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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애인 문학", 남의 일이 아니다...
2019년 11월 14일 23시 17분  조회:3337  추천:0  작성자: 죽림
전용 집필공간 단 한 곳뿐… 작품발표도 바늘구멍 뚫기
사각지대는 어느 분야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정부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대중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 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각지대가 발견되곤 한다. 장애인 예술에선 ‘문학’이 그렇다. 미술, 무용 등 분야가 미약하게나마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엄연히 예술의 한 분야인 문학 분야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대한민국장애인창작집필실 개관식 모습.
◆한 곳뿐인 집필실도 없어질 처지 

현재 장애인 문인을 위한 집필 공간은 전국에 단 한 곳뿐이다. 대전에 있는 ‘대한민국 장애인 창작 집필실’이 그것이다. ‘장애인인식개선오늘’이라는 시민단체가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모한 ‘장애인 전용공간 임차 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한 공간이다. 그동안 이 집필실을 직간접적으로 거쳐 발표된 책만 35권이다. 발굴한 작가는 51명에 이른다. 

정부 지원은 전혀 없다시피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지원금만으로는 매월 200만원에 육박하는 집필실 운영비를 대기에도 빠듯하다. 집필실을 운영하는 박재홍 대표는 “장애인 창작 집필실은 중중 장애인이 직접 와서 문학에 관해 토론하고 집필하는 공간인데도 휠체어 리프트 등 장애인 관련 편의시설 설치비 등에 관한 지원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박 대표가 사비를 털어 운영비를 충당해왔다. 그마저도 최근 공모사업 마감에 따라 임차 지원금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내몰렸다. 

장애인 문인들의 창작 결과물을 선보일 매체 역시 크게 부족하다. 현재 장애인 문인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통로는 계간 문예지 ‘솟대문학’과 장애인 창작 집필실이 운영하는 출판 지원 프로그램 외에는 없어 바늘구멍보다 좁은 실정이다. 자비로 책을 펴내거나 언론사 신춘문예 같은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선 그 토대부터 다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국내에서 발간된 서적 중 장애인이 읽거나 들을 수 있게끔 대체자료로 변환된 서적의 비율은 겨우 5%에 그쳤다. 시각장애 또는 청각장애를 가진 국민이 접근할 수 있는 자료는 20종 가운데 한 종꼴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렇듯 열악한 지식정보 접근성 문제가 장애인 문학의 토양을 척박하게 만든다. 

대통령 직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적용되는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내놓으며 “대체자료 비율을 2018년까지 10%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놓고 장애인들 사이에 ‘보여주기식 숫자놀음’에 그쳐선 안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애인 문인들은 대체자료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13년 중봉조헌문학상 대상을 받은 1급 시각장애인 손병걸 시인은 “조금 전문적인 인문학 서적이나 다양한 고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단 하나뿐인 장애인 문인 전용 집필실인 ‘대한민국 장애인 창작 집필실’의 모습. 집필실을 운영하는 시민단체 ‘장애인인식개선오늘’의 박재홍 대표는 “단순히 공간만 유지할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게끔 정부 차원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인식개선오늘 제공
◆표절 사각지대에 놓이다 

이처럼 열악한 현실을 비집고 세상에 얼굴을 내민 장애인 문인의 작품은 저작권 등 측면에서 법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엉뚱한 작가의 이름이 붙어 온라인을 떠돌거나 고교생이 작품을 도용해 백일장에서 수상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 때문에 장애인 문인들은 “우리의 권리가 너무나 무시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2013년 뇌성마비 장애인 김준엽 시인은 자신의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으로 제목이 바뀌어 온라인을 떠돌아다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문장 몇 개를 조금 수정했을 뿐 시의 흐름이나 주제는 완전히 똑같았다. 

확인해 보니 그 시는 1995년 한 문예지에 발행인 이름으로 게재됐다. 그해 김 시인은 시집 출간을 위해 한 출판사에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등 자작시들을 보냈다. 이 문제를 조사해 온 ‘솟대문학’ 측은 저작권 반환을 위한 소송을 준비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현재는 손을 놓고 있다. 

표절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신마비 장애인 김옥진 시인의 작품 중 하나를 표절했다는 의심을 받아 온 모 대학교수는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시를 삭제했다. 한 여고생이 장애인 문인의 단편소설을 베껴 쓴 작품으로 수상한 다음 그 경력에 힘입어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정승재 장안대 행정법률과 교수는 “정부의 장애인 문인 지원 대책에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며 “장애인 문인들의 저작권 침해 피해를 막을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필웅·김승환 기자 

///ⓒ 세계일보 

=======================///
 

뇌성마비 시인, “작품 저작권 강탈당했다”

솟대문학에 도움 요청…조사한 결과 ‘도용 맞다’

방귀희 발행인, “바로잡기 위한 법적절차 밟을 것”

에이블뉴스, : 2013-12-31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시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은 20년 전 김준엽(뇌병변장애) 시인이 쓴 작품이다.

김준엽 시인은 중증 뇌성마비로 손가락 하나조차도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펜을 입에 물고 시를 써서 2011년 첫 시집 “그늘 아래서”를 출간했고, 새해 두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보치아 국가대표선수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으로, 운동선수로, 사회복지전문가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장애인문학지 솟대문학(발행인 방귀희)에 “작품 저작권을 강탈당했다. 세상에 알려 바로잡아 줄 것을 바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유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시 7편을 제출하기 위해 가장 아끼는 작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김준엽 시인의 활동보조인이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인터넷상에서 좋은 글로 사랑받고 있는 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확인을 했더니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으로 이름을 바꾸어서 윤동주, 정용철, 작가미상으로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솟대문학은 신속히 이 문제를 처리하기로 정한 뒤 사실 관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준엽 시인은 20여년 전 하이텔 사이버문단을 통해 자신의 시들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하던 중 1995년 봄 서울의 한 출판사에서 시집 발간 제의를 받고 작품을 보냈다. 하지만 출판사가 문을 닫게 되어 시집 출간도 못하고, 작품도 돌려받지 못했다.

몇 개월이 지난 뒤 알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났다. 월간 ‘좋은 생각’ 1995년 9월호에 게재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의 시가 김준엽 시인의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과 유사한 점이 많았던 것.

솟대문학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의 시는 좋은 생각 발행인 정용철 시인의 작품으로 게재됐다”면서 “정 시인은 ‘인생이 끝날 때’로 제목을 수정해 발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 인생에 황혼이 오면’이란 제목의 시는 작자미상을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고 있고, 가장 많이 알려진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의 경우 윤동주, 정용철로 작가가 표기되는 등 김준엽 이란 작가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고 덧붙였다.

방귀희 발행인은 “김준엽 시인의 작품이 윤동주의 작품으로 둔갑한 것은 그만큼 작품이 우수하다는 증거”라면서도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이 김준엽 시인의 작품임을 밝혀 저작권을 바로잡아 주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 발행인은 또한 “이 같은 작품 도용 사례가 적지 않기에 장애인들의 작품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준엽 시인의 ‘내 인생에 환혼이 들면’, 정용철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로 알려졌으나 작자 미상인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을 보기로 하자.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가족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가족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내 마음 밭에서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어 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정용철 (좋은 생각 발행인)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에게 물어 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도록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가족에게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좋은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 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의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윤동주로 알려졌으나 작자미상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는지에 대해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가볍게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사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권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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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의 잠꼬대]

김준엽 시인의 카톡 문자를 보고

   
박지영 문학마당 편집장

“이 시를 쓰게 된 동기는 앞으로 남은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나이 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그날이 온다면 나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생각하다 1994년 봄날에 지은 작품입니다.” 뇌성마비 김준엽 시인 카톡으로 필자에게 전해 온 말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온라인 상에서 작자미상 혹은 윤동주 시로 떠돌다 1995년 9월호 ‘좋은 생각’에 게재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제목으로 정용철 작품으로 실렸는데, 원래 어느 출판사에서 펴내려고 하다 출판사의 부도로 허사가 된 원고도 못 받은 작품이라 기억이 가물거리는 김준엽 시인의 작품인“내 인생의 황혼이 들면”과 유사하다고 여겼다.

특히 작품성이 좋아 둔갑한 것이라는 점과 중증 장애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십 수 년 전에 “홀로서기”라는 시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서정윤시인의 경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비교가 되는 간과되지 않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묵과할 수 없는 것이 그가 대처하기 어렵고, 법적 제도적 대응이 늦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요 중증 장애인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 일이다.

그는 2011년 재)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애인 문학창작예술전용공간인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에 소재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한민국 장애인 창작집필실(운영단체인 장애인 인식개선 오늘 대표 박재홍)에서 장애인과 일반인 창작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장글 시리즈 첫 번째 공모사업에서 선정 작가로 선정되어 첫 시집 “그늘 아래서”를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명’이라는 설움을 겪는 것도 억울한데 표절까지 짊어져야 한 것이다.

그는 건강한 사람이다. 보치아 국가대표선수로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 경기대회에 출전을 앞둔 대표 선수로 대구사이버대학교에 재학 중인 사회복지학과 전공의 늦깎이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매력적인 남자다.

표절(剽竊)의 어원적 의미는 '표절(Plagiarism)'의 어원인 라틴어의 '플라지아리우스(Plagiarius)'라는 유괴범을 뜻했다(위키피디아). 17세기에 말은 영어에 끼어 들었지만, 18세기에 이르기까지 대가의 문예 창작물을 최대한 똑같이 베끼고 불필요한 창작을 배제하라는 것이 대세였다고 한다. 지금의 표절 인식은 근대화의 산물이고 작금에 이르러 선진화 된 사회를 살고 있는 한국은 인식과 제도적으로 그 초입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짙다. 

장애도 천형이라 감당하기 어려운데 그가 영혼으로 쓴 시가 승화되기 보다는 건강한 그것도 “좋은 생각”의 발행인이 그랬다는 생각에 김준엽 시인의 작품을 보면서 더 가슴이 저리다.

내인생에 황혼이 들면 (김준엽 시인)
내 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해야겠습니다.
내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자신있게 /열심히 살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내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물어보겠지요


그러면 그 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내인생에 황혼이 들면/ 나는 나에게 많은 날들을 지내오면서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어 보겠지요(중략) 

이렇듯 일상에서 자신의 성찰에 담담하게 명상하듯이 내려가는 이타심이 가득한, 불편하기 때문에 바로 보이는 세상이라고 어느 시인이 얘기했듯이 그 사람에 있어 진실성을 획득하고자 노력하는 그는 이미 장애인이 아닌 정상인으로 살고 있고 그것을 훔치는 행위를 하는 부적절한 정상인이 편협되어 보이는 것에 대해 신년 벽두에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 디트new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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