 올해 노벨문학상 영예를 차지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 사진은 지난 2016년 3월 2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한 시상식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 한림원은 한트케가 “인간 체험의 뻗어나간 갈래와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썼다”고 평가했다. 2019.10.10 AP=연합뉴스한트케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붙는 수식어는 ‘전위적’, ‘파격적’이다. 한트케는 오스트리아 그라츠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다 1965년 첫 소설 ‘말벌들’을 출간한 뒤 학업을 중단한다. 바로 그해 전후 독일 문학계를 주도하던 ‘47그룹’ 모임에서 거침없는 독설로 문단의 주목을 받는다. 특히 1966년 대표작으로 꼽히는 ‘관객모독‘을 발표해 명성을 얻는다. 전통적인 연극과 달리 사건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나 무대 위에서 보여 주지 않고 등장인물 4명이 오직 ‘언어’에 집중한다.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은 물론 연극과 현실 사이를 넘나들고 관객들에게 거친 욕설을 퍼부으며 현대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조롱하고 풍자한다.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많은 점도 특징이다. 한트케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오스트리아 케르텐주 그리텐의 소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을 척박한 벽촌에서 보내며 전쟁과 궁핍을 경험했고 성년이 되기까지 국경을 넘어 여러 곳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특히 스물아홉 살 되던 해에 어머니의 자살을 겪는다. 한트케는 1972년 이런 경험을 녹여낸 소설 ‘소망 없는 불행’을 내놓는다. 같은 해 출간한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는 오스트리아 남자가 종적을 감춘 아내를 찾기 위해 미국 전역을 횡단하는 내용의 자전적 소설이다.

1986년 출간한 소설 ‘반복’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1700년 초 농민폭동 지도자로 처형당한 주인공의 조상 이야기, 고향 땅에서 쫓겨나 오스트리아 케르텐주에 사는 가족 이야기, 전쟁 중 사라진 형을 찾기 위해 그가 옛날 공부했던 마리보르의 농업학교 작업노트 한 권과 슬로베니아-독일어 사전을 배낭에 넣고 슬로베니아로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를 비롯해 희곡 ‘카스파’, 예술 에세이 ‘어느 작가의 오후’ 등 지금까지 80여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1987년에는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영화 대본 ‘베를린 천사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실러 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을 휩쓸면서 일찌감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됐다. 2014년에는 노벨문학상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올해 선택을 받은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매우 감동적”이라는 짧은 소감을 전했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문학동네)를 번역한 안장혁 동의대 교수는 “워낙 전위적이고 아방가르드적이라 평단에서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주류적 시각에 갇혀 있지 않고 시대를 앞서 실험적인 무언가를 시도했다”며 한트케를 소설 ‘양철북’ 저자 귄터 그라스와 함께 독어권 문학계의 쌍벽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그러면서 “주류 세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일관된 노선과 현대인의 불안을 작품에서 드러내며 그 방식 또한 일반적이지 않은 점을 한림원이 뒤늦게나마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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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폴란드 우파 정부에 비판적 입장 뚜렷해 살해 위협도 
소설 ‘방랑자들’ 작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도 볼로냐 라가치 픽션 수상 



올가 토카르추크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지난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았다. 한국 소설가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수상한 바로 그 상이다. 그는 2006년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제1회 세계젊은작가축전(지금의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가한 바도 있다. 이런 사실은 노벨 문학상과 한국 문학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지지를 두루 얻고 있는 작가다. 다만 그는 채식주의자에 환경보호론자이며 현재의 폴란드 우파 정부에 비판적인 견해를 숨기지 않고 있어서 우파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을 정도로 정치적 성향도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가 토카르추크. 민음사 제공바르샤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토카르추크는 점성술과 카를 융의 사상에도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그는 시집을 출간하면서 문학을 시작했지만, 곧 산문으로 옮겨와서 1993년에 낸 <책의 인물들의 여정>을 필두로 지금까지 10여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된 <태고의 시간들>은 폴란드의 한 마을 ‘태고’를 배경으로 삼고 기이하면서도 원형적인 인물들을 등장시켜 20세기의 야만적인 삶을 기록한다. 러시아와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에 분할 점령당한 시기, 양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과 전후 폴란드 국경선의 변동, 사유재산의 국유화, 냉전 체제와 사회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사건들이 마을 주민들의 신화적 삶과 어우러진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인 <방랑자들>(2007)은 여행길에서 마주친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꼼꼼히 기록함으로써 그들에게 불멸의 가치를 부여한다. <죽은 자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2009)는 폴란드 남부 체코 접경 지역의 추운 산골 마을에서 겨울에도 산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세 주민을 등장시켜 스릴러 같은 전개를 보이는 작품이다. 이 두 소설은 최성은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의 번역으로 국내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토카르추크의 2014년작 <야곱의 책들>은 9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일곱 나라와 세 개 종교, 다섯 개 언어를 다루며 18세기 폴란드에서 발흥한 유대의 메시아주의 분파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2008년 <방랑자들>에 이어 그에게 폴란드 최고 문학상인 니케상을 두 번째로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에 번역 소개된 그의 또 다른 작품으로는 2018 볼로냐 라가치 픽션 수상작인 그림책 <잃어버린 영혼>이 있다.

/한계레 ///최재봉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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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1942년 오스트리아 남부 그리펜 태생 작가
희곡 ‘관객모독’,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집필
한림원 “언어의 독창성 돋보이는 작가” 평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된 페터 한트케(77)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면서 독일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온 작가로 그동안 여러번 노벨 문학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곤 했다.

1942년 오스트리아 남부의 그리펜에서 독일 군인 아버지와 세르비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트케는 어린 시절 동독에서 자라다 오스트리아로 돌아와 그라츠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나 1966년 첫 소설 <말벌들>과 희곡 <관객모독>이 성공을 거두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네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 별다른 플롯 없이 관객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형식의 <관객모독>은 인습에 대한 ‘모독’으로서 숱한 화제를 뿌리며 실험극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대표작은 시집 <외부 세계의 내부 세계>(1969),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1972), 예술 에세이 <어느 작가의 오후>(1987) 등이 있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시나리오 집필을 비롯해 빔 벤더스 감독과의 여러차례 협업으로 찬사를 받았다. 심지어 벤더스 감독은 “한트케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냥 화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어린 시절에 겪은 가난과 비참함, 청년기에 닥친 어머니의 자살 등은 그의 작품에 이단아적 기질과 특유의 어둠을 자아냈다. 언어 현상의 탐구,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관념을 확장하며 독창적 문학세계를 구축해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잘츠부르크 문학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브레멘 문학상, 프란츠 카프카상, 실러상, 게오르크 뷔히너상 등 독일어권 저명한 문학상을 대거 휩쓸었다.

그는 관습을 부수는 문학작품뿐 아니라 독설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켜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독일문학을 창조하자는 문인들의 모임 ‘47그룹’에서 활동하면서 1960년대 당대 독일 작가들을 향해 ‘기술(묘사) 불능’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고 독일문학의 거장 토마스 만을 놓고 “끔찍한 작가”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2014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같은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노벨 문학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페터 한트케”라고 말했지만 정작 한트케는 ‘노벨 문학상은 폐지돼야 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것은 발칸전쟁이 발발한 1990년대에 그가 세르비아 편을 들면서부터다. 그는 심지어 코소보의 학살자인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를 두둔했고 심지어 2006년 밀로셰비치의 장례식까지 참석했다. 이 때문에 그가 받기로 했던 하인리히 하이네상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계레 ///이주현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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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관객모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고정관념 깬 새 형식 창조 몰두

"정치적 이유로 오랫동안 노벨상 단골 후보만…밀로셰비치 옹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강종훈 기자 = 독일 문단의 이단아.

올해 몫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페터 한트케(77)를 따라다닌 수식어다. 그는 평생 문학 외길을 걸으며 파격과 실험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독창적 영역을 구축했다.

소설, 희곡, 방송극, 시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평생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했고 21세기 들어 독일어권 작가 중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랫동안 꼽혔다. 노벨문학상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단골 후보로 거명됐다.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노벨문학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페터 한트케"라고 할 정도였다.

한트케가 오랜 시간 단골 후보에 오르면서도 노벨상을 거머쥐지 못한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적잖이 작용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는 '인종 청소'로 악명 높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던 것이 유럽 전체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었다는 것이다.

윤용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으나 한트케가 밀로셰비치 편을 들면서 유럽 정치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면서 "문학은 문학으로만 봐야 한다고 하나 정치인들은 그렇게 보기 어렵다"고 했다.

2019 노벨문학상에 한트케…"체험의 갈래 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 (슈투트가르트 AP=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 영예를 차지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
사진은 지난 2016년 3월 2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한 시상식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
한림원은 한트케가 "인간 체험의 뻗어나간 갈래와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썼다"고 평가했다. 
bulls@yna.co.kr


한트케의 파격과 실험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이 바로 희곡 '관객모독'이다.

1966년 발표한 출세작이면서 우리나라에도 연극으로 소개돼 잘 알려진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배우들이 객석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조롱하며 기존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깬다. 이런 이유로 '반(反)연극'으로 불릴 정도였다.

형식 파괴는 물론 기성 문단에 대한 불만과 공격성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언어를 비틀고 해체하는가 하면, 배우들이 대사를 제멋대로 띄어 읽거나 반복하도록 해 문법과 틀을 해체한다. 특히 극 말미에 관객에게 거침없이 욕설과 물세례를 퍼붓는 장면으로 세계적 화제가 됐다.

이런 '반골 기질' 때문에 그가 새롭게 발표하는 작품은 항상 논쟁의 소재가 됐다. 매번 고정 관념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들고 독자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소망 없는 불행','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희곡 '카스파', 에세이 '어느 작가의 오후', 시 '내부 세계의 외부 세계의 내부 세계' 등이 있다. 몇몇 작품은 영화화했고 자신이 직접 연출을 맡은 작품도 있다.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시나리오도 썼다.

잘츠부르크 문학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브레멘 문학상, 프란츠 카프카상, 실러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등 독일어권 저명한 문학상을 대거 휩쓸며 일찌감치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1942년 오스트리아 케른텐 주 그리펜에서 출생한 한트케는 유아 시절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하는 등 성년이 되기까지 국경을 넘어 여러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유랑의 삶을 살았다.

게다가 유년 시절 대부분을 척박한 시골에서 보내며 전쟁과 궁핍을 경험했고, 스물아홉 살 때 모친이 건강 악화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비관해 자살하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 그의 이단아 기질은 순탄치 않은 유소년과 젊은 시절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른다.

데뷔작은 1966년 출간된 소설 '말벌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독일어권 문학을 창조하자는 문인들의 모임 '47그룹'에서 활동하며 '독설가'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47그룹'은 2차 대전에서의 전쟁 범죄 같은 현실을 미화하지 말고 사실대로 쓰자는 입장이었지만, 한트케는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윤 교수는 "한트케는 '관객 모독'처럼 현실이 아니라 언어가 문학을 만든다고 주장하며 선풍을 일으켰다"면서 "언어에 대한 깊은 사유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페터 한트케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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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한트케·'방랑자들' 토카르추크
지난해 발표 연기하며 올해 2명 동시 발표
그간 국내에서 여러 작품 소개되며 인지도
노벨문학상의 2018년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왼쪽)와 2019년 수상작가인 페터 한트케.
[서울경제] 올해와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오스트리아의 희곡작가 페터 한트케(77)와 폴란드 여류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가 각각 선정됐다. 예상했던 대로 단골 후보와 여성작가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토카르추크를 2018년 수상자로, 한트케를 2019년 수상자로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지난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이면서 노벨문학상 발표를 연기해 올해 두 명의 수상자를 한꺼번에 내놓았다. 두 명의 수상자가 동시에 발표되기는 지난 1974년 이후 45년 만에 처음이다. 많은 예상이 오갔지만 결국에는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 여성 작가와 당대 문학계를 흔든 전위적 작가에게 돌아갔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해 수상자로 선정된 토카르추크는 자국 폴란드에서 가장 성공한 여성 작가로 꼽힌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등단하기 전까지 심리학 치료사로 활동했으며 철학과 불교 사상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9년 ‘거울속의 도시들’이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처음 등단한 토카르추크는 이후 소설 ‘책의 인물들의 여정(1993)’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소설 ‘태고의 시간들(1996)’은 그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 준 대표작이다. ‘방랑자들(2007)’로 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현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국내에는 그동안 ‘태고의 시간들’ ‘잃어버린 영혼’ 등이 출간됐고 오는 21일 방랑자들(민음사)이 발간될 예정이다.

토카르추크의 수상은 여성 작가로는 2015년 수상자인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후 4년 만이며 역대 15번째 여성 수상자다. 또 폴란드 작가로는 1996년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이후 22년 만이다. 그는 영국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가 예측한 수상 확률 높은 후보 가운데 4위를 기록하며 일찍부터 유력 후보로 주목받아왔다. 한림원은 토카르추크에 대해 “경계를 가로지르는 삶의 형태를 구현하는 상상력을 담은 작품을 백과사전 같은 열정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최성은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폴란드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여성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역사가 기억하지 못해 아쉽다는 토카르추크의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며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신화적인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여성상을 작품에서 보여준다.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상자로 지목된 한트케는 우리 시대 가장 전위적인 문제 작가라는 호칭이 뒤따른다. 한트케는 파격과 실험 정신을 추구한 작가로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혔다.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동료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그에 대해 “노벨문학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페터 한트케다”라는 찬사를 했을 정도로 ‘작가들의 작가’로 통한다.

1966년 첫 소설 ‘말벌들’을 통해 등단한 한트케는 같은 해 희곡 ‘관객모독’을 통해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관객모독’은 치열한 언어 실험을 통해 글쓰기의 새 영역을 연 작가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한트케는 등단 이후 50여년간 희곡 ‘카스파(1968)’와 시 ‘내부 세계의 외부 세계의 내부 세계(1969)’, 소설 ‘긴 이별에 대한 짧은 편지(1972)’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그 덕에 1973년 실러상과 뷔히너상을 수상한 데 이어 잘츠부르크 문학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브레멘 문학상, 프란츠 카프카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는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세잔의 산을 찾아서-불멸의 산 생트빅투아르 기행’ 등의 작품이 출간됐다. 한림원은 한트케에 대해 “인간 체험의 뻗어 나간 갈래와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영향력 있는 작품을 썼다”고 평가했다. 

류신 중앙대 교수는 “한트케는 인간의 감정과 상황을 모색하는 언어라는 전통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언어가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작품화한 예술가로 대표된다”며 “언어가 진리를 전달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현실을 통해 언어의 허위, 위증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처음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다. 수상자에게는 900만크로나(10억9,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노벨상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서울경제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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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2년치 수상자 발표
2018 폴란드의 올가 토카르추크
2019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
지난해 미투 논란에 시상 걸러

전범 밀로셰비치 옹호 한트케
노벨상 수상에 또 다른 논란 예고
지난해 성폭력 스캔들로 노벨문학상 발표를 하지 못한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2018년과 2019년 수상자를 동시에 발표했다. 

작년 노벨문학상에 선정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 [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57)는 현재 폴란드에서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다. 그의 작품은 여성이 중심인물로 등장해 서사의 축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대표작 『태고의 시간들』(은행나무)을 번역한 최성은 번역가는 “토카르추크는 페미니즘 작가이지만, 특히 ‘포스트 페미니즘’ 성향이 강한 작가”라며 “여성의 삶의 여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면서 ‘여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는 데 주력한다”고 평했다. 

1962년 폴란드 술레후프에서 교사인 부모 사이에 태어났다. 바르샤바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첫 장편소설인 『책의 인물들의 여정』을 1993년 발표했다. 17세기 프랑스와 스페인을 배경으로 피레네에서 신비로운 책을 찾아다니는 인물들을 그린 이 책으로 그는 그해 폴란드 출판인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 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많은 문학상을 휩쓸었다. 세 번째 장편 소설인 『태고의 시간들』로 젊은 작가들에게 주는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받았고, 2008년 『방랑자들』, 2014년 『야고보서』로 니케 문학상 대상을 두 번 수상했다. 2018년 『방랑자들』의 영어판 『플라이츠(Flights)』가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야고보서』를 언급하며 "그녀는 이 작품에서 인간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서술해내는 데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격찬했다. 

그는 단문이나 짤막한 에피소드를 씨실과 날실 삼아 촘촘히 엮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빚어내는 방식으로 작품을 쓴다. 최성은 번역가는 "그의 소설에는 인간뿐 아니라 각종 동식물과 신성을 가진 개체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이 주체가 돼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며 "작가는 이런 개체들의 삶의 방식과 존재의 의미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심리 치료사로 활동한 이력도 그의 작품 세계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그는 인물의 꿈이나 내면, 무의식 등을 정교하게 형상화해 인간의 내면 심리를 묘사하는 데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3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로이트를 읽고 난 이후로 나는 세상을 더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토카르추크는 2006년 한국에 방문한 적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제1회 세계 젊은 작가 축전’에 참가한 것. 칼 융의 사상과 불교에 관심이 많아 당시 직접 템플 스테이를 경험한 "그는 내가 지금까지 본 색깔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한국 스님들이 입는 승복의 회색빛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문학상에 선정된 오스트리아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페터 한트케. [AFP=연합뉴스]
스웨덴 한림원은 2019년 수상자로 페터 한트케(Peter Handke·77)를 발표하며 “인간 체험의 주변성과 개별성을 독창적 언어로 탐구한 작가”라고 평했다. 문학의 기존 질서에 저항하고 자기 세계를 구축해온 여정을 박수를 보낸 것이다. 기존 문법에 저항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온 한트케는 87년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시나리오를 썼고 소설·시·방송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썼다. 그는 또 1960년대 귄터 그라스와 같은 문호가 속한 ‘47그룹’에 대해 “문학은 언어로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언어로 서술된 사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후에 독일의 범죄행위에 대해 속죄한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47그룹’은 20대였던 한트케의 이러한 비판에 따라 해체됐다. 

특히 1969년에 발표한 희곡 『관객모독』은 전통적 의미의 연극에 도전한 작품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소도구나 장치가 없는 무대에서 배우들은 “이것은 연극이 아니다. 사건은 반복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관객을 모독하는 욕설, 사회에 대한 비난을 쏟아낸다. 김윤철 연극평론가는 한트케에 대해 “관람자와 공연자 사이의 관계를 허물었으며 도발하는 작품이 많다. 관습적 사고에 저항하는 메시지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트케는 오스트리아의 산골인 그리펜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슬로베니아 태생이었고 독일 병사 사이에서 한트케를 가졌지만 결혼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한트케가 29세이던 71년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해 자살했으며 한트케는 중편소설 『소망 없는 불행』에서 억압당하는 여성을 묘사하며 어머니를 기억했다. 전쟁 후의 정치 상황과 가정의 모순을 담은 한트케의 대표작이다. 한림원은 한트케의 일생을 소개하며 “그에게 과거는 끊임없이 새로 써야 하는 것이었지만 마르셀 프루스트와는 달리 기억으로 치유받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한트케의 수상에는 논쟁도 따른다. 워싱턴포스트는 “파시스트와 세르비아 민족주의 옹호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며 “최근 스캔들에서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 했던 노벨상 위원회가 또 다른 논란으로 뛰어든 격”이라고 평했다. 한트케는 90년대에 ‘발칸의 도살’이라 불린 인종청소를 벌였던 신유고연방의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했다. 이후 “밀로셰비치는 다소 비극적 남자였다. 나는 작가이지 판사가 아니다”라고 해 논란이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2006년 인터뷰에서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나의 발언 이후 노벨상에 대한 기대는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호정·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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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업체 나이서오드 예상 빗나가【스톡홀름=AP/뉴시스】스웨덴 아카데미 상임이사 마쓰 말름(Mats Malm)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18년과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제118회 노벨 문학상은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에게, 2019년 제119회 노벨문학상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에게 돌아갔다. 2019.10.10.【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올 가을 출판계는 노벨문학상 두 명 수상으로 훈풍이 불 전망이다.

폴란드 여성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7)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77)라는 두 바퀴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미투' 파문에 휩싸이면서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 여파로 노벨문학상 수상작품도 존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2명이다. 이들의 작품이 순수문학으로 회귀하면서 독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여영 민음사 해외문학팀장은 "작가 2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꺼번에 발표됐기 때문에 출판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한트케의 대표작인 '관객모독'을 독자들이 많이 검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트케는 워낙 유명하고 오랜 작가"라며 "이미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야 했는데, 살짝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은 영화로도 제작됐다"고 했다.

윤용호 고려대 독문과 교수는 한트케에 대해 "이미 1980년후반부터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작가로 평가받았다"고 회상했다.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의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73)도 "노벨문학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페터 한트케다"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베를린=AP/뉴시스】2018년 제118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spkas). 2017년 2월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스웨덴 아카데미를 뒤흔들었던 성추행 의혹으로 2018년 노벨 문학상이 연기된 뒤, 2019년 10월 10일, 올가 토카르추크가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됐다. 2019.10.10.노벨문학상 수상자 2명이 나오는 것은 1974년 이후 45년 만이다. 문학상은 보안이 철저하다. 수상자 선별 과정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며 후보자들도 공개하지 않는다. 

전세계 도박사들은 매년 수상 결과를 예측해왔고, 베팅업체 나이서오드는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캐나다 시인 앤 카슨(69), 프랑스 소설가 마리즈 콩데(82), 중국 소설가 찬쉐(66) 등 여성 작가를 꼽았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0)도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나이서오드의 예상은 빗나갔다. 연극 '관객모독'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작가 피터 한트케(77)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폴란드 여성작가 올카 토카르추크(57)는 지난해 이미 내정된 수상자였다.

노벨문학상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한 문인의 전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게 특징이다. 문학적 성취 이외에 장르·지역·정치적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다. 

올해 노벨 문학상은 더 다양한 관점으로 문학계를 조명할 기회가 됐다. 순문학 분야의 작가에게 상을 주면서 노벨문학상의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 여성 작가에게도 수상의 기쁨을 안겼다. 이로써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총 116명 가운데 여성 작가는 15명이 됐다.

【슈투트가르트=AP/뉴시스】2019년 제119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 2016년 3월 2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한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모습. 2019.10.10.
 


======================///(발췌)점점점...

토카르추크는 장편소설 <방랑자들>로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다.
최근 페미니즘 조류와 지난해 선정 취소 사유까지 감안해 ‘수상자 중 최소 1명은 여성 작가일 것’이라는 문학계 관측이 적중했다.
여성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 이후 4년 만이다.
한트케는 연극 ‘관객모독’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극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2005년 영국 작가인 해럴드 핀터 이후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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