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동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 속에서 불에 타서 도망가는 코알라의 모습이 공개됐다. 채널 9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유튜브 캡처]
지난 가을 시작된 호주 남동부의 산불이 점점 거세지면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뉴스위크,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동물복지전문가들은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만 약 8000마리의 코알라가 불에 타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NSW주에 살고 있는 전체 코알라수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코알라 서식지 80% 불에 타
지난해 12월 27일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더위에 지친 코알라가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아담스-호킹 박사도 내셔널지오그래피와의 인터뷰에서 “새는 날 수 있고, 캥거루는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코알라는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로 코알라의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숲의 80%가 불 타 없어지면서, 코알라라는 동물이 독자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단 분석도 나온다.
산불로 호주서만 동물 5억 마리 희생
산불을 피해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온 캥거루. [AFP=연합뉴스]
SNS에는 불에 타 죽은 동물들의 모습이나 코알라와 캥거루 등을 구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국 서핑선수 켈리 슬레이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린 캥거루가 타 죽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시해 현지의 끔찍한 상황을 알렸다.
호주 산불로 불에 타 죽은 어린 캥거루. [사진 켈리 슬레이터 인스타그램]
지난 해 9월 시작된 이번 산불로 NSW주에서만 약 4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녹지가 잿더미가 됐다. 호주 전체로 보면 약 600만 헥타르의 숲과 공원 등이 화마의 피해를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600만 헥타르는 서울특별시의 약 10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5일(현지시간)까지 24명으로 집계됐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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