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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요지경] - 23년간에 무슨 일이???...
2020년 01월 22일 23시 40분  조회:2931  추천:0  작성자: 죽림
남성 2명 피아첸차 지역지 기자에 범행 자백 편지…경찰 수사 활기

작년 12월 그림이 발견된 장소. [A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작품 도난 사건의 용의자가 등장했다.

21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북부 피아첸차 지역지 '리베르타' 기자인 에르만노 마리아니는 최근 신원이 불분명한 남성들에게서 자신들이 23년 전 클림트가 그린 '여인의 초상'을 훔쳤다는 고백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이들은 편지에서 자신들이 1997년 피아첸차의 리치 오디 미술관에 있던 여인의 초상을 훔쳤으며, 이후 이를 모처에 보관해오다 피아첸차에 대한 일종의 선물로 되돌려준 것이라고 썼다.

여인의 초상은 1997년 2월 해당 미술관 내 전시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근 23년 만인 작년 12월 해당 미술관 외벽 속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정원사가 미술관 건물 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제거하다 사각형 모양의 작은 금속 재질 문을 목격했고, 그 안에서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을 찾아냈다.

도난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누군가가 미술관 천장에서 낚싯줄을 이용해 그림을 끌어 올린 것으로 추정했으나 절도 주체와 그림의 소재는 끝내 파악하지 못했었다.

도난 23년 만에 극적으로 되찾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AP=연합뉴스]

범인은 당시 액자를 미술관 지붕에 남겨둔 채 그림만 쏙 빼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그림이 회수된 배경도 의문 투성이였다. 누가, 언제, 어떻게 해당 그림을 그 작은 공간에 넣어놨는지를 놓고 억측과 소문이 무성했다.

심지어 일각에선 작품 가치를 높이려는 미술관 내부 관계자의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을 자처한 용의자가 나타나면서 이번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을 끈다.

이들이 기자에게 편지를 보낸 시점은 그림이 회수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직후라고 한다.

경찰은 지난 17일 두 사람을 불러 범행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이탈리아 북부지역을 주무대로 절도 범행을 일삼는 조직의 일부인 것으로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들의 변호인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의뢰인들이 4년 전 그림을 미술관 외벽 속에 넣어놨다고 털어놨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경위나 배경 등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니도 "이들은 당시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고 있으나 그 그림이 도난 이후 줄곧 그 외벽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는 아니지만 만약 20년 이상 그 벽 속에 있었다면 손상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미술품 감정 전문기관은 극적으로 회수된 해당 그림이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클림트가 1917년 그린 진품이라고 확인했다.

이 작품은 클림트가 말년인 1916∼1918년 사이 완성한 여러 개의 여인 초상화 가운데 하나로, 갈색 머리를 가진 젊은 여성이 수줍은듯한 표정으로 진녹색의 배경 속에 묘사돼있다.

시가로 6천만∼1억유로(약 773억∼1천288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미술계에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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